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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02 21:03

추억 속의 수제간판, 한 자리에

  • 이승희기자 | 236호 | 2012-02-02 | 조회수 8,241 Copy Link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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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에 가려진 아련한 기억의 뒤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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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른다”라는 스칼렛의 독백과 함께 긴 여운을 남긴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실감나는 총격신과 폭파신, 그리고 울끈불끈한 근육질의 히로인 브루스윌리스를 각인시키며 헐리우드 액션영화의 교과서로 남은 다이하드. 거대한 여객선 타이타닉호는 가라앉지만 침몰하지 않은 영원한 사랑의 배<타이타닉>.
명장면, 명대사와 가슴의 영혼을 울리는 음악으로 사람들의 기억 속에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새겨진 명작들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제 역사의 한 켠으로, 아련한 기억 속에 남겨진 명화들이 화공의 붓끝에서 다시 살아났다. 지금은 실사출력에 자리를 내줬지만 그 옛날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고 발길을 이끄는데 일등공신이었던 ‘수제 간판’. 오랫동안 손으로 극장 간판을 그려왔던 실력파 화공 5명이 모여 과거의 극장 앞 풍경을 그대로 재현했다. 
지난해 12월 8일부터 31일까지 24일간 충무아트홀 갤러리에서 백춘태, 김형배, 김영준, 강천식, 김현식 작가의 수제 간판 전시회가 열렸다. ‘사라진 화가들의 영화’란 이름으로 열린 이번 전시회는 디지털화의 흐름에 밀려 추억 속으로 사라진 수제 영화간판들이 모인 자리였다. 김현승씨는 함께 작업한 작가들의 인터뷰 및 제작 과정을 담은 영상을 프로젝터로 연속 상연, 타임머신을 타고온 14점의 수제간판에 작가들의 삶과 애환을 더했다.
전시는 작가 백춘태씨가 1960년도부터 40여년간 그렸던 극장간판의 사진들로부터 시작된다. 추억의 사진들을 지나면 이내 아름다운시절, 정무문, 신영웅본색 등을 대표하는 이미지들이 손그림으로 펼쳐진다. 그림 한점, 한점을 지나 두 번째 입구를 관통하면 애마부인, 매트릭스, 터미네이터, 다이하드 등 추억의 극장간판들이 하나둘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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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손을 거쳐 재현된 사실감에 감탄하며 그림 한 점, 한 점 둘러 보다보면 온갖 디지털 기술로 진보된 바깥 세상과 괴리를 경험하기도 하지만, 이내 아날로그의 감성에 젖어 이상한 안도감에 심취한다. 그러다보면 어느덧 피카디리, 단성사가 있는 과거의 종로 어디쯤엔가 와있는 것을 느낀다.
이승희 기자 

백춘태 작가의 ‘아름다운시절’. 이번 전시에 <장군의 아들>, <서편제>, <애마부인>, <콰이강의 다리> 등 시대를 풍미한 영화의 주요 장면을 모은 작품으로 자신의 화업과 간판 그림의 역사를 회고했다.


<이승희기자>              [ⓒ SP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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