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중 기자 | 251호 | 2012-08-30 | 조회수 4,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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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자의 ‘ㅏ’를 나무 모양으로 형상화한 간판 디자인이 재미있다.
여행길에서 여행지보다 더 매력적인 휴게소를 만나다 간판 따라 걷노라면 외식과 휴식, 쇼핑까지 즐겨
외식 브랜드들의 가판형 매장. 컨테이너 박스를 떠올리게 하는 모던한 디자인 이국적 분위기를 풍긴다.
각 월별로 마련돼 있는 우체통에 편지를 넣으면 예약 문자처럼 다가오는 그 달에 편지가 전해진다.
휴게소 내부 쇼핑몰. 매장의 돌출사인 정사각 형태로 규격화해 통일감을 부여했다.
잘 정렬된 채널사인들로 꾸며진 푸드코트의 모습.
자연 속에 잘 어우러지도록 디자인된 안내사인들.
최근 설치돼 이슈가 되고 있는 소변기 게임. 일명 오줌발 게임기로 불리고 있다고.
“잘 곳만 있으면 여기에 짐 풀어도 되겠네~” 강원도로 떠나는 여행길, 영동고속도로를 달리다 호법IC 직전에 나타난 덕평자연휴게소에 들렀을 때, 함께 있던 친구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휴게소를 그저 아쉬운 대로 끼니를 해결하고 볼일을 보는 장소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 이들에게 덕평자연휴게소는 ‘뭐야 여기, 휴게소 맞아?’라는 혼잣말이 나오게 될 만큼 신선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18만8,000여㎡ 부지에 조성된 덕평자연휴게소는 코오롱그룹이 운영하는 민자휴게소다. 지난 2007년에 상행선이 만들어져 운영되다, 2009년에는 하행선까지 만들어졌다. 그런데 상행선 하행선 휴게소가 붙어 있어 실제로는 하나의 휴게소 같다. 그 사이에 연못과 산책로, 인공폭포 등을 갖춘 공원이 들어섰다. 이 때문에 윗쪽에 사는 친구와 아래 지역의 친구들이 만날 때 이곳을 만남의 장소로 정하는 이용객도 많다고 한다.
차를 대고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분위기부터가 전혀 다르다. 대부분 간단한 먹거리를 파는 매대나 간이식당이 늘어서 있는 다른 휴게소와 달리, 낯익은 유명 브랜드들의 외식업체 간판들이 줄줄이 늘어서 있다. 또한 곳곳에 멋진 안내사인들과 첨단 디지털사이니지까지 설치돼 있어 서울 대형 쇼핑몰에 와 있는 기분이 든다. 아! 사실 쇼핑몰이 맞다. 이곳엔 코오롱스포츠를 비롯해 팬텀, 밀레, 아디다스 ,리복, 루이까스텔, 나이키 등 제법 다양한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특히 스포츠 브랜드 위주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산과 바다로 떠나는 여행객들로부터 꽤 많은 매출이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그야말로 휴식과 외식, 산책, 쇼핑까지 두루 즐길 수 있는 고속도로상의 휴양지이자 문화공간이라고 할 수 있겠다. 건물을 뚫고 나가면, 근사하게 꾸며진 공원이 나온다.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나무 데크가 죽 펼쳐져 있고, 한쪽에 마련된 꽤 커다란 연못에서는 커다란 잉어들이 헤엄을 친다. 연못 주변엔 나무들이 심어져 있어 편안한 그늘을 제공한다. 연못으로 물이 들어오는 곳을 따라 올라가면 맑은 시내물이 졸졸 흐른다. 날이 더우니 아이들이 발을 담그고 놀기도 한다. 조금 더 올라가면 근사한 인공폭포가 나오는데, 그 뒤로는 로 꽤 넓은 꽃밭과 산책로가 마련돼 있다. 잠깐의 걸음 속에서도 왜 휴게소 이름에 ‘자연’이란 단어가 들어갔는지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 멋진 휴게소는 지난 2007년 한국건축문화대상에서 최고상인 대통령상을 받았다. 심사위원들은 “앞으로 우리나라의 휴게소가 나아가야 할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다”는 평을 내놨다고 한다. 주변 자연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면서도 제 할일은 똑바로 하고 있는 여러 사인시스템들도 인상적인데, 그 중에서도 건물 외벽 상단에 붙어있는 메인 간판의 디자인이 재미있다.
손글씨 풍의 서체로 제작된 채널사인에서 ‘자’자의 ‘ㅏ’를 나무의 모습으로 제작함으로써 자연을 지향하는 휴게소의 컨셉트를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이곳의 설계는 국내의 건축업체 연미건축이 담당했으며, 전체 사인시스템은 필디자인연구소가 디자인했다. 영동고속도로를 달리다 볼 일이 급하거나, 배가 고프다 해도 잠시 참아보자. 호법 IC에 도착하면 고속도로 속의 오아시스 ‘덕평자연휴게소’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