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중 기자 | 243호 | 2012-05-02 | 조회수 5,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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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포주들 LED채널간판 어둡자 너도나도 투광기 달아
간판정비사업이 진행된 거리에서 LED채널간판이 어둡다는 이유로 간판 투광기를 설치하는 업소들이 급증하고 있다.
투광기 1개가 형광등 5개분 전력량 소모 업계, “채널 일변도 간판정비사업의 문제점 드러나고 있는 것” 지적
정부가 LED채널간판으로의 전환을 통해 전력 소모를 줄이겠다며 야심차게 추진한 간판정비사업 이후 오히려 전기 사용량이 증가되는 사례가 도처에서 나타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LED채널간판으로 교체된 뒤 간판이 전보다 어둡다고 느낀 점포주들 사이에서 간판용 투광기를 설치하는 일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간판 투광기는 금속 파이프 또는 프레임에 전구를 매달아 간판의 전면부에 빛을 뿜어주는 등기구로, 원래는 비조명 간판의 야간 시인성 확보를 위해서 쓰여 왔다.
문자의 전면에서만 빛을 발하는 LED채널간판의 경우, 예전 플렉스간판이나 네온간판에 비해 어두울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간판의 시인성은 물론 매장 자체의 이미지가 어두워졌다고 생각한 업주들이 대안책으로 선택하는 것이 바로 간판 투광기다. 간판 투광기는 가격대도 저렴하고 설치도 간편한 축에 속한다. 따라서 좀 더 밝은 간판을 원하는 점포주들에게는 손쉽게 선택할 수 있는 LED채널간판의 보완책으로 유용하다.
간판정비사업이 끝난 뒤 별도로 투광기를 설치했다는 한 점포주는 “LED채널간판으로 교체된 후 간판 뿐만 아니라 매장까지 어둡게 느껴져서 간판 투광기를 설치했다”며 “상당히 보기가 좋았는지, 우리 가게가 투광기를 단 이후 주변 업소 몇 군데도 금새 따라 달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투광기가 소모하는 전력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현재 간판용 투광기에는 메탈할라이드나 할로겐 램프 등이 사용되고 있는데 이 제품들은 평균적으로 대당 100~250W의 높은 전력을 소모한다. 게다가 투광기를 다는 점포들의 경우 적으면 4개, 많으면 8~10개까지도 설치하고 있어 간판정비사업 후 되레 더 전력 사용량이 늘어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 개의 간판에 150W짜리 투광기 6개를 달게 되면 총 900W의 전력이 소모된다. 이것은 34W 형광등 30개를 사용하는 파나플렉스 간판에 버금가는 양이다. 여기에 LED채널간판에 사용되는 전력까지 계산하게 되면 사실상 플렉스 간판 이상으로 많은 전력이 소모된다고도 볼 수 있다. 현재 정부는 간판 투광기에 관해서는 별도의 제재를 하고 있지 않다. 간판 투광기의 경우 구조적으로 간접 조명에 해당하기 때문에 규제 대상에 들어가지 않는 까닭이다.
결국, 절전 효과가 크다는 이유로 친환경 사업으로 적극 추진돼온 간판정비사업이 이후 투광기가 추가로 설치되면서 오히려 전기가 줄줄 새나가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간판의 어두움을 호소하는 점포주들에게 투광기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것도 바람직한 해결책은 되지 않을 것이라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간판정비사업으로 인해 간판이 작고 어두워진 것에 대한 불만이 큰데, 보완조명 사용까지 규제한다면 반발이 커질 것은 자명하기 때문이다.
업계는 오히려 LED채널 일변도의 간판정비사업 자체가 가지고 있는 본질적 문제점이 드러난 것이라며 채널 일변도 간판정비 사업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지역 특성과 환경에 따라 간판의 성격도 달라져야 하는데, 어느 장소에나 똑같은 형태의 LED채널이 달리게 되니 문제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한 간판 제작업체 관계자는 “모든 점포들이 투광기를 다는 것은 아니지만, 지리적으로 어두운 곳에 있는 업소들은 나름대로 해결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투광기 문제는 하나의 사례일 뿐 앞으로도 여러 문제점이 드러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정비사업이 지닌 근원적인 문제점을 되짚어보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