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24일부터 25일, 양일간 파주시가 ‘2011 파주시 간판문화학교’를 열었다. 간판문화학교는 옥외광고업 종사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간판과 관련된 유익한 강의와 현장견학 등으로 이뤄졌다. 간판문화학교에서 진행된 강의 가운데 두원공과대학교 이종석 교수의 강의중 일부를 발췌, 3회에 걸쳐 게재한다. 이번호에는 사례를 중심으로 본 간판 디자인 강의 부분을 인용•게재, 연재를 마친다.
옥외광고대상 수상작을 통해 본 간판디자인 간판을 디자인하는데 있어 아이덴티티를 표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아이덴티티를 표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픽토그램이나 타이포그래피 등을 활용하는 것이 좋으며, 여기에 다양한 소재의 응용, 적용으로 디자인을 극대화할 수 있다. 간판 디자인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지난해 열렸던 25회 대한민국 옥외광고대상전의 사례를 살펴보겠다. 지난 옥외광고대상전에는 총 117점의 작품이 출품돼 47점의 수상작이 선정됐다. 전체 작품수는 전년도에 비해 기설치광고물이 줄어든 측면이 있었지만, 신인과 학생들의 작품이 주를 이루는 디자인•설계 분야의 작품은 증가했다. 업계의 디자인에 대한 관심을 반영한 대목이다. 그런 면에서 앞으로 미래가 밝고 더욱 많은 가능성이 엿보인 공모전이라고 할 수 있다. 작품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우선 대상에 선정된 ‘부뚜막’의 경우 소재성과 한국적 컨셉의 호소력이 강한 작품이다. 나무라는 소재와 한국의 전통가옥에서 볼 수 있던 부뚜막이라는 컨셉이 조화를 이룬다. 붉은 조명을 사용한 점도 아이덴티티의 완성에 기여하고 있다. 다만, 붉은 조명이 다소 지나치게 표현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다음으로 최우수상 수상작인 ‘새송이’는 새송이 버섯 디자인을 FRP 조형물로 표현해 심볼성이 강하고 상호와 적절히 어우러져 있다. 게다가 크기도 적절히 조절이 가능하고 어느 곳에나 다양하게 적용 가능한 작품이다. 우수상 수상작 중 ‘은비늘’은 조명과 소재의 사용, 레이아웃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하얀 세탁’의 작품도 옷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심볼성이 강한 작품이다. 간판에서 필요한 주목성도 갖추고 있고 전달하고자 하는 목적이 제대로 표현돼 있어 여러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많다. 제주 명품 갈옷 갈중이’는 원목을 이용한 유도사인이 주목되며, 홍대의 상상마당을 대상으로 CI를 재구현한 금상 수상작의 경우는 독특한 건축 환경을 가지고 있는 해당 건물에 적절한 디자인을 적용한 좋은 사례라고 볼 수 있다. 또다른 금상 수상작인 ‘행복을 파는 꽃집’은 타이포그래피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주간, 야간을 적절히 고려한 표현감각이 뛰어난 작품이다. 특히 자연친화적 감성이 돋보이는 타이포그래피에 주목할만하다.
디자인의 기능성을 극대화한 사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의 공중화장실에 가면 독특한 디자인을 볼 수 있다. 이 디자인은 특히 보통 디자인을 적용하지 않는 변기에 했다는데서 이목을 끄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소변기 한가운데에 파리가 그려져 있다. 이는 지저분하게 변기 밖으로 튀는 소변을 방지하기 위한 아이디어의 일환이었다. 화장실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소변을 보면서 무의식중에 변기에 붙여진 파리 그림을 맞히려 하고, 이는 자연스럽게 변기 밖으로 튀는 소변이 80%나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졌다. 남자화장실에 전설처럼 내려오는 한 줄의 문구 ‘남자가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은 눈물만이 아닙니다’와 ‘아름다운 사람은 머물다 나온 자리도 아름답습니다’를 디자인 하나로 해결한 사례다. 이는 한 디자인 회사에서 제안한 것으로 이 회사의 제품은 스키폴 공항 남자화장실에 전량 설치돼 있다. 이처럼 디자인은 사람의 심리를 잘 알아야 한다. 파리를 보기 좋으라고 붙였다고 생각하는가. 그 이전에 과학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파리를 붙인 것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파리가 붙어 있는 지점은 변기의 한가운데도 아니고 중앙에서 왼쪽으로 약간 치우쳐져 있다. 이는 어디에 소변을 맞혀야 소변이 변기 밖으로 튀지 않는지 과학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찾은 위치이고, 거기에 맞게 디자인을 적용한 것이다. 결국 이 디자인을 제안했던 회사는 돈과 명예를 얻고 지금은 유명한 회사가 됐다. 이처럼 디자인을 하는데 있어 필요한 것은 심미성 뿐만이 아니라는 것을 반증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디자인은 단순하게 아름다움만을 전달하는 게 아니고, 꼭 ‘필요한 목적을 갖고 그것을 전달하는 것’, 또 ‘과학적인 것’이 바로 디자인이다. 즉 어떤 가치를 부여하는 게 디자인의 주된 기능이다. 옥외광고도 과거와 다르게 변화된 디자인의 가치에 주목하고, 시대적 변화에 적응해야 굿디자인으로 인정받고 성공할 수 있다. ‘시대 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사람만이 생존하고 성공한다’는 찰스다윈의 말처럼 말이다.
이종석 교수 •고려대학원 공학석사 •세종대학원 디자인학박사 •(주)삼성전자디자인경영센터 책임연구원 (1987.1~1998.1) •두원공과대학교 산학협력처장, 평생교육원장 (2004.3~2008.2) •2011 대한민국옥외광고대상 심사위원장 •파주시 예쁜간판 녹색간판상 공모전 심사위원 •現한국조형정보연구회 회장, 한국디자이너협의회 이사 •現파주시 경관위원회, 광고물관리 심의위원회 위원 •現한국옥외광고협회 객원교수, 경기도 공공디자인 심의위원 •現두원공과대학교 브랜드디자인과 교수(산업체반 책임교수) •홈페이지 : www.jsid.net / 이메일 : arangsuk@naver.com
2011옥외광고대상 대상 수상작 ‘부뚜막’. 한국적 정체성이 반영된 작품이다.
최우수상 수상작 ‘새송이’. 새송이 버섯을 FRP로 표현한 심볼성이 강한 작품.
조명과 소재의 사용, 레이아웃이 좋은 우수상 수상작 ‘은비늘’.
심볼성이 두드러지는 우수상 수상작 ‘하얀세탁’. 색상과 조명의 적절한 선택으로 가시성도 확보하고 있다.
원목으로 표현된 유도사인이 눈길을 끄는 우수상 수상작 ‘제주 명품 갈옷 갈중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의 공중화장실에 설치된 소변기. 변기 중앙 부근에 파리의 이미지가 전사인쇄돼 있다. 소변을 변기 밖으로 튀지 않도록 유도하기 위해 적용한 디자인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