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희 기자 | 239호 | 2012-03-19 | 조회수 2,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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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색있는 특화거리 조성해야” LED 교체로 인한 에너지 절감효과 의문
전상민 관악구 일반점포주 대표
관악구에서 30년 정도 살았고 피씨방을 운영하며 광고업도 겸하고 있다. 서울시가 도시경관을 위해 노력을 하고 있고 그결과 거리가 많이 개선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기존에 단 간판들이 단가 차이가 분명 있는데도, 사업 구간이 되면 똑같은 단가의 통일된 간판을 달아야 한다. 그런 면에서 사업이 반대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또 지자체에서는 국비 지원을 받을 수 있고 정책적으로 에너지절약 차원에서 해야 한다니 따르긴 하지만, LED 하나만으로 끝나는게 아니다. 과연 사업 이후 에너지 절감 효과가 얼마나 이뤄졌는지도 모르겠다. 관악구 패션의 거리를 가보면 지금은 완전히 먹거리 시장으로 변해서 거리의 정체성은 아예 사라지고 없다. 뭔가 특화된 거리나 문화의 거리 등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현실에 맞는 사업 접근법 마련해야” 포인트간판·썬팅 등 제한적 허용 필요
이강우 한국옥외광고협회 서울시지부 동작구지회장
4년동안 개선사업을 참여해보니 업소주가 제일 바라는게 포인트간판이다. 사업을 하게 되면 돌출간판을 달 수 없으니까 곡각지점 같은 곳에서는 간판을 보기 어렵다는 호소를 한다. 우리 역시 작업을 하면서 현실적으로 필요하다고 느끼지만 규정에 맞지 않기 때문에 설치해줄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실제로 전면에 간판 하나 달다보니 좌우측에서 아무것도 안보이는 경우가 많다. 현실적으로 필요한 부분들은 어느정도 인정해주면 좋겠다. 예를 들어 2층 이하 업소당 포인트간판 1개를 추가로 달 수 있도록 한다든가, 창문이용광고물도 일정 부분 허용해준다면 업소주들의 반발을 어느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지역의 대표 협단체 통해 주민 의견 수렴” 간판 인식 전환을 위한 홍보 필요해
채현길 공인중개사 협회 과장
우선 중개업을 하는 공인중개사들은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만큼, 간판에 민감하다. 특히나 중개업소들은 한군데 밀집돼 있는 경우가 많다. 경쟁업체와의 간판 경쟁이 있기 때문에 사업을 하게 되면 결과적으로 같은 방식의 간판을 원한다. 주민의 참여를 유도하려면 협단체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협회마다 지회 등 분회가 조직화돼 있어 오히려 대표성을 좀 더 띌 수 있다. 지회단위로 운영위원회를 개최하기 때문에 업종에 대한 공통적인 사항을 운영위원회를 통해 결정할 수 있으며 최종적으로 하나의 의견을 도출할 수 있다. 더불어 간판 인식에 대한 홍보다 강화해야 한다. 시에서 홍보를 한다면 의식의 변화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사업의 개선을 위해서는 지역주민의 의견 수렴을 좀더 세밀하게 할 필요가 있다. 협회같은 단체를 활용해도 좋고 지역의 공동회의 등을 활용해 적극적인 의견 수렴을 할 필요가 있다.
“디자인을 전문가에 맡겨 획일화 탈피 가능” 사업 지속되려면 중장기적인 대안 마련해야
유오식 동작구청 도시디자인과 주무관
사업의 결과 미관이 개선되고 거리가 깨끗해졌다는 부분에는 모두 공감하고 있다. 그만큼 효과가 큰 사업인데, 다만 획일적인 디자인이 문제에 봉착하고 있다. 이 부분만 극복한다면 사업은 충분히 개선될 여지가 있다. 우리 구는 작년에 디자인에 대해 심도있게 검토해보았다. 하지만 간판을 만드는 업체들은 대다수가 영세하고 디자인 전문가가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래서 디자인은 전문가한테 의뢰하고 제작은 광고업종사자들에게 맡기는 방식을 택했다. 디자인전문대학이나 서울시 등 다양한 루트를 통해 디자인 자문을 구했다. 그결과 다양한 디자인이 나왔다. 하지만 디자인이 다양해지면 크기나 재질이 다양해지면서 간판에 대한 형평성의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그런 부분도 설득을 통해 나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이 사업이 지속되려면 보다 중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표준화된 규격이 디자인 획일화 초래” 어두운 LED 보완하려 호박등 부착 등 부작용 나와
김진숙 마포구 용강동 주민대표
용강동은 마포구에서 세번째로 간판사업을 한 상점가다. 사업 당시 홍대, 합정동 등 앞선 1, 2차 사업의 문제점을 보완해서 세심하게 접근했다. 업체 선정에 있어서도 관내 업체 뿐 아니라 타구 업체까지 공모의 대상에 포함시켰고, 디자인의 획일성을 방지하기 위해 13개 업체를 선정했다. 용강동 상점가는 주물럭고기로 유명한 특화지역이고 마포나루 등 역사적 상징성도 띈 곳이었던 만큼, 지역의 정체성 반영을 최우선으로 삼았다. 하지만 표준화된 규격에 맞추려고 보니 정작 우리가 원하는 간판은 완성되지 않았다. 간판 사업은 단기간 동안 표준규격 내에서 디자인을 해야 한다는 것이 폐단이다. 사업의 결과 거리 환경은 깨끗해졌지만 해당 업소주들은 LED로 교체된 거리가 어둡다보니 궁여지책으로 호박등을 달기 시작했다. 사업에 생존권이 걸린 만큼 그네들에게는 간판의 노출효과가 상당히 중요하다. 이런 부작용에 대한 보완이 절실하다.
“관의 역할은 제도적 관리에서 그쳐야” 사업 수행은 민간의 영역으로 이양
최범 간판문화연구소 소장
간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크게 두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제도적 관리, 또하나는 사업주체의 변화다. 좋은 법과 제도를 만드는게 제도적인 관리이고 이는 관의 역할이다. 간판 문제는 법만 제대로 지켜도 해결된다. 지금은 간판의 적법 여부를 넘어서 더좋은 간판에 대한 논의 단계에 와있다. 이를 위해 발전적인 모델을 제시해서 따라오게 하는 방법 뿐이 없다. 이 부분은 민간의 영역이다. 즉 관은 제도적 관리를 해야 하고 민간에서는 적극적인 발전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따라서 개선사업은 민간 전문가에게 넘겨야 한다. 그동안 제도적 관리는 느슨하게 하면서 사업만 해왔다. 이렇게 관과 민간이 협력해 사회적인 문제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간판 문제에 있어 거버넌스는 관과 민의 목표는 동일하지만 행동은 다른 성격을 지닌다. 관은 제도적인 방식으로 규율해야 하고 민간은 좋은 모델을 만들어 행동하는 것이다. 관주도로부터 주민참여로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고, 이를 위한 검토와 연구들이 이뤄져야 한다. 현 상태로는 행정과 주민들 사이에 가치 공유가 되지 않는다. 기존처럼 가치 공유가 안된 상태에서 무작정 따르도록 하지 말고, 마을 공동체 중심으로 사업을 이양해야 한다. 관은 사업을 위한 계획을 세우고 그 안에서 가치를 세우는 것은 전문가들에 맡겨야 한다. 기존의 사업이 관-업체-주민 삼자관계였다면 이제는 전문가의 투입으로 4자관계로 가야한다. 주민들에게 가치를 전달하고 전체를 관장하는 코디네이터가 필요하다.
전세계에서 우리나라의 파나플렉스 소비율은 최고였다. 도시에 간판이 일종의 공해라고 불릴 정도로 남용됐던 게 사실이다. 규정은 늘 있었지만 지켜지지는 않았다. ‘디자인 서울’을 추진하면서 시민들에게 공공공간으로서 가로를 돌려줬다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도시의 가로, 즉 공공공간은 시민들이 공유하는 것이지 개인의 소유가 아니다. 사업을 하는데 있어 그런 공공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첫 번째 대원칙이 돼야 한다. 사업 과정에서 자치구의 자율성 보장이 시급하다. 현재 공공시설물, 옥외광고물 등 각 분야의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져 있는데 그런 큰 카테고리를 만드는게 시에서 할 일이이었고, 현실에서 필요한 부분이라면 자치구가 융통성있게 조절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구에서 진행하고자 하는 디자인을 시에서 맞는 경우가 더러 있었기 때문이다. 간판개선사업이 사업의 성격상 단기간 내에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에 완성도가 높은 결과를 만들어 내기가 구조적으로 쉽지 않다. 전시행정성 사업에 치중하기 보다 오랜 시간을 두고 디자인 전문가의 협력을 통해 디자인을 해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사람이 바뀌면서 달라지는 정책의 차원이 아니라 전문가들을 적극적으로 참여시켜서 전체적인 큰 로드맵을 그리고 하나하나 디테일한 부분들을 만들어나갈 수 있는 모범적인 사례들을 만들어주면, 모든 업소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의욕들을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