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희 기자 | 234호 | 2011-12-15 | 조회수 6,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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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첨단’의 경계를 관통한다
하루에도 수만명이 되는 인파가 오가다 부딪치기도 하고 서로 부딪히지 않으려고 몸을 사리기도하는 공간, 지하철. 서로를 모르는 대중이 한데 모여 각자의 목적을 가지고 활용하는 이동수단 인만큼, 지하철은 다소 삭막하기도하고 분주한 공간이다. 하지만 지난 10월 28일 개통된 신분당선은 이같은 목적 중심의 지하철을 탈피하고 컨셉 공간으로 태어났다. ‘자연과 첨단의 행복한 만남’이라는 메인 컨셉 아래 조성된 신분당선. 현재 운영중인 역은 총 6개인데, 이들 역사 역시 메인 컨셉 아래서 개별 지역의 정체성을 반영한 테마로 꾸며졌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미래의 시간’, ‘역사의 향기’ 등 개별 컨셉은 사인물과 내부 인테리어 곳곳에 반영, 자연과 첨단의 상반된 이미지의 적절한 조화 아래 표현되고 있다. 이용객들의 길잡이 역할을 하는 사인시스템과 함께 신분당선 내부 곳곳을 둘러봤다.
기능과 심미성을 겸비한 지주사인 역사내로 들어가는 관문에 설치되는 지주사인도 다른 역사와 차별화된 특징을 지니고 있다. 지나치게 사인의 표시 기능에만 치중한 목적형 사인을 탈피해 기능과 심미성을 더한 것, 구조물을 sus로 제작했는데, 특히 불소수지 도장 처리를 통해 부식이나 녹을 방지하고 자외선으로부터의 변색을 최소화했다. 일반적으로 역명 등 사인물 내용을 커팅 시트로 표현하지마 신분당선은 sus를 레이저 커팅 후 배면에서 스카시를 부착해 표현했다. 따라서 역명 변경시 등 교체가 필요한 경우 구조물을 계속 사용할 수 있다.
익살스럽게 표현된 화장실 사인 여성과 남성을 단순하게 형상화한 상투적인 표현을 탈피해 익살스럽게 디자인된 화장실 벽부형 사인이다. 남성과 여성의 화장실 이용자세를 다소 적나라하게 표현하기도 해 자칫 짓궂은 인상을 남기기도 하지만 재치와 유머로 애교스럽게 봐주는 대중의 시선이 더 많다. 스카시 사인 조차도 LED조명을 적용해 첨단의 이미지로 표현, 화장실이라는 공간에 신선한 이미지를 불어넣고 있다.
<강남>
LED전광판으로 연출한 독특한 형상의 시계. 광원의 색 표현에 차이를 줘 시계의 시침과 초침이 마치 공중에 뜬 채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준다. IT, 하이테크를 기반으로 활발한 비즈니스가 이뤄지는 강남을 함축적으로 표현하면서 동시에 디지털화된 표현방식으로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제공한다.
게이트 부근에 설치된 김경민 작가의 ‘첫출근’이란 청동 조형물. 첫출근하는 남자의 설렘과 희망의 느낌을 그대로 담았다. 특히 긴장과 설렘 속에 뛰어가다 넘어지는 ‘찰나의 순간’이 역동적으로 표현됐다. 비즈니스의 메카, 강남을 상징적으로 연상시킨다.
분당을 향하는 신분당선의 시작점인 강남역. 젊고 역동성이 강한 강남의 정체성을 담아 ‘미래의 시간’이란 테마로 연출했다. 블루 컬러와 각기 크기가 다른 도트 무늬가 경쾌하게 표현됐다.
<양재>
LED전광판으로 표현한 ‘교차점’. 영상에서 나오는 숫자와 다양한 언어로 교통을 통한 문화, 정보를 교류하며 이동하는 문화의 교차점을 연출했다. 사거리의 형태를 이루는 4면의 계단형 구조는 양재를 둘러싸는 자연과 빌딩의 형태를 형상화한 것.
밝고 경쾌한 주황색을 아이덴티티 컬러로 사용했다. 이렇듯 신분당선은 개별 역사마다 각각의 정체성을 반영한 컬러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있다.
조선시대 서울에서 충청도나 경상도로 통하는 관문이 바로 양재 일대에 있는 ‘말죽거리’다. 동서남북으로 이어지는 교통과 물류이동, 다양한 문화와 만남의 기쁨을 주는 ‘문명의 파도’라는 테마로 표현됐다.
<양재시민의 숲(매헌)역>
매화를 모티브로 벽면 디스플레이를 연출했다. 음각으로 새겨진 매화는 금속 구조물에 SUS를 조각해 부착함으로써 표현했다. 또한 반짝이는 금속 구조물에 스카시로 연출된 문구는 윤봉길 의사가 생전에 남긴 친필선언문과 기념비의 내용을 담고 있다.
지하철 역사 내 사인물은 천정형 사인과 벽부형 사인, 크게 두가지로 나뉘어진다. 사진은 양재시민의 숲 역사 내 천정형 사인과 벽부형 사인의 모습. 벽부형 사인의 경우 다른 역사들과 달리 2개의 유리를 접합필름으로 부착한 접합유리를 사용해 강한 충격으로인한 파손시 안전성을 강화했다. 사인물 자체를 보호하기 보다 이용객들의 안전성을 최우선 고려한 것. 유리에 표현된 그래픽 모티브는 UV 인쇄로 표현했다.
부역명인 ‘매헌’은 독립운동가 윤봉길 의사의 호. 역 인근에 ‘매헌기념관’이 있어 이같은 부역명을 달았고, 역사적 의미를 반영해 ‘역사의 향기’라는 테마로 접근했다.
<청계산 입구>
청계산은 시민들에게 도심과 자연의 경계에 위치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에서 잠시 떠나 자연과 녹음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전체적으로 연출했다. 청계산에 흐르는 물은 광섬유를 사용했는데, 광섬유를 계단형으로 연출해 측면에서 보면 폭포수와 같은 이미지가 떠오른다. 특히 신분당선 측은 흐르는 물을 자연스럽게 연출하기 위해 보통 수직의 형태로 끝단에 빛이 표현되는 광섬유를 사용하지 않고 광섬유 줄기 전체에 빛이 연출되는 특수한 형태의 광섬유를 사용했으며, 이 광섬유 빛들이 수평적으로 흐르는 것처럼 보이도록 차별화된 연출을 시도했다. 또한 나무와 나무 사이의 시시각각 변하는 LED조명은 청계산의 아름다운 4계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암벽을 타는 사람을 형상화한 조형물이 개찰구 쪽 기둥에 설치돼있다. 청계산하면 떠오르는 등산의 이미지를 담아냈다.
역 인근에 위치한 청계산에서 모티브를 얻어 ‘마음의 쉼’이라는 테마를 주제로 꾸며졌다. <판교>
대형 미러볼로 꾸며진 판교역 플랫폼. 평평한 거울, 오목한 거울, 볼록한 거울 등으로 연출할 수 있는 경판을 이용한 디스플레이다. SUS와 LED를 주소재로 연출했으며, 반원구 테두리에 LED를 적용, 무지개를 표현하기도 했다. 미러볼의 크기도 제각각인데, 크기가 큰 것은 비온 뒤 잎새에 맺힌 물방울을 표현한 것이고, 작은 미러볼은 천진난만한 어린이들이 만들어내는 비눗방울을 보여준다. 자연과 하이테크가 공존하는 판교의 이미지가 적절히 반영된 디스플레이다.
김경민 작가의 ‘아름다운 비상구’가 청동 조형물로 꾸며졌다.
‘가족의 꿈’을 담아낸 판교역. 향후 판교신도시 지역의 교통 허브 역할을 할 판교의 이미지와 함께 새로운 꿈과 희망을 가지고 신도시에서 살아가는 가족의 모습을 표현했다.
<정자>
크고 작은 하트 조형물들이 설치된 정자동 플랫폼. 금속 재질의 하트 문양을 양쪽에서 만들어 표현한 것으로 한쪽은 음각, 다른 한쪽은 양각으로 입체감있게 표현했다. 일부 하트 문양에는 터치센서가 부착돼 있어 손으로 터치하면 동작이 반짝이는 불빛과 함께 연출된다.
정자역의 컬러 컨셉은 보라색. 낭만이 깃든 지역의 이미지와 어울린다.
정자역 주변에는 주거시설, 카페거리, 탄천 등이 있다. 이같은 정자의 이미지를 담아 낭만적 삶을 테마로 역사를 조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