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희 기자 | 233호 | 2011-12-02 | 조회수 3,6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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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옥외광고센터 공동기획 시리즈- ‘간판,명작을품다’ - 5 오즈의 마법사
100년을 넘은 명작 동화가 대중적 공감 자극 시대불변의 진리 담은 주제… 읽기 쉬운 발음 등이 공감대 형성
홍대 쥬얼리숍 도로시.
LG텔레콤이 선보인 유무선 통신 서비스 ‘오즈’. ‘오픈 존’이라는 주석을 달아 ‘대중성을 띈 인터넷’을 표현했다.
오즈라는 사명을 사용하고 있는 카페.
‘도로시’, ‘에메랄드성’, ‘썸웨어 오버 더 레인보우(Somewhere over the Rainbow)’... 각각을 놓고 보면 별개인 단어들이지만 이들은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는 한가지를 연상케 한다. 도로시라는 한 소녀와 그의 강아지 토토가 어느날 회오리 바람에 휩쓸려 닿게 된 뭉크킨이라는 마법의 나라. 집으로 다시 돌아오는 방법을 찾는 여정 속에서 펼쳐지는 모험담이 담겨있는 명작동화 ‘오즈의 마법사’다. 만화로, 뮤지컬로, 혹은 영화로, 어떤 형태로든지 오즈의 마법사는 사람들의 눈과 귀로 읽혀지며 시공을 초월해 회자되고 있다. 작가 L.프랭크 바움이 1900년에 쓴 책이니, 시간상으로는 벌써 100년도 넘게 사람들의 기억에서 기억으로 회자되고 있는 셈이다. 동시대를 사는 아이들도, 어른들도 알고 공유할 수 있는 하나의 소재가 될 수 있을 정도이다. 그만큼 대중에게 친숙하다는 뜻이다. 국내 이동통신사 LG텔레콤이 지금의 LG유플러스를 선보이기 전에 사용했던 서비스 브랜드 ‘오즈’가 탄생된 배경도 시공을 초월한 오즈의 대중성이 반영된 결과다. LG텔레콤은 유무선 통합서비스를 새롭게 런칭하던 당시 서비스 이름짓기에 고심했는데, 그 서비스가 추구하는 ‘개방형 인터넷의 지향’, ‘대중성을 띈 인터넷’에서 개념을 확장시켜 결국 ‘오즈’를 선택했다. 회사 측은 이름을 짓기 위해 8개월 동안 사내 공모, 아웃소싱, 시장조사 등을 실시하고, 그 과정에서 ‘윙’, ‘터치’ 등의 후보명들이 나왔는데 오즈는 이들을 물리치고 당당히 브랜드 이름으로 낙찰됐다. 대중적인 만큼 이름을 통해 서비스를 연상시키기에 가장 적절했다는 회사 측의 전언이다. 또 오즈는 고대 히브리어로 ‘힘’, ‘권능’이라고도 해석되는데, 이같은 뜻도 서비스의 속뜻에 내포했다는 부연이다. 그래서일까. ‘오즈’는 당시 LG텔레콤이 시장에서 경쟁적 우위를 가질 수 있도록 이끌었고 성공적인 마케팅 사례로까지 평가되고 있다. 이처럼 ‘대중’에게 통하는 오즈는 기업 뿐 아니라 일반 소호의 간판에도 많이 사용된다. 일산과 신촌에 거점을 두고 있는 파티용 룸카페 ‘오즈스토리’, 홍대의 ‘카페 오즈’ 등 ‘오즈’라는 단어를 차용한 간판들은 특별히 애를 쓰지 않아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심지어 뉴올리언스의 유명 게이클럽의 간판도 ‘오즈’라고 한다. 이렇게 다양한 분야의 타이틀로 내걸리고 있는 오즈. 이는 오즈의 마법사라는 명작의 대중성에서 기인한 것이지만, 발음이 쉬워 쉽게 읽힐 수 있는 단어가 가지는 파급력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작가 프랭크 바움은 사실 별생각 없이 작명을 했다고 한다. 자신의 서류들을 A~N, O~Z으로 분류했다가, ‘AN’보다 자연스러운 ‘OZ’로 이름을 지었다. 그렇게 단순하게 지어진 이름인 만큼 발음하기도 쉽고, 그만큼 널리 회자되는데 일등공신이 된 셈이다. 꼭 오즈라는 타이틀만 사랑을 받는 것은 아니다. 동화 속 주인공인 도로시도 간판명으로 종종 등장하는 소스 중 하나다. 회색빛 파사드의 바탕에 핑크색 에폭시 면발광사인으로 만든 간판, 크고 작은 네모난 타공 사이로 흘러 나오는 RGB LED컬러로 독특한 외관을 선보이고 있는 홍대의 쥬얼리숍 간판은 바로 ‘도로시’다. 보석을 사치와 허영의 대상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지만 여성들에게 있어 보석은 ‘부’, ‘미’, ‘결혼’ 등 상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고, 또 이는 곧 꿈, 성공과도 직결된다는 게 이 가게 주인의 설명. 그래서 여성들의 꿈과 희망이 이뤄지는 공간이 되고자 하는 취지에서 도로시라는 상호를 택하고 매장의 컨셉을 잡았다고 한다. 꿈과 희망을 찾아 끝없는 모험을 하는 오즈의 마법사 속 도로시와 일맥상통한다. 이밖에도 도로시라는 상호를 쓰는 간판은 다양한 생활형 간판에서도 다양하게 엿볼 수 있다. 헤어숍 ‘메종 드 도로시’, ‘도로시 헤어’, 가구전문점 ‘도로시’, 카페 ‘도로시’ 등 사용 업종도 각양각색이다. 여기서 엿볼 수 있는 공통점은 이들 업종이 주로 여성 고객을 타깃화한다는 것. 오즈의 마법사 히로인인 도로시가 여성이라는 점, 그리고 그 소녀가 떠나는 모험담이라는 점에서 여성에게 더욱 어필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렇듯 오즈의 마법사가 단순히 뮤지컬이나 영화로 재해석되는 것을 떠나 일상에 침투하는 것은 비단 오즈의 마법사가 오래된 대중 작품이라는 점에서 기인하는 것은 아니다. ‘꿈은 실존하지 않지만, 실현시킬 수 있는 것이다’, ‘행복은 멀리있지 않고 가까이 있다’ 등 전시대가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진리, 그것이 주는 삶의 교훈이 그 속에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