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거리의 옥외광고에서 종종 볼 수 있었던 ‘전자담배’ 광고가 언제부턴가 사라졌다. 왜일까? 이유는 바로 전자담배의 옥외광고가 불법이기 때문이다. 전자담배의 옥외광고가 불법이라는 점에 대해 의문이 드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현행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 어디에도 전자담배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는 까닭이다. 단지 담배사업법에서 담배판매자는 일주일에 1회 이하 발행되는 간행물에 매년 60회 한도 내에만 광고할 수 있으며, 옥외광고 및 방송광고는 원천 금지한다는 조항이 있다. 하지만 여기에도 전자담배를 별도로 지칭하는 규정은 없다. 이런 까닭에 일부 전자담배 사업자들은 전자담배가 담배가 아닌 전자장치라는 점을 들어 공공연히 옥외광고를 전개했다. 하지만 담배사업법 시행령은 잘 살펴보면 담배는 물론, 담배와 유사한 형태 및 특성을 지니는 제품도 담배로 규정된다. 즉 전자담배는 새로운 과학기술을 이용해 연초의 잎에서 니코틴 농축액을 추출한 것으로, 연초 잎 자체가 들어 있지 않다 해도 담배로 규정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전자담배=담배’라는 공식이 성립돼 옥외광고를 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 된다. 실제로 작년 서울행정법원은 한 전자담배 수입업체가 서울시장을 상대로 낸 광고제한 행정처분 취소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를 선고한 바 있다. 재판부는 “담배사업법은 담배를 ‘연초잎을 원료로 피우거나 빨거나 씹거나 냄새 맡기에 적합한 상태로 제조한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며 “전자담배는 연초잎에서 니코틴 농축액을 추출해 빨기에 적합한 상태로 제조한 것으로서 담배사업법상의 담배에 해당한다”고 못박았다. 이처럼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에는 저촉되지 않음에도 관계 법령에 의해 발목이 잡히는 사업자들이 많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만을 알고 있을 뿐 관계 법령에 무지한 까닭이다. 또 다른 사례를 살펴보자. 옥탑에 간판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무슨 자격증이 필요할까? 이 질문에 대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옥외광고사’라고 답할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오답. 옥탑광고물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금속구조물·창호공사업면허’가 필요하다. 아무 생각 없이 옥외광고사자격증만을 가지고 옥상간판을 설치하게 되면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이유는 건축법상에서 일정 크기 이상의 옥상간판은 별도의 금속 구조물로 보기 때문에 ‘금속구조물·창호공사업’자격을 필수적으로 보유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별도의 구조물이 설치되는 만큼 전문기술업체를 통해 안정적인 공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이유다. 한편, 이런 법령의 취지를 오해하고, 일반 간판의 공사에도 금속창호기능사를 요구하는 경우도 더러 발생해, 옥외광고업계 종사자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일도 있다. 서울시 광고물정책팀 김정수 팀장은 “옥외광고물의 경우,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 뿐 아니라, 다른 법령에서 규제되는 경우 많다”며 “옥외광고업 종사자라면 관계 법령도 면밀히 살피고 숙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