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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19 08:43

┃지상중계┃서울시 주최 간판개선 방향 모색을 위한 회의 1

  • 이승희 기자 | 239호 | 2012-03-19 | 조회수 2,467 Copy Link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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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종로, 디자인서울거리에 이르기까지 1990년대 후반부터 간판개선사업에 집중적인 역량을 투입해오던 서울시가 사업 방향의 전환을 모색중이다. 간판의 수량과 크기 등 양적인 변화에 치우쳤던 사업의 무게중심을, 향후 사업에서는 질적인 변화로 옮겨가기 위해서다.
시는 이를 위해 지난 2월 10일 간판과 관련된 관, 산, 학계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초청한 가운데 서울시청 소회의실에서 ‘간판개선사업의 바람직한 방향 모색’을 위한 회의를 가졌다. 본지는 지난 회의에서 펼쳐진 열띤 토론의 현장을 담아봤다. <정리=이승희 기자>  



“어딜가도 똑같은 디자인 아쉬움 남아”
간판의 규격화에 치중한 가이드라인의 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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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영 협성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 교수

지난 몇 년간 여러 지자체의 간판 디자인심의위원으로 활동해보니, 간판 사업이 간판의 무분별한 양적 팽창을 제한하기 위해 시작된 걸로 보여진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천편일률적인 디자인이 양산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내 간판’을 더 많이, 크게 만들고 싶어하는 광고주들의 욕심이 원인이 됐기 때문에 이를 일정한 가이드라인으로 규제하고 있는데, 좋은 취지에서 만들어진 가이드라인이지만 어느 구를 가도 똑같은 간판이 걸린 이유이기도 하다. 지역을 막론하고 똑같은 간판은 세계 어디를 가도 본 적이 없다. 지역의 랜드마크가 된 간판들이 수백년 넘게 영속되는 경우도 있고, 이들은 오히려 정서적인 공감을 일으키기도 한다. 간판의 규격화 보다 간판으로 점포의 특색을 살려 지역의 문화코드를 읽을 수 있도록 하고 정서와 예술적인 감성을 공유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게 중요하다.  
심의를 하다보면 좋은 디자인을 선정하는데도, 종국에는 노래방 간판에는 마이크가 호프집 간판에는 똑같이 맥주잔이 디자인된 간판이 걸리는 기현상이 벌어진다. 물리적인 수와 크기는 가이드라인에 맞추돼 색채 등 디자인의 자율성은 보장해줘야 한다.

“지원 확대로 지역간 불균형 해소 필요”
면세제 등 조기정착 위한 제도 마련도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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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경환 한국외식업중앙회 정책개발국장

2008년 이후, 지금까지 간판개선사업은 다양한 분야에 걸쳐 큰 이슈가 됐고,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만큼 잡음도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슈화된 것에 비하면 아직까지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곳도 많다.
서울시에는 25개 구가 있는데, 사업이 균형적으로 진행되지는 않았다.  일부 구에서는 예산 지원이 가장 문제였다. 결국 예산 지원이 이뤄진 곳은 많이 했고, 아닌곳은 요지부동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성동이나 강동같이 사업을 많이 한 곳을 보면, LED를 사용함에 따라 전기료가 많이 싸졌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나온다.
하지만 거리 전체가 어두워져 청소년한테 유해할 수 있다는 부정론도 나오고 있다. 따라서 문제점은 보완하고 장점은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사업은 계속돼야 한다. 하지만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지원의 확대가 수반돼야 한다. 또 조기정착을 위해 사업 구역에 면세제를 도입한다든가 차별화된 정책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시민들의 의식의 변화가 중요한데, 이를 위한 정책·제도적, 재정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사업 이후 상가 매출 20% 이상 상승 효과”
지하·영세 업소의 간판 확보도 가능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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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석 관악구 낙성대동 주민대표

간판개선사업에 주민대표로 직접 활동해보니, 사업의 긍정적인 측면이 많이 보였다. 건물의 외벽은 건물 전체의 공용부분임에도 불구하고 건물 입주자들 간의 헤게모니로 인해 지하에 입주해 있으면 간판을 못달고 사업이 영세하면 작게 달아야 하는 게 현실이었다. 또한 전선난립으로 인한 화재 위험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사업의 결과 지하 업소나 영세 업소들도 간판을 달 수 있었고 그로인해 매출 상승이라는 긍정적인 효과가 이어졌다. 또한 전선지중화 사업을 함께 진행하면서 전선이 규격화돼 안전성도 확보됐다.
LED로 바꾸면서 전기절감 효과도 나오고 있다. 물론 디자인 특색의 부재는 다소 아쉬웠다. 하지만 이 부분은 관련업 종사자들이 좀더 신경을 써야할 부분이며, 이를 위해 보조금 증대도 수반돼야 한다.  간판개선사업은 여러모로 긍정적인 측면이 많은 사업이다. 새마을운동처럼 밀어붙이기였다는 비난이 많지만, 주민협의회를 거치면서 그런 부분은 개선됐다. 우리 상가의 경우 간판 사업 이후 매출이 20% 이상 상승됐다.

“사업지 선정시 해당 주민의 디자인 의식 고려해야”
디자인을 타이트한 규격에 적용하는데 애로점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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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길 나눔시스템 대표 

우리는 2008년도부터 2011년까지 15개 구청의 간판정비사업에 참여했다. 사업을 해보니 각 지역마다 구마다 특색이 있다. 예를 들어 서대문구의 경우 해당 점주들이 디자인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디자인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었는데, 반면 어떤 구는 디자인보다는 잘보이는 간판을 원하는 경우도 있었다.
지자체의 심의에서도 문제점이 나온다. 사업하는 업체의 입장에서는 이왕이면 건물의 현실에 맞게 하고 싶은데, 어떤 지자체들은 가이드라인에 너무 타이트하게 맞추려고 하기 때문에 현장의 여건과 디자인적인 요소를 반영하기 어렵다. 바타입 같은 경우도 예를 들어 곡선으로 디자인하게 되면 가이드라인의 규격에 적용시키기가 애매해 협의에 애로점이 있다.
주민자치위원회에 위탁해 사업을 추진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 상가들의 경쟁이 과열된다는 부작용이 나온다. 개별 점포주들이 처음엔 디자인을 동의하다가도 다른 곳하고 비교해 재작업을 요구한다거나 사후에 민원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런 악순환의 반복이 지속된다.
사업대상지 선정을 할 때 사전에 후보지역들의 광고주 디자인 의식 수준을 고려한다면 사업이 보다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사업대상지를 무분별하게 선정하다보니 상반된 디자인이 나오고 현실에 전혀 맞지 않는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시민들이 원하는 디자인에 대한 조사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권역별 특색에 맞는 가이드라인 제시해야”
디자인 다양화의 대안으로 건물별 디자인 공모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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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일 관악구 도시디자인과 주무관

그간의 사업을 새마을운동으로 빗대어 말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변화가 전혀 없었을 것이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양산된 불법 간판을 잡은 게 간판개선사업이다. 한 업소당 3~4개, 심지어는 11개까지 간판을 단 점주들도 설득하면서 어렵게 사업을 한 결과 이제는 인식들도 많이 전환되고 있다.
물론 디자인이 지루하다는 지적에도 일견 동의한다. 그간의 문제점들은 가이드라인을 권역별로 다양화함으로써 어느정도 해소할 수 있다. 뉴욕의 타임스퀘어는 화려한 광고물들이 만들어낸 명소로, 뉴욕을 들리는 관광객들이 꼭 들린다. 우리도 상권이 활발한 도심은 타임스퀘어 광장처럼 화려하게 하고, 주거지역 등은 차분하게 조성하든지 지역의 특성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 또 재미있는 간판 디자인은 심의를 통해 허용하는 위트도 필요하다.
사업을 하는 업체를 선정하는데 있어서도 한 업체를 선정하면 다양한 디자인을 하는데 한계가 분명히 있다. 이는 한 개의 사업지역을 여러 구역으로 나눠서 공모하고 보다 다양한 업체를 참여시킴으로써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올해는 건물단위별로 디자인공모를 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또 2~3층에 소형아트간판들을 제한적으로 허용한다면 광고주의 욕구도 해소하면서 디자인된 거리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가이드라인 아닌 업소주 의식이 문제” 
간판 크기에 대한 욕심이 획일화 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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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애 종로구청 도시디자인과 주무관 

가이드라인을 오해하는 경향이 있는데, 간판을 달 때 입체형을 꼭 하라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판류를 아예 금지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규격의 최대치가 있기 때문에 업소들은 최대한 크게 하길 원한다. 그러면서 모양새는 똑같아진다. 우리 구는 가이드라인에 많이 구애받지 않으려고 노력해왔다. 삼청동의 경우 기존 거리와는 차별화 됐다고 시민이나 전문가들이 인정한다. 하나의 명소가 됐던 ‘세탁소’같은 간판이 시도된 것은 특별한 케이스였다. 옷의 픽토그램으로 세탁소 디자인을 풀어봤는데, 사실 해당 업소주는 반발했다. 세탁소라는 글자가 너무 작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설득에 설득을 거듭해 해당 디자인을 적용하게 됐다. 나중에 그곳은 삼청동을 다녀가는 사람들이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명소가 됐다. 하지만 그 곳은 지금 사라졌다. 반응이 너무 좋아진 덕에 매매가 이뤄졌다고 한다.
처음에 설득한 디자인이 나중에는 바뀌는 경우도 허다하다. 달아놓고 보니 옆 집 간판이 더 좋아보인다며 바꿔달라고 한다. 이런 경우 제작업체가 고스란히 손해를 떠안으며 재작업을 해주기도 한다. 애석하게도 업소주들은 다양한 디자인보다 큰 간판을 원한다. 또 건물 구간에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 할 때도 건물주가 원치 않는 경우, 업소주들 스스로 다른 점포랑 똑같이 하기를 요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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