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봉 ‘HIDE-reason’. 얼핏 보면 사람이 걸어가는 옆모습 같지만, 수많은 PVC관들의 집합체다. 형형색색의 파이프를 소재로 한 신체 조각을 표현한 작품으로 사람의 몸을 비유하고 있다.
고분자 합성수지가 결합되어 만들어지는 각양각색의 플라스틱은 어느덧 현대 물질문화 속의 상징이 되고 있다. 오늘날 세상의 많은 것들이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이들은 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철기시대에 이어 현대를 플라스틱 시대라고까지 말한다. 그만큼 플라스틱은 우리의 삶을 편하게 해주는 하나의 화합물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가볍고 단단하며, 착색이 쉽고 풍부한 광택을 활용해 세상의 어떤 물건도 말들어 낼 수 있는게 플라스틱이다. ‘무엇을 형성한다, 혹은 성형하기에 알맞다’는 듯을 가진 플라스틱의 어원 ‘플라스티코스(plastilos)’에서 보듯, 플라스틱은 재료적인 의미 이상으로 어떤 형태를 만든다고 할 때 쓰는 조형적 개념을 가지고 있다. 가볍고 변형이 용이한 재료적인 특성으로 가변적인 형태를 계속해서 창조해낸다는 점에서, 플라스틱은 일상생활의 소재로서도 각광을 받고 있지만 현대 미술에서도 주효한 재료로 떠오르고 있다. 이같은 플라스틱의 재료성을 바탕으로, 플라스틱이 현대사회에서 가지는 의미를 재조명하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지난 3월 10일부터 포항시립미술관 전관에서 오픈한 ‘플라스틱 데이즈’전이 바로 그것이다. 오는 5월 20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아크릴, 컬러테이프, 시트지, 에폭시, 플라스틱 블록, F.R.P 등 동시대 일상에서 빈번히 사용되는 다양한 플라스틱을 이용한 작품 전시로 구성됐다. 국내외 미술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18인의 작가들이 빚어낸 플라스틱 상상의 세계를 들여다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