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희 기자 | 237호 | 2012-02-06 | 조회수 3,617
Copy Link
인기
3,617
0
디자인, ‘네이처’, ‘퓨처’, ‘유니버셜’을 향해간다!
심미적 디자인 탈피… 디자인을 통한 ‘삶의 질’ 향상 추구
식재와 자연폭포를 그대로 재현한 대형쇼핑몰. 에코디자인이 일상 깊숙이 침투하고 있다.
해가 바뀐다고 하나의 트렌드가 ‘여의땅’하고 시작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한 시대를 풍미하는 두드러지는 유행이란 게 있다. 디자인에도 트렌드가 있다. 2012년이 시작되면서 저명한 리서치 기관이나 디자인회사로부터 올해의 디자인 트렌드가 숱하게 발표되고 있다. 디자인코리아는 2012년도 디자인 트렌드를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 ‘지속가능성’, ‘디지털’ 등 4개 부문으로 나눠 분석했는데, 4개 부문을 통해 공통적으로 ‘친환경’과 ‘컨버전스’라는 화두를 던졌다. 또한 디자인 전문가들은 2012년 디자인 트렌드를 ‘유니버셜’, ‘친환경성’ 등으로 꼽았다. 각기 표현방식에는 차이가 있지만 여러 분야에 걸쳐 통하는 트렌드가 있다. 바로 자연과 디지털이다. 그리고 사람의 삶에 주목하는 ‘유니버셜’도 최근 디자인 분야의 화두로 등장하고 있다.
Nature(자연)=신도림의 복합쇼핑몰 디큐브시티를 가면 곳곳에 새가 그려진 벽화를 마주치게 된다. 몰 중앙의 천장으로부터 41.5m 길이의 폭포도 흐른다. 김포공항의 롯데몰에서는 8m 높이의 대형 식재가 쇼핑몰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며 곧게 뻗어있다. 최근에 오픈한 쇼핑몰에서 펼쳐지고 있는 광경이다. 상업적인 공간에 자연을 통째로 옮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조경에 신경을 쓴 모습들이다. 이처럼 살아있는 식재를 자연에서 쇼핑몰로 옮겨 심는 것, 그리고 멸종위기에 처한 새의 이미지를 벽화로 재현하는 것은 바로 자연에 대한 경배, 그곳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사람들의 니즈에서 비롯된다. 지난해 세계경제의 더블딥 공포, 금융기관들의 위기, 다국적 기업의 침체 속에서도 지속가능한 환경에 대한 관심은 수그러들지않고 오히려 고조됐다. 기상이변이 일상화되고, 에너지 부족이 현실화되는 등 막연하게 생각했던 환경파괴 문제가 코앞에 닥쳤기 때문이다. 이처럼 지속가능한 자연, 환경에 대한 갈망이 사회 전반에 보편화되면서 ‘자연’을 지향하는 에코디자인은 거스를수 없는 대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에코디자인은 눈으로 보여지는 시각디자인을 통해 구현하기도 하며, 환경에 유해하지 않은 소재를 사용함으로써 실현하기도 한다. 꽃이나 나무, 새 등 자연을 상징하는 이미지들을 디자인으로 활용하고, 돌, 나무, 꽃, 물 등의 자연 소재를 사용하는 게 그 실례다. 에너지 절감 차원에서 인공광 대신 태양광을 이용한 간판이나 안내사인을 개발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의 시도들이다.
Future(미래)=굳이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지 않고도 핑거터치 하나로 길을 안내받을 수 있는 세상이 열리고 있다. 지하철에 설치돼있는 ‘디지털뷰’를 통해 사람들은 해당 역사의 주변 안내정보는 물론 실시간으로 송출되는 뉴스까지 볼 수 있다. 대형쇼핑몰에서도 목적지를 찾기 위해 인포메이션에 가는 대신 몰 곳곳에 설치돼 있는 디지털사이니지와 소통을 한다. 옷가게에서 굳이 원하는 옷을 입는 번거로움없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코디를 해볼 수 있다. 가상과 현실이 겹쳐지는 증강현실이라는 첨단기술이 있어 가능한 일이다. 옥외에 설치된 TV를 통해서 동영상을 보는 2세대 디지털 시대를 뛰어넘어 수용자의 참여를 유도하는 3세대 디지털 세대에 접어들면서, 디지털은 보다 대중의 일상에 깊숙이 침투하고 있다. 이렇듯 간판을 비롯한 옥외광고 분야도 디지털화의 시도가 한창이다. 디지털 시대에 걸맞는 디자인의 요구도 커지고 있는 셈이다. 디지털 시대에서 요구되는 디자인의 요건은 크게 두가지 관점에서 볼 수 있다. 특정한 디지털의 기능을 극대화시켜주기 위한 디자인이거나 혹은 디지털이 주는 차가운 이미지에 인간적이고 따뜻한 감성을 불어넣는 디자인이다. 전자는 수용자들이 인지하기 쉽고 참여하기 용이한 형태로 디자인을 풀어나갈 수 있으며, 후자의 경우 아날로그적 감성이 묻어나는 디자인을 적용함으로써 접근한다.
Universal(보편)=디자인은 이제 더 이상 특수한 계층만이 누릴 수 있는 도구가 아니다. 소수가 아닌 다수를 배려한 디자인도 2012년을 관통하는 대표적인 디자인 트렌드로 손꼽을 수 있다. 유니버셜 디자인이란 사용자의 요구를 최대한 만족시키는 환경디자인이나 제품디자인을 말한다. 특히 사인은 환경디자인의 일부분을 담당하는 만큼, 유니버셜 디자인이라는 트렌드를 거스를 수 없다. 테마파크나 쇼핑몰, 공원 등 대단위 복합시설을 조성할 때 환경디자인을 도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엔 이용시설 뿐 아니라 사인물에 이르기까지 요소요소에 수용자를 최대한 배려한 디자인을 도입하고 있다. 이같은 시설에 들어가는 사인물들이 과거에는 단순히 사인물 자체의 주목성에만 집중했던 반면, 이제는 주변환경과의 조화 속에서의 시인성 확보, 불필요한 표기의 간소화를 통한 인지도 확보 등을 배려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또한 장애인 , 노약자 등 사회적 약자들을 배려한 디자인도 늘어나고 있다. 이승희 기자
사인물의 내용 표기는 수용자가 보다 인지하기 쉽게 단순화되고 있다. 누구나 보편적으로 알아보기 쉬운 세계기준에 따른 픽토그램의 사용도 유니버셜디자인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상암동DMC의 방향유도사인. 주간 뿐 아니라 야간의 식별성까지 고려해 가로등과 접목한 방향유도사인이다.
다소 딱딱하고 차갑게 느껴질 수 있는 디지털사이니지를 친근감있는 로봇디자인으로 접근한 사례.
나무와 돌 등 자연의 소재를 활용한 사인사례. 아직까지 미미한 수준이지만 사인 분야에서도 에코디자인에 대한 시도가 일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