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희 기자 | 245호 | 2012-06-05 | 조회수 3,7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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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가지 그림과 조형물로 조성된 거리미술관
나무를 캔버스삼아 그려진 다양한 김광석의 모습들.
배달 자전거에 그려진 그림도 재미있다.
빈티지한 느낌이 가득한 간판.
가게문을 닫을 때 사용하는 셔터에도 다양한 그림들이 그려져있다.
통닭이 그려져있는 통닭집 간판.
가게 입구의 바닥에 그려진 바닥화가 색다르다.
노래 ‘말하지 못한 내사랑’을 모티브로 그린 벽화. 말하지 못한 사랑에 대한 안타까움이 잘 표현돼 있다.
‘자유롭게’의 가사가 담벼락에 그려져 있다. 이렇게 길 담벼락에는 김광석의 초상화와 노래 가사들이 벽화로 표현돼 있다.
금속공예를 하는 므네모시네의 간판이 정겹다.
재미공작소의 아기자기한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방천시장 인근의 상점들을 재현한 조형물들이 재미를 더한다.
딱딱한 자판기가 친근한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다.
전봇대에도 다양한 그림이 그려져 있다.
커뮤니케이션은 공공미술 프로젝트에 참여한 팀 가운데 하나다.
‘김광석 다시그리기 길’의 시작되는 지점.
기타를 둘러메고 오토바이를 탄 김광석의 모습이 담겨져있는 벽화가 눈에 들어온다.
방천시장에서는 바닥도 그림을 펼칠 수 있는 캔버스가 된다.
‘집 떠나와 열차타고 훈련소로 가는 날~~’ 단순한 음이지만 가슴을 먹먹하게 적시는 하모니카 전주로 시작되는 군입대 18번곡 이등병의 편지는 이렇게 시작된다. 이 노래는 국방의 의무를 짊어진 대한민국 남아들의 마음을 치유해주고, 남자친구나 오빠, 남동생을 군에 보낸 여자들의 심금마저 울린다. 뜨거운 가슴과 열정으로 보낸 20대 피끓는 청춘을 보내고 서른을 보내고 있는 이들의 마음을 심정적으로 잘 표현한 노래 ‘서른 즈음에’. 지금은 고인이 되어 곁에 없지만 시공을 초월해 영혼의 울림을 전달하는 가수 김광석의 주옥같은 노래들이다. 이제는 노래로만 남은 김광석을 대구 방천시장 옆 골목에서 만났다.
▲김광석이 다시 그려진 골목길 방천시장의 한 골목에 들어서면 다양한 모습을 한 김광석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하모니카를 목에 걸고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김광석, 포장마차 주인이 되어 특유의 소탈한 미소를 지어보이는 김광석, 기타를 어깨에 둘러메고 오토바이를 탄 다소 시크한 김광석 등 수많은 표정의 ‘김광석’이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다.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 그 길에는 이런 타이틀도 붙어있다. 100여 m 남짓되는 허름한 골목길에 다양한 모습의 김광석이 벽화로 되살아나있다. ‘노래하는 음유시인’이라는 별명답게 되뇌일 때마다 가슴깊이 새겨지는 노랫말도 적혀있다. 골목에 들어서면 김광석의 노래도 울려퍼진다. 그가 생전에 부른 노래를 들으며, 다양한 그의 이미지 속에서 걷고 있노라면 그가 여전히 살아있는 듯한 착각도 들만큼 가깝게 느껴진다. 김광석에 대한 향수로 그렇게 다시 태어난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은 너무 무겁지도 그렇다고 너무 가볍지도 않은 적당한 템포와 온도로 조성돼, 우연히 그곳을 지나치는 이들이나 그를 느끼기 위해 일부러 찾는 이들 할 것 없이 누구나 잠시 향수에 젖을 수 있는 사치를 제공한다.
▲예술공간으로 태어난 방천시장 김광석 길 옆 방천시장도 재래시장이지만 재미있는 볼거리들이 있다. 구불구불한 시장골목을 따라 가다보면 아기자기한 간판들과 재미있는 그림들을 볼 수 있다. 딱딱한 이미지의 자판기에도 친근한 그림이 그려져있고, 전봇대에도 아기자기한 그림들이 있다. 빈벽이나 가게의 유리문이, 철문도 모두 그림이 들어간 도화지가 됐다. 통닭집 간판에는 통닭이, 생선가게에는 생선이, 오뎅간판에는 오뎅이 그려져 있다. 한눈에 어떤 가게인지 금새 알아 볼 수 있도록 만들어진 간판들이다. 기존의 재래시장에서는 볼 수 없던 카페, 공예방, 쉼터 등이 들어서있다. 이 곳에서는 각종 농수산물이나 야채를 살 수 있는 시장물건들을 살 수도 있고, 카페에 들려 잠시 수다도 떨 수 있고, 각종 예술품들도 만날 수 있다. 소통의 장으로 거듭난 재래시장의 단면이다. 김광석을 추억하고 느낄 수 있는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과 특유의 색깔을 가진 방천시장이 탄생한 것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한 ‘문전성시’ 사업의 결과다. 문광부는 전통시장을 지역문화공간으로 활성화하기 위해 문전성시 사업을 추진, 그 일환으로 방천시장을 새롭게 조성했다. 대구 수성교 옆에 있는 방천시장은 한때 서문시장, 칠성시장과 함께 대구의 3대 시장으로 손꼽혔던 곳으로, 1960년대에는 싸전과 떡전 등 1,000여개의 점포가 즐비해 있었을 만큼 성황을 이뤘던 곳이다. 그러나 백화점, 대형마트 등 기업형 쇼핑센터에 밀리면서 쇠락하기 시작해 이제는 60여개의 점포만 남아있는 소규모 시장이 되었다. 소비자들의 발걸음도 뜸했다. 그러나 시장을 살리기 위한 전방위적 노력으로 지금은 색다른 명소로 다시 태어나고 있는 방천시장. 과거의 명성 그대로의 모습은 아니지만, 시장과 예술의 낭만이 어우러진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