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희 기자 | 251호 | 2012-08-30 | 조회수 3,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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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간판 입체화 경향, 소재에 변화를 일으키다
간판 입체화 경향, 소재에 변화를 일으키다 플렉스에서 금속·플라스틱·유리 등 다양한 소재로
간판의 트렌드가 바뀌면서 간판을 둘러싼 환경이 급격하게 달라지고 있다. 정책적 변화로부터 비롯된 트렌드의 전환으로 간판의 소재, 제작시스템, 유통구조 등 간판을 둘러싼 다양한 요소들이 종전과 다른 형태로 탈바꿈하며 변화의 소용돌이 한가운데 있다. 이런가운데 가장 주목되는 부분이 간판 소재의 변모다. 트렌드에 가장 민감하며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작금의 정부 정책이 기존의 판류형에서 입체형으로 간판의 형태적 변화를 유도하는 성격이 강하다는 측면에서, 소재의 변화는 예고된 수순이나 다름없다.
‘플렉스에서 플라스틱과 금속으로’…. 지금의 소재 변모 양상은 대략 이렇다. 1990년대 후반 국내 시장 본격 도입 이래 판류형 간판의 80% 이상을 차지했고, 무려 15년 이상을 시장의 최강자로 군림했던 소재 플렉스가 서서히 플라스틱과 금속으로 대체돼고 있다. ‘출력 한방으로’ 간판을 빠르고 쉽게 만들 수 있고, 평면적이긴 하지만 다양한 디자인을 표현할 수 있어 업계나 소비자 양자가 모두 ‘윈윈’할 수 있다는 점이 플렉스가 대중적인 간판 소재로 자리매김했던 이유다.
하지만 이같은 플렉스 소재의 아성도 정부의 급진적 정책 앞에서 점차 무너지고 있다. 정부 및 지자체는 ‘디자인 간판’, ‘입체형 간판’을 권장하면서 대놓고 플렉스 사용의 자제를 강조했다. 이후 판류형 대신 입체형 간판으로 서서히 트렌드가 변하기 시작했는데, 그러면서 반대 급부로 금속과 플라스틱 기반의 소재의 사용이 현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특정한 형태를 3차원의 입체로 표현하려면 아무래도 딱딱한 소재가 필요한데, 현재로서는 가장 적합한 소재가 금속이나 플라스틱류이기 때문이다. 이들 소재는 플렉스처럼 간판의 주류 소재는 아니었지만, 오랫동안 간판의 소재로 사용돼왔기 때문에 낯설지 않은 소재들이라는 점에서도 최근의 입체형 트렌드에도 즉각 대응이 가능했다.
여러모로 변화의 선상에 있는 시점인 만큼 업계 일각에서는 새롭게 부각되는 잠재적 소재 시장을 겨냥한 개발에도 한창이다. 플렉스와 같은 대중적 간판 소재를 개발해 시장을 선점하려는 의도다. 반면 입체형 간판에서는 다양한 소재가 사용될 수 있는 여지가 많아 플렉스와 같은 주류 소재는 더 이상 나올 수 없다는 시각도 팽팽하다. 때문에 새로운 소재를 개발하기 보다 현존하는 다양한 소재들을 간판에 응용, 접목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전한다. 국내 간판이 판류형에서 입체형으로 전환되는 역사적인 길목에서 소재 시장의 현황을 진단하고 미래를 전망하는 지면을 마련했다.
유리, 파벽돌, 타일 등 인테리어 마감재도 간판의 주무대로 등장하고 있다.
LED조명의 사용의 증가와 더불어 광확산 PC, 아크릴, 에폭시 등 플라스틱 기반의 확산재가 소재의 한 분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라운드- Why? 왜 주목해야 하는가
행정안전부가 2007년도에 전국 시·군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옥외광고물 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의 간판은 총 434만개이다. 합법적인 허가 절차를 거치지 않은 불법광고물을 포함한 수다. 이가운데 불법광고물이 약 220만개로 전체 광고물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그때까지만 해도 판류형 간판이 대세였고, 정식 허가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게 대부분이었으므로 간판의 규격은 천차만별이다. 때문에 절대적인 수치를 추산하긴 어렵지만 플렉스 및 시트 간판의 평균 크기를 2㎡(2훼베)로 잡아도, 대략 플렉스를 포함한 시트류 시장의 규모는 868만㎡에 달하는 소재 시장의 규모다. 또한 현재 입체형 간판의 제한 크기는 한 개의 글자당 약 40각~60각, 하나의 간판에 평균 4글자가 들어간다고 할 때 채널 시장의 규모는 694㎡. 대략 전체 규모는 기존에 비해 줄어 든 것 같지만, 파사드까지 적용되는 간판을 감안하면 그 시장의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매년 업종을 전환하는 개인 점포도 늘어나고 있다. 또한 기업이나 프랜차이즈들은 평균적으로 3년을 주기로 간판을 교체하며, 여기에 CI, BI 리뉴얼 등 일시적인 이벤트에 따른 간판 교체 수요도 나온다. 여전히 적지 않은 시장의 규모다. 다만 기존에는 일부에만 편중됐던 소재가 점차 분산되고 있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소재 분야가 다시금 주목되는 이유다.
간판의 입체화 경향에 따라 소재의 트렌드가 변화의 급물살을 타고 있다.
금속은 채널 간판 및 프레임의 골격이 되는 필수재로 역할이 커지고 있다.
2라운드- How? 어떻게 전개되나
① 대표적인 입체 소재, 금속 간판의 입체화 경향 속에서 금속과 플라스틱은 급격히 사용량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금속소재가 가장 먼저 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기존의 판류형 간판에서는 플렉스 간판이 주류를 형성했듯이 입체형 간판에서는 채널 간판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는데, 채널의 기본 골격을 이루는 소재가 금속이기 때문이다. 특히 알루미늄, 갤브나이즈드 스틸, 스테인리스 스틸 등이 채널 및 간판에 이용되는 대표적인 기본 소재다. 이들 소재는 채널 뿐 만이 아니라 입체 간판의 배경으로 사용되는 파사드 및 프레임을 만드는데도 활용되고 있다. 입체간판의 소재로도 최적화돼 있지만 그 용도가 광범위한 만큼 사용량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이들 소재 가운데 업계가 새로운 트렌드를 주도하기 위해 주목한 소재는 알루미늄이다. 제대로 된 출력시스템 만으로 제작이 가능한 플렉스 및 시트류 간판을 대체하기 위해서는 공정의 간소화가 필요한데, 사실상 금속을 간판으로 가공하기 위해서는 절곡, 절단, 용접 , 도색 등의 다소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고, 그에 따르는 시간이나 인건 비용의 추가가 따른다. 하지만 알루미늄의 경우 금형을 제작할 수 있기 때문에 그나마 절곡, 용접이나 도색 등의 공정을 가감할 수 있어 금속 소재 가운데 가장 제작 절차의 간소화를 꾀할 수 있다. 이같은 특성을 고려해 업계는 알루미늄 채널사인, 프레임 등을 위한 각종 금형을 개발하고 시장에 마케팅을 전개하는 중이다. 알루미늄 금형의 제작은 초기 진입 장벽이 낮고 간판의 구조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전문가가 접근 가능한 시장인 만큼 대기업보다는 주로 소규모 간판 제작업체의 개발이 활발한 편이다.
② 간판 소재의 새로운 기류, 플라스틱 새로운 트렌드의 기류 속에서 금속과 함께 떠오르고 있는 소재가 플라스틱이다. 간판 크기의 반감, LED 사용 증가 등을 이유로 야간 조명의 밝기가 중요한 이슈로 부각됐기 때문이다. 간판 크기가 반감되면 그만큼 조명의 사용량이 줄어든다. 또한 LED를 사용하는 경우 빛의 직진성은 강하나 확산성이 약하다. 여러모로 최신의 입체 간판은 조명 효과가 기존에 비해 약한 측면이 있다. 때문에 확산 소재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으며, 대안으로 플라스틱 기반의 소재들이 등장하고 있다. 폴리카보네이트에 광확산제를 첨가해 개발됐던 광확산 폴리카보네이트(이하 광확산 PC)가 채널 간판의 커버로 사용되면서 가장 먼저 대중화의 물꼬를 텄다. 광확산 PC와 함께 급부상하고 있는 소재는 아크릴이다. 사실 아크릴은 가공의 용이성 등을 장점으로 폴리카보네이트보다 먼저 간판의 용도로 범용적으로 사용됐던 소재다. 1970년대 옥외에서는 아크릴 간판이 유행하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자외선을 통한 변색이나 변형 등의 단점이 노출되면서 이후에는 실내 간판에만 제한적으로 적용됐다. 최근에는 이같은 단점들을 보완한 고품질 아크릴의 등장과 함께 아크릴의 영역이 다시금 광범위해지고 있다. 이에 발맞춰 광확산 PC를 겨냥한 LED전용 아크릴의 개발도 국내 제조사들 사이에서 이어지고 있다. 또한 채널 간판에 면조명 효과를 더하기 위해 사용하는 에폭시도 수지 기반의 소재로 플라스틱의 범주에 포함된다. 최근 조명효과에 대한 소비자의 니즈로 면발광 채널이 조명용 채널 시장의 한 분야로 굳건하게 자리매김하고 있어 에폭시 소재의 사용량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③그밖에 전면에 등장한 소재들 금속이나 플라스틱류 이외에도 유리 및 파벽돌, 타일 등 인테리어 소재의 간판 접목 사례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이들 소재는 기존 플렉스 간판이 크게 차지하던 자리를 절반의 크기도 안되는 채널로 바뀌면서 드러나는 부착자국이나 노후화된 벽체를 가리는 파사드 소재로 주로 사용되고 있다. 이가운데 기업이 상품가치를 내다보고 옥외광고용 소재로 제품화한 사례도 있다. LG하우시스가 유리 대체용 소재들을 개발, 출시했던 게 대표적이다. 하지만 플렉스나 시트류와 같은 광범위 소재가 아닌 만큼, 아직 시장 정착 초기화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정부의 정책에서 비롯된 간판 트렌드의 전환은 이렇게 관련 소재 시장에 급격한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에따라 소비자들의 요구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고, 업계 한편에서는 이같은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기 위한 개발 노력이 한창이다. 여기에는 플렉스와 같이 한 시대를 평정할 수 있는 간판 소재를 개발하겠다는 의지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그렇게 자리잡은 소재는 등장하지 않고 있으며, 다양한 소재들이 실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춘추전국시대에 머물러있다. 한편에서는 앞으로 플렉스와 같은 강력한 소재의 등장은 어렵다고 한다. 입체 간판은 소재를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는 여지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다변화되는 소재에 주목되고, 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