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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02 13:19

점프밀라노 안돼야 할 것 되도록… 편법-특혜-봐주기로 일관

  • 편집국 | 233호 | 2011-12-02 | 조회수 5,209 Copy Link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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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건물들 돼야 할 것 안되도록… 행정심판 통해서 심의 성사

강남구 옥외광고 행정의 두 얼굴

08--점프밀라노.JPG
 

전광판 설치와 관련, 온갖 특혜 의혹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점프밀라노 건물. 


전직 서울시 공무원이 사업자를 자처하고 나선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의 점프밀라노 건물 전광판 허가는 누가 보더라도 편법과 파격, 특혜 행정의 전형임을 부인하기 힘들다.
반면 민간 업체들이 사업자로 있는 같은 강남대로 다른 건물들의 전광판 허가 과정을 보면 관의 힘이 얼마나 막강한가를 절실하게 느낄 수 있다. 둘을 견주어 보면 이게 과연 동일한 공공기관에서, 동일한 근거에 입각해서 집행한 동일한 행정일 수 있을까 의문이 들기에 충분하다. 점프밀라노 건물과 다른 건물들의 전광판 설치 허가 과정이 얼마나 판이했는지를 간략하게 짚어보고, 이를 통해 강남구 옥외광고 행정의 이중적 잣대가 어느 정도였는지를 살펴본다. 

점프밀라노 건물의 경우
강남대로 전광판 설치의 근거는 강남구의 ‘옥외광고물등의 특정구역 지정 및 표시 제한·완화 고시’다.
고시에는 ‘출입문 또는 창문을 막아서는 아니된다’고 명시돼 있다. 점프밀라노 건물 정면에는 창문이 나있다. 고시대로라면 설치가 불가능한 건물이다.  
그러자 강남구 광고물심의위원회는 창문을 가리는 공사를 해서 벽으로 만든 뒤에 전광판을 설치하도록 전제조건을 달아 심의를 통과시켰다. 위원회가 고시를 무력화시킨 것이다. 위원회에는 위원장과 부위원장을 비롯해 강남구 고위공무원 다수가 참여하고 있다.
그런데 더 나아가 강남구는 이 전제조건조차 이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설치 허가를 내줬다.
전제조건에는 불법 포장마차 철거도 들어있다. 포장마차 때문에 점프밀라노 건물이 불법건축물 제재대상으로 지정돼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 전제조건도 지켜지지 않은채 허가가 났다. 
고시에는 옥상간판이 설치된 건물의 전광판은 상업광고를 할 수 없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점프밀라노 건물에는 옥상간판이 설치돼 있으며 2008년 구가 설치허가 신청을 받았을 때는 철거문제가 거론됐다. 그러나 심의를 통과시킨 위원회에는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
고시에는 허가를 받은뒤 90일 이내에 특별한 사유없이 설치를 하지 않을 경우 허가를 취소할 수 있도록 돼있다. 강남구는 허가 뒤 10개월이 넘도록 설치가 안됐지만 그동안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다른 건물들의 경우
당초 강남대로에 전광판 설치 허가를 신청한 건물은 점프밀라노 말고도 5개가 더 있다. 이 가운데 1개 건물은 설치를 중도 포기했고 나머지 4개 건물은 갖은 우여곡절과 난관을 거쳐 설치에 이르렀다.
먼저 한석빌딩과 이즈타워 건물의 경우 정면이 아닌 측면 설치임에도 불구하고 미디어폴과의 관계 때문에 심의 통과에 애를 먹었다. 한석빌딩의 경우 가로 면적이 적게 나오자 모서리 각진 부분을 덧대 면적을 늘렸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로세로 비율이 개선돼 전광판으로서 보기가 좋아지고 광고효과도 훨씬 좋았는데 튀어나오다 보니 쉽게 발각되었고 결국 강남구의 시정조치 명령으로 큰 손해를 보고 뜯어내야 했다”면서 “그동안 강남구는 강남대로 전광판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 왔다”고 말했다.
건물 정면에 설치를 추진한 스타플렉스 건물과 시티극장 건물은 훨씬 더 애를 먹어야 했다. 처음에 심의를 신청했을 때 강남구가 미디어폴 사업이 우선인데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심의를 보류시켰고 그 바람에 해를 넘겨야 했다. 미디어폴 사업자가 선정된 뒤에도 심의는 계속 보류됐다. 광고사업의 이해관계가 충돌할 수밖에 없는 미디어폴 사업자가 설치를 반대했기 때문이다. 결국 두 업체는 상급 관청인 서울시에 행정심판을 제기, 심의에 상정해주라는 심판을 받아낸 뒤에야 절차를 밟아 전광판을 설치할 수 있었다. 그동안 소요된 비용도 적지 않았지만 2년 넘는 시간을 허비, 막대한 피해를 보아야 했다.
강남구의 이같은 이중적 행정에 대해 업체들은 불만이 많아도 속으로 삭여야만 하는 상황이다. 사업을 지속하는 한 어떤 형태로든 구와 불편한 관계가 되면 안되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업자가 누구냐에 따라 구의 행정이 달라지고, 또 담당자가 누구냐에 따라 돼야 할 것이 안되고 안되어야 하는 것이 되어버리는 이러한 이중잣대가 문제”라면서 “지금 강남구에 있는 광고물들을 조사해보면 이런 것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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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한석빌딩.JPG
08-시티극장.JPG
08-스타플렉스.JPG
 

엄격한 잣대 적용 및 규제로 힘겹게 전광판이 설치된 이즈타워, 한석빌딩, 시티극장빌딩, 스타플렉스빌딩<사진 위쪽부터 순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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