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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03 11:19

신한중 기자의 일본 간판 기행 - 下 - 이케부쿠로, 신주쿠

  • 신한중 기자 | 249호 | 2012-08-03 | 조회수 3,434 Copy Link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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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주쿠 일대의 간판들. 아직 플렉스형 간판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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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 형태로 제작된 간판들도 많이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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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입구 상단에 LED전광판을 띠 처럼 두른 쇼핑센터. 



플렉스, 네온 등 아날로그 간판들이 보여주는 세련된 투박함

일본 특유의 오타쿠적 느낌도 물씬


일본의 간판문화는 색다른 특색이 있다. 복잡한 듯 정돈된 일본 고유의 정서가 간판에서도 나타난다고 할까? 일본에서 가장 화려한 거리 긴자<본지 248호>에 이어, 이번에는 젊음이 넘치는 신주쿠와 이케부쿠로 거리의 간판 풍경을 담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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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쉬 재질의 금속 프레임을 활용한 지리 안내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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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건물들이 사용하고 있는 세로형 연립간판. 건물에 정돈된 이미지를 부여하지만 사실, 시인성은 떨어지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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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주쿠 중심가에 설치된 대형 LED전광판 ‘유니카비젼’. 어마어마한 수익을 올리는 광고매체 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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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렉스 간판이 건물 외벽을 가득 메우고 있음에도 그리 지저분해 보이지 않는다.


▲플렉스 간판 넘쳐남에도 정돈된 모습의 거리

신주쿠는 경제발전을 이룬 일본의 모습을 한눈에 실감할 수 있는 일본 최대의 번화가다. 비즈니스, 쇼핑, 유흥의 중심지이자 많은 철도가 지나가는 교통의 요지로서 젊은 여행객의 필수 관광지로도 사랑받고 있다.
신주쿠는 우리나라의 강남처럼 계획에 의해 발전한 부도심이다. 따라서 멋스러운 일본의 전통은 찾아보기는 어렵지만, 대형 빌딩과 고급 백화점, 이국적인 쇼핑가 등이 밀집돼 있어 가장 트렌디한 거리임을 자랑한다.
신주쿠역을 중심으로 동쪽의 히가시신주쿠와 서쪽의 니시신주쿠로 나뉘는데, 히가시신주쿠가 우리나라의 명동을 연상케 하는 젊음과 쇼핑의 거리라면, 니시신주쿠는 대형 빌딩들이 꽉 들어서 있는 오피스타운이다.
수많은 상점과 음식점, 유흥업소들이 밀집돼 있는 만큼, 간판도 볼 만하다. 수많은 간판들이 소비자들을 유혹하기 위해 다양한 모습으로 번쩍이고 있다.
이 곳 간판의 특징 중 하나는 아직도 대부분의 매장들이 커다란 플렉스 간판을 달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다소 낙후돼 보인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을 법도 한데, 되레 세련된 첫 인상을 보여준다.
다양한 디자인과 그래픽, 색채를 통해 아기자기하면서도 재미있는 이미지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또한 세로형 연립 간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통해 플렉스 간판의 난립으로 나타날 수 있는 복잡함을 효과적으로 해결한 것도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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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안내사인들은 다소 구닥다리 같은 느낌이 있는데, 이런 아날로그적인 모습이 거리의 풍경과 어우러지면서 멋진 경관을 만들어 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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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주쿠 거리의 유흥업소의 간판들. 호스트나 호스티스의 얼굴과 순위 등이 적힌 간판이 매우 특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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굵은 전구를 이용한 색다른 채널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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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광등을 광고물의 네 귀퉁이에서 X형태로 쏘아 색다른 모습을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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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온이 모조리 사라져 버린 우리의 서울과는 달리, 이케부쿠로에서는 시내 중심가에서도 네온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대형 간판 속에 보이는 색다른 일본식 유흥문화
신주쿠의 간판 문화 중에서 가장 재미있는 것으로 유흥주점과 호스트바 등 유흥업소의 간판들을 꼽겠다. 일본의 유흥업소들은 특이하게도 대문짝만한 간판을 종업원(?)들의 얼굴로 채워놓은 곳들이 많다. 연예인처럼 꾸민 젊은이들의 얼굴이 간판을 가득 차지하고 있다.
현재의 인기 순위와 어떤 스타일의 접대부들이 있는지 간판을 통해서 수질(?)을 확인할 수 있게 한 전략이란다.
특히 호스티스보다 호스트바에서 이런 간판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일본 호스트들이 신주쿠에서 차지하는 독특한 위치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접대부라고 하면 천시되는 경향이 강한 우리와 달리, 일본은 일류 호스티스나 호스트는 성공한 직업인으로 분류돼 젊은이들의 선망을 얻기도 한다. TV에서도 종종 호스트와 호스티스를 주인공으로 하는 드라마가 방영돼 높은 인기를 끌 정도다.
특히 호스트의 경우, 이런 특성이 더 강한데 실제로 잘 나가는 호스트들은 신주쿠 내에서는 사인도 해주며,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한다.
한편, 문득 ‘종업원들이 바뀌면 저 커다란 간판들은 어떻게 되나’라는 점을 궁금해 할 수 있는데, 보통 그냥 쓴다고 한다. 따라서 간판만 보고 들어갔다간 실망(?) 하게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고. 

▲이케부쿠로의 간판에서는 오타쿠 문화 물씬 느껴져
이케부쿠로는 도쿄 북서부 지역의 교통 중심지로서 이케부쿠로역을 중심으로 하는 번화가이다. 다양한 지역으로 가는 교통편들이 몰려 있기 때문에 우리로 치면 영등포나 청량리, 용산과 비슷한 기능을 하는 지역이라고 볼 수 있다.
복합쇼핑공간 선샤인 시티를 중심으로 HMV, 도큐핸즈 등 대형 상점과 레스토랑, 게임센터 등이 모여 있기 때문에 신주쿠와 시부야와 함께 야마노테 3대 부도심으로 일컬어지며, 젊은이들에게는 ‘부쿠로’라는 약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케부쿠로는 신주쿠에 비해 세련된 멋은 떨어지지만 대학가가 밀집돼 있기도 한 만큼, 젊은이 특유의 활기와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이곳은 아키하바라와 함께 양대 오타쿠(매니아) 거리로도 유명하다. 아키하바라가 남자 오타쿠들의 천국이라면 이케부쿠로는 코스프레샵, 야오이(동성애) 만화 서점, 게임센터 등이 밀집돼 있기 때문에 여성 오타쿠들의 성지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오타쿠적 느낌이 물씬 나타나는 간판 아래로 지나는 코스프레 차림의 여성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신주쿠와 마찬가지로 이곳 역시 플렉스 간판이 주를 이루는 편이다. 게다가 이곳에서는 네온사인을 사용하는 매장도 아직 많이 남아 있다. 
그래서 어린 시절을 네온과 함께 보낸 기자로서는 LED채널사인으로 싹 바뀌어버린 최근의 서울보다 되레 익숙한 느낌을 받기도 했다.
일본 또한 절전 등의 이유로 인해 LED간판으로의 교체를 추진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우리나라처럼 똑같은 모양의 채널사인으로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 게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현지에서 생활하고 있는 한 한국인은 “정부가 독단적으로 간판을 정비하기는 어렵지만, 분명한 이유를 가지고 간판 바꾸기 캠페인을 한다면 점포들 스스로 간판 교체에 나서는 게 일본 국민들의 문화”라며 “앞으로 일본도 LED간판의 보급이 확산되겠지만, 우리나라처럼 ‘정비’의 개념이 아니라, 점진적으로 새로운 간판 문화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도쿄=신한중 기자 [ⓒ SP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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