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중 기자 | 246호 | 2012-06-18 | 조회수 4,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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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명작을품다’ - 11 마이너리티 리포트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등장했던 미래 디스플레이 기술들.
캐나다의 딘마크라는 회사가 작년 공개한 에어 마우스. 장갑과 같이 생긴 이 마우스를 손에 장착하면 영화 속에서처럼 허공을 클릭하고 드래그해 컴퓨터를 조작할 수 있다고.
최근 상용화되고 있는 투명LCD 광고판.
멀티터치 기술이 적용된 대형 광고판 ‘스티커스 월’.
디지털 간판 시대 예고한 SF걸작 투명 모니터·안면 인식 광고 등 영화 속 첨단 기술이 현실로
최근 간판 시장의 화두는 단연 ‘디지털’이다. 디지털 간판 ‘디지털사이니지’는 우리의 간판 문화는 물론, 생활의 방식까지도 변화시키는 새로운 미디어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스티븐 스필버그, 2005년作)’는 첨단 디지털 옥외광고 시대를 한 발 앞서 예언한 영화로 유명한 작품이다. 블레이드러너, 토탈리콜 등 걸출한 SF영화의 원작자 필립 딕 K의 동명 작품을 근간으로 하는 이 영화는 폭발적인 흥행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미래 도시의 생활상을 절묘하게 짚어 냈다는 점에서 SF영화의 걸작 중 하나로 꼽힌다. 그 중에서도 화면 속에 등장하는 첨단 디스플레이 기술들은 이 영화의 백미다. 거리를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이름을 부르며 유혹하는 투명한 영상광고판, 허공에 손가락으로 타이핑을 치는 멀티 터치기술, 홀로그램 영상 등 신비로운 기술들이 화면을 장식하며 145분이라는 긴 런닝타임을 한순간도 지루하지 않게 한다. 특히 이 영화 개봉 이후, 많은 광고 기획자 및 개발자들이 이 영화 속에서 차세대 광고 시스템의 모티프를 얻었다는 점에서도 유명세를 얻은 바 있다.
▲벽부터 허공까지 보이는 모든것이 모니터와 키보드 영화의 배경인 2054년 워싱턴은 ‘프리크라임’으로 인해 단 한건의 살인사건도 발생하지 않는다. ‘프리크라임’이란 범죄가 일어날 시간과 장소, 범행을 저지를 사람까지 미리 예측해내는 획기적인 치안 시스템이자 이를 이용해 범죄를 예방하는 미래의 특수경찰 집단을 일컫는다. 이 시스템의 핵심 기술은 예언자들의 예견된 범죄를 영상화하는 것. 예언자들의 뇌를 단층 촬영해 마음을 읽고 헤드기어를 통과한 백색광선이 뇌에 흡수되면 영상화 된다는 설정이다. ‘프리크라임’은 예언자들이 보여주는 영상을 분석해 수사망을 좁혀나가는 방식으로 용의자를 색출하고 체포한다. 범죄는 예언됐다. 하지만 주어진 시간 안에 범행 장소와 용의자를 찾지 못하면 살인사건을 막을 수 없다. 일분일초가 아까운 상황, 키보드를 연신 두드리며 마우스를 사방팔방 움직이는 것도 시간낭비다. ‘마이너리티 리포트’하면 떠오르는 명장면도 여기서 연출된다. 바로 주인공 존(톰 크루즈)이 거대한 홀로그램 스크린에서 자신의 손을 움직여 데이터를 조작하는 장면이다. 엄지부터 중지까지 광센서가 달린 장갑을 이용해 타이핑을 치고, 화면을 터치하면서 데이터를 불러오거나 화면을 확대하는 등의 제스처 인터페이스 기술을 사용한다. 놀라운 건 이 기술이 최근 실제로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완벽하게 동화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멀티터치 스크린 기술, 홀로그램 스크린, 허공에서 모니터를 조작하는 에어마우스 기술들은 개별적으로 개발된 상태다. 향후 이 기술들이 하나로 융합되면 영화 속 장면을 그대로 재현할 날도 올 수 있다.
▲인체 인식 기술 반영한 최첨단 옥외광고 기법 영화 속에서 존이 살인 예정자로 지목되면서 영화는 빠른 전개에 돌입한다. 팀원들의 추격을 피하며 간신히 도주에 성공하지만 공공장소에 설치된 홍채인식 광고판들이 24시간 감시자로 돌변한다. 영화에서는 개인의 신분을 확인할 때 위조나 복제가 불가능한 홍채인식 시스템을 주로 사용한다. 존이 백화점을 가거나 상점을 돌아다닐 때 센서가 눈의 홍채를 인식하면 투명한 유리창들이 광고판으로 변해 존의 이름을 부르며 끊임없이 제품 홍보를 한다. 이런 개별 인식센서를 통한 개인정보 파악은 소비자에게 뜻밖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 가령, 단골 옷가게에 자신의 취향을 등록해 두면 가게 앞을 지나가는 것만으로 취향에 맞는 신상품이 들어왔다는 소식을 알려주기도 한다. ‘이런 게 나왔다’라는 것을 뒤늦게 알고 찾아갔지만, 이미 제품이 떨어져 사지 못한 기억이 한 번이라도 있다면 이런 시스템이 얼마나 편리한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거미줄처럼 연결된 네트워크와 인식 기술은 자칫 잊을 수도 있는 사실들을 상기시키고 쇼핑 등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도우미가 될 수 있다. 실제로 동작 및 안면 인식, 음성 인식 기술은 차세대 디지털사이니지의 핵심 콘텐츠로 부각되고 있다. 국내 인천공항에는 동작인식 디지털사이니지인 게이트비젼이 등장했으며, 영국 옥스퍼드가에서는 한 버스정류장에서 성별 인식 광고판이 설치돼 화제가 된 바 있다. 이 광고판은 눈 사이 간격과 뺨, 코, 턱선 등을 분석해 성별을 인식하며 성공확률은 90%에 가깝다고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