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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30 16:20

(특별심층기획) 기금조성용 옥외광고 사업의 허와 실 ② 엉터리 사업계획이 사업을 망쳤다

  • 특별취재팀 | 251호 | 2012-08-30 | 조회수 2,735 Copy Link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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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무시한 탁상행정에 사업자 선정 연거푸 실패
수시로 기준 바꿔가며 1년6개월간 15차례 입찰 되풀이
야립 86기(27%)는 끝내 선정 못해… 낙찰업체들도 엉터리계획에 골병

■ 업계를 경악시킨 무모한 사업계획
2008년 5월 30일 옥외광고센터가 문을 열자 업계에는 아연 활기가 넘쳤다. 너나없이 센터에서 주관할 기금조성용 옥외광고사업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쏟았고 센터 및 센터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소식을 갈망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업계에는 센터를 비판하고 사업을 걱정하는 말들이 넘쳐났다. 센터 사람들이 광고를 잘 모르는데다 야립광고에 대해 부정적 편견을 갖고 있고 사업을 너무 만만하게 보는 것같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공무원 출신들이라 그런지 소통이 전혀 안되고 고압적이며 오만하다는 비판도 많았다.
이런 우려와 비판 속에서 그해 12월 31일 사업자 선정 입찰 공고를 통해 광고물의 설치기준과 최저 기금납입금 등 사업의 내용이 모습을 드러내자 업계는 실망을 넘어 경악했다.
과거 특별법때에 비해 광고물의 크기를 줄이고, 높이를 낮추고, 도로로부터의 이격거리를 늘리고, 조명을 더 어둡게 하되 설치 수량과 납입기금 액수는 대폭 늘린 것이 센터 사업계획의 골자였다.
7월에 개정된 시행령이 어느 정도 예고해 주고 있었지만 센터의 이 사업계획은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있었다.
어떤 이는 “사업성은 없고 리스크만 크다”고 단언했고 어떤 이는 “일부러 사업을 망치기 위해 엉터리로 만든 계획같다”는 말로 비현실성을 질타했다.
업계는 여러 차례 모임을 갖고 집단 보이콧 움직임까지 보였다. 당시 센터의 사업계획이 얼마나 무모하고 엉터리였는지는 이후 이 사업이 진행돼 가는 과정을 통해 여실히 입증된다. 
개찰일에 뚜껑을 연 결과는 대규모 유찰이었다. 6개 권역중 1권역과 6권역만 가까스로 2개씩 사업자가 응찰해 낙찰됐을 뿐 3분의 2인 4개 권역이 유찰됐다. 이들 권역은 응찰업체가 한 곳도 없었다. 이 때 낙찰받은 2개 업체도 이후 센터의 엉터리 계획 때문에 이루 말할 수 없는 고초를 겪고 손실을 보아야 했다. 특히 6권역 낙찰은 업계에 의외의 ‘사건’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리고 나중에 자세하게 살펴 보겠지만 실제 사업추진 과정에서 6권역을 둘러싸고는 상식선에서 도저히 납득될 수 없는 각종 의혹과 사건들이 벌어지게 된다.

■ 대량 유찰사태의 시작
센터의 사업계획이 엉터리였음은 해가 바뀐 뒤 실시된 2차 입찰때부터 더욱 명료하게 드러난다. 센터는 40여일 뒤인 2009년 2월 10일 입찰조건을 고수한 채 2차 입찰을 실시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물량 전체가 유찰됐다.
그러다가 1주일 후 차수가 변하지 않는 재공고 입찰 방식을 통해 가까스로 2권역 사업자를 선정했다. 그런데 이 때도 업계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후 이 권역을 둘러싸고도 앞의 6권역 못지않은 의혹과 사건들이 벌어지게 된다.  
두 차례 입찰과 한 차례 재공고입찰을 했음에도 절반 이상의 물량에 대해 사업자를 선정하지 못한 센터의 사업계획은 3차 입찰 때부터 갈짓자로 춤을 추기 시작한다. 그리고 정부와 센터가 법령과 가이드라인 등을 통해 금과옥조처럼 강조했던 원칙들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 허물어진다.센터가 3차 입찰을 공고한 것은 8월 28일. 2차 입찰 이후 5개월이 경과된 시점이었다. 
공고 내용은 1, 2차때와 완연히 달랐다. 기존의 사업계획 틀을 완전히 무너뜨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파격적이었다.
우선 사업물량을 대폭 손질했다. 입찰물량을 잘게 쪼개 3개 대권역을 8개 소권역으로 재편했다. 넣고 빼기를 가미해서 선호도가 떨어지는 노선의 일부 수량을 서울~춘천, 울산, 중앙 고속도로 수량으로 대체했다.
이는 사업자의 구매부담을 줄이고 구매의욕을 고취시키기 위한 것이지만 애초의 사업게획이 잘못됐음을 보여주는 반증이기도 했다.  
여기에 공고 직전 옥외광고정책위원회 의결로 특례규정을 만들어 올림픽대로 등 선호도가 높은 3개 도로의 45기에 대해 적용했다. 
도로와의 이격거리 제한을 ‘30m 이상’에서 최대 ‘2m 이상’으로,  높이 제한을 ‘30m 이하’에서 최대 ‘70m 이하’로  완화하는 내용의 이 특례규정은 해당 광고물의 사업성을 크게 높이는 조치였다. 하지만 동시에 국가 광고물 법체계의 근간을 흔들고 이 사업계획이 얼마나 엉터리로 짜여지고 무원칙하게 굴절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초이기도 했다.
엄격한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국가계약법에 의한 공개경쟁 입찰로 진행한다고 했지만 도중에 입찰참여의 자격과 조건을 센터의 필요와 입맛에 맞춰 이리저리 수정하기도 했다.
먼저 개별 사업자의 단독 응찰도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다수 사업자의 참여를 위해 도입했다던 공동수급(컨소시엄) 방식이 유명무실해졌다. 
동일 사업자의 대권역 내 복수응찰을 허용하고 기존 낙찰자의 추가 응찰을 허용한 조치도 다수 사업자의 참여라는 당초 취지와는 배치되는 것이었다.
권역별로 2인 이상의 유효한 입찰자중 예가 이상 제시한 자중에서 최고가 제시자를 낙찰자로 선정하던 방식도 1인 이상의 유효한 입찰자 중 예가만 넘으면 선정되는 것으로 바꿨다.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11조는 “경쟁입찰은 2인 이상의 유효한 입찰로 성립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매출실적도 50억원 이상에서 15억원 이상으로 입찰 문턱을 낮췄다.  그러나 이러한 파격적인 조치들에도 불구하고 3차 입찰에서도 8개 소권역 중 2개 소권역에서만 사업자가 선정됐다. 사업성이 많이 좋아졌지만 사업기간 4년중 이미 8개월이 경과, 기간의 리스크가 커졌기 때문에 약발에 한계가 있었다.
그러자 센터는 다시 권역 재편과 예가 하향조정을 한 후 그해 연말까지 4차 입찰과 4차 재공고 입찰, 5차 입찰을 실시해 3개 소권역의 사업자를 선정했다. 그리고 그해의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예가를 대폭 낮춰 6차 입찰을 실시했지만 이 때부터는 백약이 무효였다. 사업기간이 얼마 남지 않아 사업자가 투자비를 회수하는 것이 이미 불가능해진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 6개월 사이에 예가 반토막
이 때부터는 입찰과 유찰이 기계적으로 반복됐다. 응찰자가 있든 없든 예가를 낮춰 공고하고 유찰되면 바로 당일날 예가를 또 낮춰 새로 공고를 하는 식의 입찰을 위한 입찰이 8일 단위로 되풀이됐다. 이런 입찰은 사업기간이 1년 반 이상 경과된 2010년 7월 들어서야 멈춰섰다. 사업기간 4년짜리의 사업자를 선정하기 위해 무려 1년 반에 걸쳐 공고와 재공고를 합해 모두 15차례의 입찰을 거쳤다. 가히 ‘입찰 대장정’이라 불러도 좋을 만했다.
그럼에도 3개 소권역은 끝내 사업자 선정에 실패했다. 3개 소권역의 광고물 수량은 86기. 전체 야립수량 319기의 27%에 해당하는 수치다. 5차 공고때 이 3개 권역의 예가 총액은 162억원. 그로부터 6개월 뒤 실시된 최종 12차 입찰때의 예가 총액은 75억원. 절반 이하로 예가를 낮췄지만 그 어느 사업자도 거들떠보지 않았다.
센터가 당초 입찰에 부친 물량은 369기. 경위야 어쨌든 낙찰된 물량은 283기. 그러나 입찰 공고문에는 있으나 실제로는 설치할 수 없는 물량이 태반이어서 지난 6월말까지 실제 설치된 물량은 절반인 140여기에 불과하다. 센터의 사업계획이 얼마나 엉터리였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또 하나의 증좌다.  
업계는 센터가 처음부터 업계의 의견을 경청, 현실적인 사업계획을 만들어 입찰에 부쳤더라면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최소한 센터가 유찰사태에 직면해서 취했던 조치들만이라도 선행했더라면 사업이 만신창이가 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그런데 사업자 선정이 이처럼 처참하게 실패하고, 실패의 원인이 명확하고,  그에 따른 손실이 막대함에도  이에 대해 책임지는 사람은 전혀 없다.
한편 반복되는 입찰로 귀중한 사업기간이 탕진되는 사이 일부 낙찰된 권역에서는 센터와 사업자간에 편법과 비리 등 부조리가 싹을 틔운다.

특별취재팀 [ⓒ SP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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