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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30 13:20

‘불법 간판 천국’ 명동, 과연 정비될까

  • 이승희 기자 | 241호 | 2012-03-30 | 조회수 2,823 Copy Link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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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청, 명동관광특구 간판거리조성 계획     
‘순조롭게 추진될까’ 회의적 시각도 많아
  

크고 현란한 간판으로 유명한 명동 거리의 간판들이 현행 법령에 맞는 ‘합법적인 간판’으로 탈바꿈될 수 있을까.
2월초 서울 중구청은 연내 명동관광특구 내 간판정비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중구가 이처럼 명동의 간판정비사업을 추진하는데는 구청장의 의지가 크다. 사업 계획 발표 당시 최창식 구청장은 “명동은 중구의 얼굴이자, 서울의 얼굴, 대한민국의 얼굴”이라며 “간판을 주변과 조화롭게 정비해 젊은이들이 다시 찾는 글로벌 명소로 만들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간판 뿐 아니라 노점상도 함께 정비해 명동을 걷고 싶은 거리로 조성하겠다는 복안이다.  
구는 이를 위해 1월부터 수시로 주민설명회를 열고 있다. 1차 주민설명회는 명동관광특구협의회 사무실에서 건물주와 점포주 50명이 모인 가운데 개최한 바 있다.
중구청 도시디자인과 김태도 과장은 “명동은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관광명소인데 그에 걸맞지 않게 복잡하고 무질서하다”며 “주민의 뜻도 중요하기 때문에 수시로 주민설명회를 열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중구가 명동을 대상으로 간판을 정비하는 데는 주민의 저항이란 큰 걸림돌이 있다.
명동의 경우 지역의 80% 이상이 불법 간판이 설치된 곳으로, 1업소당 평균 간판 개수가 4~5개일 정도로 간판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실정이다. 크기도 현행 가이드라인의 수준을 적어도 3~4배는 뛰어넘는 간판들이 대다수다.       
게다가 기업 및 프랜차이즈의 안테나숍이 많은 거리인 만큼, 고가의 간판도 많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중구의 사업 계획에 대한 주민들의 저항이 불보듯 뻔하다. 관련 업계 관계자들들도 사업 추진에 대해 회의적이다. 
한 제작업계 관계자는 “명동에 잘나가는 화장품 매장은 월 매출이 10억원”이라며 “거리개선사업을 하지 않고도 이미 그곳은 상권이 활성화된 곳”이라고 전했다. 또 그는 “많은 고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간판도 경쟁적으로 다는 곳인데, 과연 간판사업이 무리없이 진행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 A구 광고물 담당자는 “4~5년 전에도 간판정비사업을 하려다 주민의 반대에 부딪혀 불발된 적이 있다”며 “현실적으로 사업을 실시하기 어려운 곳”이라고 전했다.
초반부터 주민의 저항이 만만치 않아 중구청은 이미 서울시에 명동의 간판은 기존 가이드라인의 규정에 비해 완화해 줄 것을 건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는 “규정의 테두리 내에서 어느정도의 완화의 자율성은 이미 부여된 것”이라고 전했다. 사실상 명동에만 특례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중구의 의지는 강하다. 관광 지역이라는 특성을 반영하고 점포별로 개성있는 간판 디자인을 제안해 주민들을 설득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김태도 과장은 “법령 범위 안에서 크기와 수를 줄이고, 업소별로 독창적이고 다양한 형태의 디자인을 적용하도록 할 계획”이라며 “특히 점포주들의 아이디어를 반영해 명동관광특구만의 특성을 살릴 방침”이라고 전했다.
한편 중구는 5월까지 불법광고물을 정비한다. 허가·신고하지 않은 불법 간판 업소에 계도 및 시정명령서를 발송하고 5월말까지 장류정비계획서를 내도록 할 예정이다.
구청 도시디자인과 직원과 광고물협회 직원들로 5개조를 편성해 불법 간판 개선 상담팀도 운영한다. 이들은 점포를 돌며 불법 간판 시정 및 간판 개선내용 등을 홍보할 계획이다.

이승희 기자 [ⓒ SP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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