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중 기자 | 244호 | 2012-05-22 | 조회수 3,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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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토랑 미즈컨테이너의 간판. 크레인에 매달린 컨테이너의 모습을 미니어처로 만든 돌출간판이 이색적이다.
컨테이너 박스의 무한변신!... '문화의 감성까지 운반하다'
간판·상업매장·팝업스토어 등 다방면서 맹활약 설치 편의성·확장성 무기로 기업 마케팅에 새로운 ‘붐’ 조성
독일 베를린에 있는 플래툰 쿤스트할레 1호점.
독일에서 물 건너온 복합문화공간 ‘플래툰 쿤스트할레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이 건물은 국제표준화기구(ISO) 규격의 수송용 컨테이너 10피트(4개), 20피트(5개), 40피트(19개)크기의 박스를 필요에 따라 개조해 이어 붙여 만들었다. 새로운 문화 예술을 전세계로 실어 나르겠다는 의미에서 컨테이너 박스로 건물을 지었다고 한다.
2008년 스페인의 항구도시 알리칸테에 세워졌던 푸마의 이동형 매장 ‘푸마시티’. 세계적인 요트 대회인 2008~2009 볼보 오션 레이스에서 푸마 브랜드를 홍보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빨간 신발박스를 쌓아 놓은 것 같은 모습인데, 11톤짜리 컨테이너 24개와 3만 7,000개의 볼트, 나무합판 300개로 지어졌다. 조립하고 건축하는 데는 2주, 분리하는데 3~5일 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푸마시티는 요트대회가 끝나고 해체된 이후, 대서양을 건너 보스톤에서 다시 그 모습을 드러냈으며, 작년 국내에서 치러진 F1레이싱 경기를 위해서도 작은 푸마시티가 세워진 바 있다.
SK텔레콤이 지난해 ‘생각대로T’가 디자인스트리트 위크&T 행사 일환으로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운영한 ‘T룸’. 컨테이너 박스를 독창적이고 감각적인 공간으로 연출한 게 특징이다.
컨테이너 박스를 활용한 글로벌 커피체인 스타벅스의 이색 스토어.
런던의 의류매장 박스파크 60개의 컨테이너 박스로 종합 패션몰을 구축했다. 컨테이너로 건물을 진 이유는 거품을 뺀 경제적인 패션몰이라는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재활용 소재 가방 브랜드 프라이택의 플래그쉽 스토어. 스위스 취리히에 위치한 이 건물은 16개의 대형 컨테이너를 쌓아 올려 구축됐다. 가방 제조사인 프라이택은 일반 소재가 아닌 화물 덮개, 현수막과 같은 재활용 소재를 활용해 가방을 제작해 인기를 얻었는데, 자사가 만드는 가방처럼 매장도 재활용 소재인 컨테이너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인상적인 사례로 꼽힌다.
커피 브랜드 ‘일리’가 세계 곳곳으로 이동하며 선보였던 팝업스토어. 낡고 녹슨 컨테이너가 트랜스포머처럼 변신하며 멋진 커피숍으로 탈바꿈한다.
물건을 나르기 용이하게 만든 회색빛 강철상자. 바로 컨테이너 박스다. 물류비용을 혁신적으로 절감하고 세계 곳곳으로 물류들을 쉽고 간단하게 운송할 수 있도록 컨테이너는 오늘날 우리가 수많은 국가의 상품을 값싸게 만나 볼 수 있게 한 결정적 역할 을 한 제품이다. 이에 혹자들은 컨테이너를 세계화의 역군이라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그 실체는 공사장이나 항구, 공항에 레고 블록처럼 쌓여 있는 회색빛의 멋대가리 없는 상자일뿐이다. 이런 컨테이너 박스들이 언젠가부터 근사한 변신을 시작했다. 색다른 건축소재로서 컨테이너 박스의 가치가 재발견됨에 따라서다. 이번 호에는 그 존재 자체로 색다른 간판이 되는 개성만점 컨테이너 매장들의 모습을 살펴봤다.
▲ 낡은 컨테이너 박스가 색다른 매장으로 부활 명품 매장이 즐비한 서울 논현동 거리 한복판엔 수상한 건물이 있다. 28개의 컨테이너 박스가 이어진 건물이다. 서울 첨단 유행의 메카 논현동 한복판에서 낡은 컨테이너 박스로 맞짱을 뜨고 있는 이 건물은 독일 베를린에서 온 아트 커뮤니케이션 그룹인 ‘플래툰’의 서울전시장 ‘플래툰 쿤스트할레 서울’다. 플래툰은 현대미술·패션·디자인 등 각 방면의 예술가들과 각종 이벤트·캠페인을 만들어 내는 문화 기업이며, 쿤스트할레란 현대예술을 모두 아우르는 전시관을 뜻하는 독일어다. ‘플레툰쿤스트할레 서울’은 베를린에 이은 플래툰의 두번째 활동 거점이다. 이 회사는 이곳에서 만들어 내는 문화 활동을 배에 싣고 어디든 옮겨 가겠다는 의미에서 ‘컨테이너’로 건물을 만들었다고 한다. 대구 동성로에 본점을 두고 있는 레스토랑 미즈컨테이너도 컨테이너를 활용한 이색적인 매장 디스플레이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장소다. 이곳은 컨테이너 자체를 건물로 쓰기 보다는 컨테이너를 주제로 매장을 디자인 했다. 파사드를 컨테이너 소재로 꾸미고 간판과 인테리어의 모습도 컨테이너 박스의 모습을 형상화 해 만들었다. 따라서 얼핏 보면 레스토랑이 아니라 공사장 한가운데에 와 있는 느낌을 받게 되는데 남들과는 다른 것을 즐기는 신세대들의 기호와 맞물리며, 현재는 매일 긴 행렬을 기다려야만 입장할 수 있는 명소가 됐다. 이런 컨테이너를 활용한 독특한 건축물과 공간구성은 해외에서 더욱 눈부신 진화를 거듭해 왔다. 미국 뉴저지의 스키너스 플레이그라운드, 스위스 취리히의 프라이탁 플래그쉽 스토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실로담, 영국 런던의 컨테이너 시티 등이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신속한 설치 강점… 기업 팝업스토어에 각광 컨테이너를 이용한 건축물은 수명이 다한 컨테이너 박스를 이용하기 때문에 건축 자재비용을 줄일 수 있다. 따라서 공사 기간이 짧고 해체와 이동도 매우 용이하다. 또 용도에 따라서 수직, 수평으로 공간을 쉽게 확장해 나갈 수도 있다. 이런 특징으로 인해서 컨테이너는 단기간 동안 설치됐다 사라지는 기업의 이벤트 하우스나 최근 기업 마케팅툴로 각광받고 있는 팝업스토어 구축에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또한 표면이 매끄러워 그래픽을 입히기도 쉬워서 컨테이너 건축물은 그 자체를 거대한 광고판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와 푸마, 글로벌 커피체인 스타벅스 등의 해외 기업이 컨테이너 박스를 활용한 팝업스토어로 세계인의 관심을 사로잡은 바 있으며, 국내에서도 패션기업 지오지아와 SK텔레콤이 이런 형태의 팝업스토어를 통해 톡톡한 마케팅 효과를 본 바 있다. 이제 컨테이너는 화물 뿐 아니라 새로운 문화와 감성을 운반하는 도구로서 전세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컨테이너 박스의 화려한 변신, 앞으로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