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 기자 | 248호 | 2012-07-13 | 조회수 2,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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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의 옥외 주류광고 전면금지 추진에 광고업계 불만 폭발 “해도 너무한 처사… 다른 매체와의 형평성에도 어긋나…” 강력 비판 무조건적 규제 앞서 콘텐츠 심의 선행돼야
보건복지부가 지하철과 영화관 내의 주류광고를 금지한데 이어 주류광고 규제를 옥외광고 전체로 확대하는 법안 개정을 추진하고 있어 그간 숨죽이고 있던 옥외광고업계가 “해도 너무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해 말 공포된 ‘국민건강증진법 시행령 개정안’의 발효로 올 6월 초부터 영화관과 지하철 내 주류광고가 금지된 가운데, 최근 보건복지부는 ‘정신건강증진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주류광고 규제를 옥외광고 전체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옥외광고업계는 보건복지부가 청소년 보호와 선도를 이유로 옥외광고 전체에 무조건적으로 주류광고를 금지하는 것은 행정 편의적인 전시행정이자 과잉규제라며 강하게 비판하면서, 업권 보호차원에서 업계가 뭉쳐 강력한 대응책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옥외 주류광고 규제를 추진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보건복지부는 오래 전부터 주류광고 규제를 추진해 결국 지난해 말 지하철과 영화관의 주류광고 금지를 포함한 ‘국민건강증진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과시켰는데, 이때까지만 해도 이해 당사자인 옥외광고업계는 서로 눈치보기만 하면서 이렇다 할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청소년 보호라는 명분과 취지에 공감한 측면도 없지 않지만, 워낙 민감한 사안이다 보니 자칫 목소리를 냈다가 자신들의 이익만 추구한다는 비난여론을 맞을 수 있어 혹여 긁어부스럼을 만들까 전전긍긍해 하면서 제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영화관과 지하철의 경우, 이미 자체적으로 자율규제를 실시하고 있었음에도 주류광고 규제의 대상에 포함돼 적지 않은 영업적 타격을 입었다.
극장광고업계 한 관계자는 “그간 극장에서는 자체규제를 통해 주류 및 대부업 등의 광고를 자제하고 있었으며 2012년부터는 주류광고 패키지 상품을 별도로 구성해 18세 이상 관람가 영화에 한해 주류 스크린광고를 집행해 왔다”며 “이런 자정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민건강증진법 시행령 개정으로 법에 의해 규제가 되는 상황을 맞았고 주류광고의 매출이 적지 않았기 때문에 광고영업 측면에서 타격이 컸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보건복지부가 또 다시 옥외 주류광고 전면 금지를 추진하고 나서자 그간 쌓여있던 업계의 불만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고 있다.
업계는 방송광고에 대해서는 규제 완화로 가면서 유독 옥외광고에 대해서만 규제의 잣대를 강화하는 정부의 ‘이중잣대’ 및 ‘편파행정’에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으고 있다. 한 관계자는 “관계기관이 광고물에 대한 심의를 통해 수위를 조절할 수는 있어도 특정매체 자체를 일괄 규제한다는 것은 스마트폰 시대에 아날로그폰으로 의사전달을 하라는 것과 같다”면서 “자본주의 국가에서 정부가 광고를 규제하기 위해선 정부, 유관기관, 광고주, 광고업계가 두루 참여하는 공청회라도 열어 광범위한 의견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주류광고는 청소년에게 해가 될 것이라는 단순하고 막연한 가정으로 무조건적인 규제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행정편의주의이자 정부의 폭력”이라고 강하게 성토했다. 다른 관계자도 “옥외광고 담당 정부부처와 옥외광고 규제에 관한 법이 엄연히 존재하는데, 보건복지부가 나서서 국민건강증진법 시행령을 통해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옥외광고 산업계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이번에는 옥외광고업계가 한 목소리를 내 업권 보호에 나서야 한다”고 강하게 어필했다.
한 광고대행사 관계자는 “이미 청소년보호법이 청소년에 대한 주류의 판매 금지를 규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청소년 선도와 보호를 내세워 보건복지부가 다른 법 시행령으로 옥외 주류광고를 전면금지시킨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며 “청소년 음주가 걱정돼 옥외 주류광고를 하지 말라는 것은 마치 교통사고가 무서워 자동차를 타지 말라는 것과 같은 논리인데, 이같은 논리라면 술 자체를 팔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광고매체간의 형평성 문제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현재 TV와 라디오는 방송법의 방송광고심의에 의한 규정에 따라 시간대별 규제를 하고 있으며, 인터넷과 IPTV는 자율규제를 실시하고 있다. 매체별로 볼 때 주류광고를 전면적으로 금지한 사례는 없으며 정부가 미디어산업 활성화를 위해 방송광고 규제를 완화하고 있는 것에 비춰보더라도 옥외 주류광고 전면금지는 매체간의 형평성에 크게 어긋난다.
청소년의 음주피해를 줄이기 위함이 옥외 주류광고를 금지하는 취지라면 옥외매체 자체를 금지매체로 정할 것이 아니라, 그에 앞서 콘텐츠에 대한 심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게 업계의 한결같은 의견이다. 한 관계자는 “광고 선진국들은 주류광고를 허용하거나 자율규제를 택하고 있으며 또한 청소년 보호를 위한 특정장소를 제외하고는 어떠한 매체에도 주류광고 전면 금지를 규정하고 있는 나라가 없다”며 “청소년 보호 차원에서 주류광고를 규제하는 것에는 어느 정도 동의하나 전체적인 광고산업의 발전 및 업계 생존에 저해되는 전면금지 등의 조치보다는 지나친 음주미화 콘텐츠를 금지하는 등 최소한의 구체적인 규제기준 및 명분 확립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얼마 전 새누리당 이에리사 의원이 25세 미만 모델, 스포츠스타 및 연예인의 주류광고 모델 출연 금지법안을 발의했는데, 특정매체에 대한 광고 금지가 능사가 아니라 이처럼 광고내용과 수위조절에 대한 논의와 규제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