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중 기자 | 252호 | 2012-09-13 | 조회수 4,0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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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본 기사와 아무런 관계 없습니다.
불과 1년새 큰 폭 하락… 땡처리 판매마저 잦아 제작업체 대부분이 적자… 새 수익 사업 찾느라 혈안
최근 유가 급등에 따라서 철판이나 염료, 아크릴 등 간판 제작에 필요한 모든 소재들의 가격이 인상되고 있는 가운데, 유독 가격이 오르기는커녕 날로 뚝뚝 떨어지고 있는 소재가 있다. 바로 간판용 LED모듈이다. 이미 바닥을 치고도 남았다고 여겨졌던 간판용 LED모듈 가격이 또 다시 추락하면서 관련 업체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사인용 LED모듈의 가격은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3구형 백색 제품을 기준으로 봤을 400~500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작년 여름 본지가 조사했던 시장 가격과 비교할 때, 불과 1년새 15% 가량이 더 낮아진 상황이다. 이처럼 모든 간판 소재의 가격이 상향조정되고 있음에도, LED모듈의 가격만 뚝뚝 떨어지는 이유는 과당경쟁과 경기침체로 궁핍해진 시장 상황을 가격 파괴를 통해 극복하려는 업체들의 움직임이 지나치게 과열됨에 따라서다.
▲BLU용 LED칩 재고 물량 사인시장에 덤핑으로 풀려 특히 최근에는 수익률 마지노선이라고 여겨졌던 400원대의 가격선 마저 무너뜨린 300원대의 제품까지 유통되면서 LED모듈 업체들의 단가 경쟁은 극으로 치닫고 있다. 이 초저가 제품의 등장은 일부 LED칩 제조사가 LED TV판매 부진에 따라 재고로 남게 된 BLU용 LED칩의 재고를 사인 시장에 덤핑 판매한데서 시작됐다. 몇몇 LED모듈 제조사가 이 칩을 쓴 초저가 제품을 시장에 공급하기 시작하자, 거래처를 뺏길 것을 우려한 업체들도 동일한 칩을 사용한 제품을 출시하는 등 저마다 파격적인 가격인하 전략으로 맞대응에 나서면서 결국 유통 가격이 전체적으로 추락하게 된 것이다. 결국 300원대의 초저가 제품을 출시하며 바람몰이를 하고자 했던 업체들도 기대했던 만큼의 성과는 내지 못한 채 유통마진만 깎아먹게 된 결과를 초래했다. 또한 여러 소식통에 따르면 사인시장에 풀린 BLU용 LED칩은 제조사 측에서 염가 상품인 만큼 제조사의 브랜드명을 기입하지 않는 것은 물론, AS조차 불가하다는 단서를 걸고 판매하고 있다. 따라서 제품의 불량 발생시 전적으로 모듈 제조사에게 책임이 전가될 수밖에 없어, 향후 여러 가지 역작용도 우려된다는 것이 이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LED모듈 제조업체 A사 관계자는 “BLU용 LED칩을 쓴 저가품들은 품질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데다, 한시적으로 판매되는 이벤트 상품에 불과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사라질 것이라고 본다”며 “그러나 문제는 소비자들이 그 가격에 길들여진다는데 있는 만큼, 당장의 이익에 시장 가격을 무너뜨리면 향후에는 그 피해가 고스란히 돌아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략적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몸부림일 뿐 누구나 폐해를 예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LED모듈 시장의 저가 경쟁은 여전히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유는 LED모듈 제작에 쓰이는 원자재 대부분이 구매량에 따라 가격차가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미 저가 경쟁 레이스에 뛰어든 업체들은 수익성 개선보다 시장 점유율 확보에 주력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여기에 당장의 현금 확보가 중요한 업체들의 경우 수시로 ‘땡처리 판매’까지 나서면서 저가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결국 박리다매를 통해 점유율만 높이고 보자는 업체들의 불합리한 전략과 경기한파에 따른 저가품 선호현상 등 여러 시장 상황이 맞물리며 LED모듈 시장의 저가 레이스는 종반을 향해 치닫고 있다. 하지만 ‘총성 없는 전쟁’과 같은 LED모듈업체들의 저가 경쟁의 끝은 그리 희망적이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시장 확대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 아니라, 당장의 생존을 위한 몸부림에 가깝기 때문이다.
▲‘이제 모듈 팔아서 수익은 없다’… 새 시장 개척이 관건 치열해진 가격 경쟁으로 인해 LED모듈 제조사들의 마진은 심각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업체들 사이에서는 ‘국내에서는 팔면 팔수록 손해’라는 말이 농담 아닌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분위기다. 또 다른 A사 관계자는 “모듈 1개를 팔아서 단돈 몇 십원이라도 남기려면 최소한 500원 이상은 받아야 하는데, 지금의 가격논리로는 마진이 10원도 어렵다”며 “당장 자금 순환을 위해 팔고 있지만, 사실 인건비와 관리비 등 부대비용까지 생각하면 팔수록 부채가 쌓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황망한 심정을 토로했다. 물론 이것은 일부 사례일 뿐, 모든 LED모듈제조사들의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하지만 백색 제품의 경우에는 치열한 경쟁 속에 마진이 철저하게 깎여진 만큼, 업계의 80%가 백색 LED모듈 판매로는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주 수익원이었던 LED모듈의 수익성이 바닥을 치면서, 업체들은 새로운 수익 구조를 만들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새 먹거리를 찾지 못하며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위기감에서다. 이미 다수의 LED모듈 업체들은 국내 시장에서 발을 빼고 해외 시장 개척에 주력하고 있으며, 내수 판매에 힘쓰고 있는 업체들도 하루가 멀다하고 LED형광등, 경관조명, LED스탠드 등의 신제품을 쏟아 내며 수익 다각화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LED모듈 업체 S사 관계자는 “이제 간판용 LED모듈은 브랜드 존속을 위한 구색에 불과할 뿐, 사실상 수익원이 될 수 없다”며 “적극적인 해외 시장 진출, 독자적인 기술 개발을 통한 특화 시장 개척, 품목 다변화 등 혁신과 변화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