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팀 | 250호 | 2012-08-14 | 조회수 3,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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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편법·비리·특혜·잡음·송사로 얼룩진 1기사업 4년 입법취지 퇴색하고 법적 불평등-독과점-불법·비리는 심화돼 시행착오 및 과오에 대한 냉정한 진단과 개선 없이는 존속 불투명
요근래 옥외광고 업계의 가장 큰 화두였던 기금조성용 옥외광고 사업의 1차 사업기간 4년이 올 연말로 종료된다. 그에 따라 2015년 말까지인 2기 사업 3년간의 사업자 선정이 임박했다. 당연히 업계의 관심과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그런데 전과 비교하면 그 열기가 천양지차다. 1기때 업계에 두루 충만했던 기대와 의욕은 아예 자취를 감췄다. 반면 부정적 평가와 각종 의혹, 문제점들에 대한 말들은 무성하다. 2기 사업자 선정이 어떻게 되는가를 보고 액션을 취하겠다는 사람도 있다.
사업자가 누구냐를 떠나 업계는 그동안 야립광고물로 통칭되는 기금조성용 광고물을 업계의 공동자산으로 인식해 왔다. 옥외광고를 상징하는 간판매체로서의 자부심과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자신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지녔기 때문이다. 세간의 부정적 여론과 일부 정치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깡그리 철거됐던 야립광고물이 복원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업계의 이러한 인식과 희망이 크게 작용했다.
그런데 그 인식과 희망이 흔들리고 있다. 이대로라면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야립광고물이 자부심과 희망의 대상에서 지탄과 질시의 대상으로 전락할 개연성도 없지 않다. 왜 이렇게 됐나. 답은 자명하다. 요약하자면 지난 4년여의 준비 및 진행 과정에서 드러난 각종 시행착오와 과오들 때문이다. 이 사업은 사업자를 선정하는 첫 단계부터 계획이 꼬이더니 당초의 취지와 원칙이 무너진 채 편법과 특혜가 동원되고, 비리와 잡음이 발생하고, 분쟁과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상식을 초월하는 특례규정으로 법의 불평등은 더 심화됐고, 기금조성 액수는 당초 정부가 호언했던 목표금액에 턱없이 모자라며, 그나마 업계를 위해 사용되는 금액은 한 푼도 없는 실정이다. 소수에 의한 독과점을 방지하고 보다 많은 업체가 사업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한다며 컨소시엄 구성, 복수입찰 금지 등의 수단을 동원하기도 했지만 결국은 유야무야된 채 몇몇 업체에 의한 독과점 체제로 흐르고 있다.
사업자의 신규 진입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기존 사업자의 광고물을 기부채납하도록 했다고 했지만 이 역시 무위로 끝날 공산이 크다. 센터가 기부채납 강제수단을 확보하지 않아 기존 사업자가 자발적으로 센터에 무상 양도하지 않는한 실현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업계에는 사업권이 음성적으로 거래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그렇다고 사업자들이 돈을 벌고 있는 것도 아니다. 어떤 사업자는 이미 100억원대를 훨씬 넘는 막대한 손해를 보고 있다고 한다. 원칙의 훼손, 편법, 비상식 등은 의혹과 불만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
사업의 주체인 행정안전부는 야립광고물과 일반광고물의 설치기준에 대한 법적 형평성을 기하기 위해 특별법을 폐지하고 일반법으로 전환한다고 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특별법때보다 훨씬 더 특별한 규정들을 만들어냈다. 형태만 일반법일 뿐 법은 시행령에, 시행령은 조문에서 별표에, 별표는 비고에, 비고는 다시 위원회에 예외를 위임했다. 그리고 위원회는 법과 시행령에 명시된 규정들을 완전 무력화시키는 파격적인 특례규정들을 의결했고 이는 기존 낙찰업체들에도 소급 적용됐다.
규정을 적용받은 업체는 덕분에 광고물을 세울수 있게 됐지만 입찰때 가이드라인을 보고 설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응찰하지 않았던 업체들 입에서는 부당한 특혜라는 비판과 함께 불만의 소리가 나왔다. 또한 정치권 로비설 및 정권실세 개입설 등 잡음을 야기하며 야립 광고물에 대한 일반의 부정적 인식을 키워주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한켠에서는 이 파격적인 특례규정조차 위반한 광고물이 여럿 설치됐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고 이해관계가 걸린 업체들간에는 분쟁도 벌어지고 있다. 기존 사업자들 사이에도 명암이 엇갈리면서 일부 불만이 팽배해지고 있다. 어떤 사업자는 정해진 납입금을 다 내가면서 막대한 손실을 보고 있는 반면 어떤 사업자는 특혜와 비리 덕분에 일순간 수렁에서 빠져나와 재미를 보는 행운을 누리고 있다.
사업기간이 종료도 되기 전에 이미 사업자와 발주처간에는 여러 건의 송사가 진행되고 있다. 만약 2차 사업에서 기존 사업자들이 탈락하는 경우가 생기면 소송사태가 봇물을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야립광고물에 대한 다른 사업자와 일반인들의 민원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민원과 항의를 못견뎌 센터가 승인을 취소하고 이미 설치된 광고물을 철거시키는 일까지 발생했다.
이 사업의 이러한 시행착오와 과오는 대부분 사업을 주관하는 옥외광고센터의 광고에 대한 무지, 야립에 대한 편견, 업계에 대한 오해와 오만, 그리고 그에 따른 오판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업계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오판을 토대로 첫단추를 잘못 끼우다 보니 각종 무리수와 악수가 뒤따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감사원 자료에서 보듯 센터는 가장 기본적인 사업 물량과 가격조차도 엉터리 주먹구구로 산정했다.
그 결과 해를 바꿔가며 무려 15번이나 입찰을 거듭해야 했다. 입찰 물량을 쪼개고 붙이고, 입찰 조건을 완화하고, 금액을 깎아주고, 특례규정까지 적용하는 등 안간힘을 다했다. 하지만 3개 구간에 대해서는 끝내 사업자를 찾지 못해 사업을 포기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계약서에 명시된 특정업체의 납입금을 대폭 감액해 주는가 하면 특정 사업자의 다른 특정 사업자에 대한 사업권 양도를 허용해 주기도 했다. 또한 직원의 독단적 행동의 결과이기는 하지만 특정 사업자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하도록 계약내용을 변경시켜 주기까지 했다.
이런 모습으로 진행되는 사업의 미래가 밝기는 어렵다. 기금조성용 광고사업은 과거의 불미스런 일들 때문에 법을 좌우하는 정치권은 물론이고 일반 국민들의 인식도 그리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일각에서 위헌이라는 주장이 제기될 만큼 법적 근거도 취약하다. 때문에 모범적으로 운영되어야 미래가 담보될 수 있다. 정부와 센터, 사업자 모두의 노력과 지혜가 결집되어야 하는 이유다.
그런데 이들이 그러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믿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사업자 선정 시기가 다가오면서 이 사업이 다시금 집중적인 조명을 받고 있다. 과거 및 현재에 대한 객관적 진단을 통하여 미래의 발전적 대안을 모색해 보자는 취지에서 이 사업의 현황과 문제점, 개선방안을 시리즈로 짚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