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중 기자 | 249호 | 2012-08-03 | 조회수 4,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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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바이스+플랫폼+콘텐츠+서비스의 융합… 새로운 생태환경 조성 상황인지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고객맞춤형 광고 표출 자유자재 개인정보 유출 등 미디어 급증에 따른 역작용은 당면 해결과제
CJ파워캐스트가 인천공항 게이트비젼에서 운영되고 있는 동작인식 광고시스템 ‘팔로 미’. 무빙워크 위에 감지된 사람을 해당 광고가 따라다니는 등의 인터랙티브 콘텐츠가 나타난다.
동일본JR기획이 운영하는 안면인식 자판기. 자판기 앞에 서 있는 소비자의 연령과 성별을 구분해, 가장 잘 맞는 제품을 추천해 줌으로써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일본의 히타치가 개발한 안면 인식 기술. 80%의 적중률로 소비자의 성별, 연령대를 파악할 수 있다.
지난 3월 현대자동차가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아이폰과 대형 전광판을 연동시켜 진행한 프로모션 마케팅.
RFID 센서 기술을 연동시킨 광고용 미디어테이블.
최첨단 디스플레이 기술을 활용한 미래형 디바이스들도 현실화되고 있다. 왼쪽부터 무안경식 3D 디스플레이와 홀로그램 디지털사이니지, 투명 LCD 쇼케이스.
디지털사이니지의 진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최첨단 하드웨어 기술과 통신 서비스가 융합되면서 일반 핸드폰이 스마트폰으로 발전한 것만큼이나 극적인 변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 이른바 3세대 디지털사이니지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하지만 이런 기술의 진보 및 환경적 변화가 반드시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이어진다고 볼 수만은 없다. 3세대 디지털사이니지 시장은 현재 개척 단계에 있는 만큼, 어떤 기술과 서비스가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게 될지가 아직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본지는 무한한 잠재력과 불안함이 공존하고 있는 3세대 디지털사이니지 산업을 2회에 걸쳐 집중 분석해 본다.
▲관련 산업간 유기적 결합 … 새로운 사업 환경 조성 초기의 디지털사이니지는 일부 공간에서 안내 및 홍보 등의 용도로 사용되는 단방향 영상장비일 뿐이었다. 여기에 매체사 등 광고사업자가 가세하면서 하나의 옥외광고 플랫폼으로 발전하게 된다. 여기까지를 1세대 디지털사이니지라고 할 수 있다. 이후 터치스크린 등의 인터랙티브 기능이 탑재되면서 디지털사이니지의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비약적으로 높아졌다. 단순한 정보 송출이 아닌 소통형 콘텐츠를 갖추기 시작한 것이다. 바로 2세대 디지털사이니지의 시작이다. 그리고 최근에는 미래형 하드웨어 기술 및 통신 서비스가 여기에 융합되면서 더욱 적극적인 소통과 공유가 이뤄지는 3세대로의 진화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투명 디스플레이, 3D, 증강현실, 홀로그램 등 더욱 흥미를 자극하는 새로운 디바이스들의 등장에 따라 관련 업계는 물론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도 이런 변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3세대 디지털사이니지는 단순히 기술의 발전 단계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관련 산업들이 융합되며 나타나고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환경 그 자체라고 말한다. 스마트폰이 하드웨어와 통신 서비스, 어플리케이션(소프트웨어)이 융합되면서 결과물이자 디지털시대의 새로운 문화인 것처럼, 디지털사이니지와 관련된 다양한 산업들이 컨버전스되면서 나타나고 있는 새로운 생태를 3세대 디지털사이니지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텔레스크린협회 한원식 회장은 “앞으로의 디지털사이니지는 디바이스와 플랫폼, 콘텐츠, 서비스 등 관련산업 전체가 컨버전스되며 나타나는 새로운 생태, 그 자체”라며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여러 산업간의 협력을 통한 시너지 창출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구대학교 남영진 교수 또한 “기존의 디지털사이니지에 상황인지 및 고실감 인터랙티브와 같은 핵심 기술이 더해지고, 모바일 등 타 산업분야와 융합된 컨버전스형이 3세대 디지털사이니지”라고 설명했다.
▲핵심 콘텐츠는 상황인지 기능 관련업계 종사자들은 앞으로의 디지털사이니지 시장에서는 ‘상황인지 기능’이 핵심 콘텐츠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상황인지 기능이란 사람의 움직임과 동선, 주변 환경의 변화 등을 감지해 그에 대응하는 콘텐츠를 송출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시스템이다. 터치스크린에 의존하는 기존의 인터랙티브 기능의 경우 소비자가 정보를 필요로 하는 상황에 있고, 또 그 정보를 얻기 위해 움직인다는 가정하에서만 의미를 지닐 수 있다. 하지만 상황인지 기반의 인터랙티브는 ‘소비자가 정보를 찾아보는 장치’가 아닌, ‘정보가 직접 소비자를 찾아가는 플랫폼’을 지향한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는 주인공이 지나갈 때 저마다의 광고판들이 주인공의 이름을 부르며 그가 필요로 하는 물건들을 광고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는 3세대 디지털사이니지가 최종적으로 추구하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CJ파워캐스트가 인천공항의 게이트비젼에서 운영하고 있는 시스템 ‘팔로 미(Follow Me)’가 이 기술이 적용된 사례다. ‘팔로 미’는 무빙워크 구간의 천장에 부착돼 있는 6대의 카메라가 사람을 인지하고 그에 대응하는 광고영상을 벽면의 LCD광고판을 통해 송출하는데, 광고가 사람의 머리 위를 따라다니는 등 색다른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보여준다.
▲광고효과 분석, 방범 기능 등 디지털사이니지 역할 확대 상황인지 기능은 디지털사이니지의 광고효과 분석도 가능하게 한다. 이 광고를 누가, 어떻게, 언제 보게 되는지 센서를 통해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역별, 시간대별로 어떤 광고를 집행해야 가장 효율적인지에 대한 데이터를 구축할 수 있다. 최근에는 센서 기술의 발달에 따라 안면 인식을 통해 소비자의 성별과 연령대까지 파악이 가능해졌다. 일본의 히타치나 NEC가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약 80%의 정확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히타치는 자사의 안면인식 기술이 1만여개의 샘플 데이터를 분석해 대상의 성별, 연령 등을 판정하는데 약 80%의 정확도를 지니고 있으며 이 기술을 활용한 판매시점관리시스템 (POS)을 도입하면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구매층을 해석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한편, 상황인지 기능은 광고판 자체가 거리의 파수꾼 역할을 하게 되는 부가기능도 제공한다. 디지털사이니지에 달린 센서가 일종의 방범CCTV가 되는 셈이다. 따라서 보안 카메라가 모두 잡아낼 수 없는 범죄의 사각지대를 광고판이 커버할 수 있게 된다. 디지털사이니지 개발업체 아바비젼의 김희정 연구소장은 “상황인지 기능은 디지털사이니지의 역할 자체를 다방면으로 확대시킬 수 있는 기술로서 차세대 디지털사이니지의 핵심이자 기본적인 콘텐츠로 탑재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인지 기반 서비스가 대중화되기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우선 봄이나 겨울처럼 마스크를 끼는 사람이 많아지면 정확도가 떨어지게 되며, 얻어진 데이터를 상품개발 등에 활용한 예도 아직은 극히 적다. 디지털사이니지의 카메라를 통해 개인의 모든 행동이 감시되는 것은 긍정적인 측면에서 볼 때는 치안에 도움이 되겠지만, 반대로 사생활 침해라는 문제점을 야기할 수도 있다. 게다가 너무 많은 미디어가 저마다의 개성과 기능을 앞세워 거리를 점령하게 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혼란과 짜증을 느끼게 될 수 있다. 역작용이 우려되는 부분이다.
▲모바일·클라우드와의 연계… 콘텐츠의 무한 확장 모바일과 연동된 서비스도 차세대 디지털사이니지에서 빼놓을 수 없는 콘텐츠다. 현재 미디어폴, 디지털뷰 등도 모바일을 활용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지만, 이는 사진을 전송하는 등 아직 초보적인 단계에 불과하다. 사실 모바일 연동 디지털사이니지는 궁극적으로 N스크린 서비스를 추구한다. 관련업계는 모바일과 유기적으로 맞물린 N스크린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디지털사이니지는 보다 파괴력있는 광고매체로 거듭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본의 통신사 NTT그룹은 N스크린 기반의 디지털사이니지 뮤직 마케팅 시스템을 개발해 상용화를 추진중에 있다. 이 기술은 거리의 디지털사이니지나 전광판에서 나오는 가수들의 MV(뮤직비디오)를 스마트폰으로 찍으면 이를 인식해 노래제목이나 가수, 가사, 미리듣기 등이 스마트폰에 나타난다. 작년 현대자동차가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아이폰과 대형 전광판을 연동시켜 진행한 프로모션 마케팅도 N스크린 기술이 적용된 재미있는 사례다. 아이폰을 통해 전광판에 나타난 게임의 플레이어가 되는 방식인데, 방법은 이렇다. 아이폰에 ‘현대 레이스(Hyundai Race)’를 설치하고 로그인을 한다. 전광판 앞에서 이 어플을 실행시키면 아이폰은 사용자의 위치 정보를 파악해 전광판 게임의 주인공으로 연결시킨다. 이후 아이폰 화면 우측에 있는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사정없이 누르고, 폰을 좌우로 기울여 방향을 조절하면서 게임을 즐기면 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수많은 광고의 홍수 속에서 단순히 기업의 광고판으로 그치는 옥외광고와는 달리 N스크린 서비스를 활용한 현대레이스는 고객들의 기억에 영원히 남을 혁신적인 옥외광고가 될 것”이라고 기획의 취지를 밝혔다. 더불어 클라우드 시스템도 디지털사이니지 3.0시대에 필수적으로 도입되어야 할 기술로 꼽힌다. 클라우드 시스템을 활용하면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디바이스를 더욱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되는 까닭이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이승식 부장은 “현재는 디지털사이니지 시장에서 콘텐츠의 제작 및 유지·관리 비용이 디바이스 구축 비용 이상으로 소비되고 있다”며 “클라우드를 사용하면 디지털사이니지 구축 초기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콘텐츠 운영 비용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