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중 기자 | 251호 | 2012-08-30 | 조회수 3,270
Copy Link
인기
3,270
0
디지털사이니지의 진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최첨단 하드웨어 기술과 통신 서비스가 융합되면서 일반 핸드폰이 스마트폰으로 발전한 것만큼이나 극적인 변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 이른바 3세대 디지털사이니지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본지는 무한한 잠재력과 불안함이 공존하고 있는 3세대 디지털사이니지 산업을 2회에 걸쳐 집중 분석해 본다.
인터랙티브 방식·발현 시점에 대해 더 창의적인 접근 필요 운영·관리 비용 최소화 할 수 있는 환경 구축이 당면 과제
디지털사이니지에 대한 기대가 관련 산업에 전방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결국 어떤 형태와 방식의 매체가 성공적인 수익사업으로 안착하느냐가 모두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현재 국내 다양한 공간에서 디지털사이니지 사업이 전개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성공적이라 평가받고 있는 사업은 많지 않다. 물론 대부분의 사업이 초기 단계라고 할 수 있는데다, 정확한 효과분석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만큼 기존 사업에 대한 평가 자체가 어려운 이유도 있다. 하지만 디지털사이니지 사업을 통해 기대만큼의 수익을 창출해 내기 어렵다는 점에 대해서는 업계 대부분이 공감하고 있는 바다. 그렇다면 과연 디지털사이니지가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2부에서는 업계 전문과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앞으로 디지털사이니지 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진단해 봤다.
▲인터랙티브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 모색 최근 디지털사이니지 업계의 가장 큰 고민거리 중 하나는 어떤 인터랙티브 방식이 소비자의 호응을 얻을 것이냐에 대한 문제다. 이제 터치스크린 위주의 단순한 방식만으로는 눈높이가 높아진 소비자들의 이목을 사로잡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따라서 저마다 차별화된 인터랙티브 기능의 구현을 목표로 다양한 분석과 실험을 거듭하고 있다. 이오엠라이브의 황선범 부장은 “이제 디지털사이니지는 단순한 광고 스크린이 아니라 하드웨어와 콘텐츠, 공간디자인 등이 하나로 통합된 미디어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는 만큼, 인터랙티브 기능도 개별 미디어와 소비자 간의 소통을 넘어 공간 전체와의 소통을 전제로 기획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인터랙티브의 단계를 최소화하고 보다 즉각적인 소통이 이뤄지는 방향이 효과적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제일기획의 최상혁 프로는 “그간의 경험에서 볼 때 소통 단계의 과정이 많고 시간이 걸리면 광고매체로서의 효용도는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며 “더 즉각적이면서도 의외성을 가진 인터랙티브 콘텐츠가 소비자에게 효과적으로 어필할 수 있다”고 짚었다. 바이널아이의 이범준PD는 인터랙티브 콘텐츠 개발에 앞서 해당 공간의 특성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철역, 버스정류장, 공항, 극장, 쇼핑몰 등 모든 공간은 목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각각의 공간이 지닌 기능과 목적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곳에서 사람들이 어떠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는가를 철저히 분석해야 한다”며 “이 분석을 바탕으로 인터랙티브의 형태·발현 시점 등의 사안에 대해 더 창의적이고 구체적으로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플랫폼 간 콘텐츠 공유 문제 해결돼야 콘텐츠의 제작·유지·관리에 소모되는 비용이 매우 높은 점은 디지털사이니지의 당면 해결과제로 지적됐다. 인터랙티브 디지털사이니지의 경우, 콘텐츠 개발 비용이 하드웨어 구축비용 이상이 될 만큼 많은 비용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또 콘텐츠를 교체하고 새로운 프로그램을 투입하는 등 유지관리에 소모되는 비용도 크다. 따라서 이런 콘텐츠 관련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안의 필요성에 대해 업계 전체가 공감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 간의 콘텐츠 공유 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현재 여러 공간에서 수많은 형태의 디지털사이니지 플랫폼들이 나타나고 있지만, 문제는 하나의 콘텐츠가 이 모든 플랫폼에서 공유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각각의 플랫폼들이 사용하는 미디어의 크기와 형태가 다르고, OS의 호환성에서도 차이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같은 콘텐츠를 적용한다고 해도, 각각의 플랫폼마다 콘텐츠의 형태 변경(마스킹) 작업이 이뤄져야 하며, 그에 따른 추가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제일기획의 최상혁 프로는 “광고매체의 디지털화에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미디어 다양화 현상에 따라 광고주가 지불해야 할 비용이 증가하게 되는 점”이라며 “다양한 플랫폼간의 콘텐츠 공유 등의 문제에 대해 합리적인 해결방안이 제시돼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스타급 광고 플랫폼의 등장 필요한 시점 위에서 언급했듯 디지털사이니지는 아직까지 불안요소가 많은 사업이다. 이런 연유로 관련 업체들은 시장의 선점을 노리면서도, 한편으로는 앞서 확실한 성공사례가 등장하기를 내심 바라고 있는 눈치다. 다시 말하자면 디지털사이니지계의 ‘스타 탄생’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스타급 매체의 등장은 시장에서 아직까지도 불안감이 팽배해 있는 디지털사이니지 시장에 확실한 전환점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비록 경쟁사의 성공일지라도 반길 수 있다는 게 그들의 속내다. 더불어 성공적으로 안착한 사업 모델에 대한 벤치마킹을 통해 한결 안정적인 환경에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점도 이를 기대하는 이유다. 한 전문가는 “현재 디지털사이니지에 대한 기대가 많지만 실제 광고주의 경우 이 새로운 광고매체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데다, 소비자들도 아직 광고매체로서의 디지털사이니지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며 “광고주 및 소비자들의 인식을 한방에 전환시켜 줄 수 있는 스타급 매체의 탄생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1
제일기획 디지털미디어 크리에이티브팀 최상혁 프로
‘디자인된 기술’이 매력적인 디지털사이니지 만들어
제일기획 디지털미디어 크리에이티브팀의 최상혁 프로는 지난 2008년부터 새로운 디지털미디어 기술을 광고매체로 현실화시키는 작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최초로 투명 디스플레이 광고매체를 탄생시키는 등 국내 디지털사이니지의 트렌드를 이끌어 가고 있다. 그가 생각하는 디지털사이니지 사업의 성공 요건에 대해 들어봤다.
-디지털사이니지 사업이 성공하려면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나. ▲접근방식이 달라져야 한다. 기술 개발이 아니라 ‘기술을 디자인하는 작업’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본다. 디지털사이니지 관련 수많은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는데, 기술이 우수하다고 해서 광고매체로서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런 기술들을 공간의 특성에 맞게 사용방식부터 형태, 콘텐츠, 서비스까지 총체적으로 디자인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이런 작업을 통해 기술이 소비자에게 매력적으로 기억되고, 그에 따라 의미있는 콘텐츠가 끊임없이 재생산되면서 광고가 시너지를 얻게 되는 것. 이것이 디지털사이니지 사업의 키포인트라고 본다. 또한 지금의 디지털사이니지 시장은 콘텐츠-디바이스-공간디자인-네트워크의 가치사슬이 복합적으로 연계돼 있는 플랫폼 사업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총체적으로 관장할 수 있는 전문가의 필요성도 강조되고 있다.
-제품(매체) 개발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가장 중요한 점을 말하기에 앞서, 가장 먼저 고려해야 될 부분은 ‘비용’이다. 앞선 기술과 좋은 아이디어를 제안하면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지만, 비용이 예상을 상회하게 되면 결국 투자가 이뤄지지 못하는 게 대부분이다. 특히 디지털사이니지 사업은 아날로그 매체에 비해 훨씬 많은 투자비용이 발생하는 분야다. 하드웨어의 구축비용도 높을 뿐 아니라 지속적 콘텐츠 업데이트 등을 고려하면 운영관리 비용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따라서 더 진보된 기술의 발굴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적정 비용 안에서 최선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매체를 만들어내는 게 현안이 될 수밖에 없다. 물론 기술의 트렌드를 앞서가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 하지만 디지털사이니지는 최첨단 기술을 사용한다고 해서 반드시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 반대로 별 것 아니어 보이는 기술로도 성공적인 매체를 만들 수도 있다. 이것이 일반 전자제품과 광고매체의 차이점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가장 중요한 점은 역시 ‘크리에이티브’라고 할 수 있겠다.
-인터랙티브 기능의 방향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다. ▲소통 과정의 단계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본다. 광고매체의 입장에서 소비자들이 많은 시간을 허비하면서까지 광고를 봐주길 바라는 것은 욕심이다. 공간 특성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개 소비자들이 광고매체와 마주한 몇 초안에 즉각적으로 소통이 이뤄져야 호응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의외성, 즉 ‘펀(fun)’의 개념이 필요하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이라도 소비자의 흥미를 끌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다. 좀 더 대담하면서도 유쾌하게 소비자의 관심을 유도할 수 있는 기술이 디지컬사이니지에 필요한 덕목이다.
-지금 관련 시장에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보나. ▲지금은 스타급 디지털사이지 광고매체의 탄생이 필요한 시점이다. 디지털사이니지는 아직 리스크가 큰 사업이고, 비용과 소비자의 인식 부족 등 넘어야 할 벽도 많다. 하지만 누군가는 과감하게 시장의 흐름과 소비자 니즈를 읽고 시장을 개척해 나가야한다. 뛰어난 선구자가 있으면 후발 주자도 힘을 낼 수 있다. 그런 차원에서 스타급 디지털사이니지의 탄생을 기대해 보며, 우리도 성공적인 디지털사이니지의 개발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인터뷰 2
아바비젼 김희정 연구소장
클라우드·HTML5 등 차세대 웹 환경에 주목해야 할 시점
아바비젼은 멀티터치기술을 주력으로 하는 디지털사이니지 전문 개발업체로서 여러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다양한 공간에서 의미 있는 실적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 업체가 참여한 프로젝트 중에는 디스트릭트의 스티커스 등 떠들썩한 이슈가 됐던 사업도 적지 않다. 회사의 기술 및 제품 개발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최희정 연구소장은 이전, 현대IBT(구 현대IT)의 기술연구소장을 역임하는 등 디지털사이니지 전문 개발자로서 오랜 기간 암약해왔다. 그에게 디지털사이니지 기술의 당면과제에 대해 질문을 던져봤다.
-디지털사이니지 하드웨어 기술의 트렌드는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보나. ▲광고 수단의 역할과 별도로 공간 미디어적 측면에서 볼 때 디지털사이니지의 역할론 자체가 지속 확대되고 있으며, 그에 따라 다양한 기술이 융복합되고 있다. 현재도 디지털사이니지는 광고판과 정보게시판, 엔터테인먼트의 성격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트렌드는 더욱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는 상황인지 기능과 N스크린, M2M(기계간 통신) 등 새로운 기술·서비스가 융합되면서 더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선 상황인지 기능이 앞으로 핵심 콘텐츠가 될 것으로 보는데. ▲맞다고 본다. 앞으로의 디지털사이니지에서 상황인지 기능은 핵심이자 필수적인 콘텐츠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터치스크린은 이제 디지털사이니지에서는 당연히 있어야 하는 기능이 됐다.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것이다. 그 이상의 체험을 제공하기 위해선 상황인지 기능을 통한 인터랙티브 기능이 적용될 필요가 있다. 동작감지나 안면인식 등 상황인지 기능 기반의 인터랙티브 디지털사이니지는 앞으로 더욱 새롭고 다양한 콘텐츠의 개발이 이뤄지게 할 것이다. 또한 상황인지 기능은 디지털사이니지의 광고효과 분석도 가능하게 한다. 이 광고를 누가, 어떻게, 언제 보게 되는지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어 지역별, 시간대별로 어떤 광고를 집행해야 가장 효율적인지에 대한 데이터를 구축할 수 있다. 광고주의 입장에서는 아주 매력적인 제안이다.
-현재 디지털사이니지 산업이 당면한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나. ▲다양한 플랫폼에서 콘텐츠가 공유될 수 있는 네트워크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현재 하드웨어적으로는 많은 발전이 이뤄졌으며, SF영화 속에서나 봤을 법한 기술도 실현이 가능한 수준에 왔다. 하지만 그런 기술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콘텐츠 제작 및 유지, 관리에 들어가는 비용이 매우 크다. 특히 아직 디지털사이니지는 표준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플랫폼간의 콘텐츠 호환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모든 매체가 저마다의 콘텐츠를 별도로 개발해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 문제다. 따라서 이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중요한 대목이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이라고 보나. ▲우선은 ‘클라우드’다. 클라우드 기반의 디지털사이니지 플랫폼은 데이터의 교류를 더욱 원활하게하며, 콘텐츠 운영에 투입되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특히 클라우드는 앞으로 전개될 N스크린 환경의 핵심으로서 모바일과의 연계 등 디지털사이니지 서비스를 확장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다. 다음으로 주목할 부분은 HTML5 기반의 새로운 웹환경이다. 이론적으로 HTML5 기반의 디지털사이니지는 HTML5 웹 표준을 사용함으로써 디바이스의 종류나 운영체제에 관계없이 콘텐츠의 공유가 이뤄질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으로 이런 기술을 활용한 콘텐츠 마켓의 개발도 필요하다고 본다. 소비자가 많은 콘텐츠 개발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스마트폰의 ‘앱’처럼 다양한 콘텐츠를 편리하게 구매해 쓸 수 있는 마켓의 개발이 이뤄지면 디지털사이니지 시장이 더욱 활성화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