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기사

2012.09.13 14:08

(특별심층기획) 기금조성용 옥외광고 사업의 허와 실 ③ 의혹과 비리 투성이 홍보탑 광고사업…上

  • 특별취재팀 | 252호 | 2012-09-13 | 조회수 2,058 Copy Link 인기
  • 2,058
    0


행안부가 감액을 종용하고 센터는 불법으로 합의서 작성
‘공항’을 ‘인천공항’으로 변경… 두 글자에 수십억원 기금 날아가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난 비리·부실의 실상들
 -‘낙찰금액 80% 감액’의 재구성
 

지난 2009년 1월 16일 기금조성용 광고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결과가 공개되자 업계는 크게 술렁거렸다. 6권역 홍보탑 낙찰 결과 때문이었다. 낙찰금액은 85억원. 예가 58억원보다 무려 47% 27억원이 더 많았다. 금액도 화제였지만 컨소시엄을 구성한 C사와 I사 두 업체의 투찰 배경을 놓고 말들이 많았다. 당시 홍보탑 물량은 과거에 홍보탑 사업을 했던 업체들을 포함해 많은 매체사들이 광고물 설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 검토 자체를 외면하던 분위기였다.

따라서 업계는 예가의 절반 가까이를 더 써낼 때는 무언가 확실하게 믿는 바가 있기 때문일 것이라는 추측과 기금 사업을 잘 모르기 때문에 무모한 선택을 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엇갈렸다. 그리고 얼마 뒤 이 사업과 관련된 숱한 설들이 나돌았다. 그리고 그로부터 1년뒤 감사원이 공공분야 옥외광고 사업 전반에 대한 감사를 벌이고 결과를 공개했다. 결과는 충격적이다. 지난 호에서 살펴본 설치가능 여부에 대한 조사와 검토가 결여된 엉터리 계획서의 작성 및 승인 부분을 제외하고 계약된 기금이 불법 합의서 작성 등을 통해 부당하게 대폭 깎여진 과정 등을 감사 결과를 토대로 재구성해 본다.

■ 부당한 기금 감액
2009년 1월 28일 센터에서 C컨소시엄과 계약금액 85억10만원에 6권역 홍보탑사업 계약이 체결됐다.
입찰공고와 계약서에 따르면 6권역은 설치 장소나 장소별 수량을 특정하지 않고 전국 공항, 철도역사, 고속도로휴게소 등 872개소를 대상으로 홍보탑 50기를 사업자가 자기책임하에 설치하는 것으로 돼있다.
사업자는 허가의 지연이나 불허가 등으로 사업을 하지 못하는 것을 이유로 계약금액의 변경 및 납부기한 연장을 요구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센터는 앞서 한 업체가 광고사업 지연책임에 관해 질의한데 대해 “장소임대 등은 사업자의 책임이며 불허가 등으로 인하여 사업을 하지 못함을 이유로 계약금액 변경을 요구할 수 없다”는 회신을 보냈다.
센터는 또한 1월 28일 계약 체결시에도 C컨소시엄이 장소임대와 설치허가 지연 등의 경우 계약금액을 변경할 수 있도록 계약서에 명시하자고 요청하자 앞의 이유를 들어 수용하지 않았으며 이에 C컨소시엄은 이에 동의하고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
센터는 장소임대 불허로 사업이 지연되는 경우 계약금액 감액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정부법무공단의 법률자문을 받은 바도 있다. 그런데 C컨소시엄은 인천공항에 장소 임대를 요청했다가 허락되지 않자 계약금액 감액 등을 요구하는 민원을 행안부, 지방재정공제회 등에 제기하였고 행안부는 센터로 하여금 계약금액을 감액하는 계약변경을 ‘종용’하였다.
이에 센터는 공항분 34기에 대한 6개월분 기금 7억 4,332만원을 감액하고 추후 공항 물량을 확정할 때 계약물량 조정 및 계약금액을 변경하겠다는 방안을 마련하여 옥외광고정책위원회 심의안건으로 행안부에 제출했다.
그런데 센터는 계약물량 50기 전체의 6개월분을 감액하는 것으로 수정한 심의안건을 임의로 마련, 위원회에 상정하여 심의를 받고 이를 근거로 행안부와 협의한 금액보다 약 3억 4,980만원 더 많은 10억 9,311만원을 감액해줬다.


■ 합의서 부당 체결
6권역 홍보탑 50기는 사업자가 사업성, 임대가능여부 등을 고려하여 전국 872개소 중에서 선정하여 사업을 추진해야 하고 부지임대 불허로 추진이 지연되었다고 하더라도 계약을 변경해서는 안된다.
또한 지방재정공제회 위임전결규칙에 따르면 센터의 계약업무는 이사장의 결재를 받도록 되어있다.
그런데 센터는 7월 20일 실무자들이 이사장 결재도 받지 않고 업체 관계자들과 계약변경을 위한 합의서를 임의로 작성·체결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이 3억4,980만원을 과다하게 감액해줬다.
더욱이 실무자들이 인천공항을 현장답사하여 설치가능한 홍보탑이 10개 내외라고 판단하였고, 인천공항공사로부터 홍보탑 설치를 불허한다는 사실을 통보받아 인천공항에 설치가 불투명함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50기중 (김포공항과 김해공항이 포함된)공항에 설치할 34기 모두를 수익성이 높은 인천공항으로 몰아주기 위하여 “ ‘공항’ 허용물량 확정시 계약금액을 변경 한다”는 행안부의 승인내용과 다르게 “ ‘인천공항’ 물량 외 16기는 사업자의 책임하에 수행하고 ‘인천공항’ 물량 확정시 계약금액을 조정한다”고 합의서를 멋대로 작성했다.
이 과정에 허남만 광고지원단장(당시는 광고사업단장)은 C컨소시엄의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명목으로 광고판매 수익성이 높은 인천공항에 홍보탑 수량을 늘려줄 목적으로 업체의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여 앞의 표현대로 합의하여 줄 것을 B부장과 S부장에게 지시하였다.
허 단장은 계약담당인 B부장이 당초 계약서나 행안부 승인내용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변경합의해서는 안되고 변경하더라도 이사장과 센터장에게 보고하거나 결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합의서 체결을 반대했음에도 보고나 결재를 받지 않은채 부당하게 합의하고 실무직원으로 하여금 합의서에 법인 인감을 날인하도록 지시하였다.
그 결과 인천공항에 홍보탑 34기가 설치되지 않을 경우 C컨소시엄에서 그 만큼 감액을 요구하게 되면 추가 감액을 해주어야 하는 등 기금 조성에 지장이 초래되었고 법적 분쟁도 우려되고 추가 감액 금액은 36억원에서 52억원으로 예상된다고 감사원은 전망했다.

■ 수십억원 날려먹은 ‘인천’ 두 글자의 힘감사원의 법적 분쟁 우려와 추가감액 예상은 정확하게 맞아 떨어졌다. 
C컨소시엄은 공제회를 상대로 기금 감액을 요구하는 소송을 법원에 제기했다. 법원도 합의서를 근거로 당초 계약했던 기금액수를 대폭 감액하는 조정안을 제시했고 공제회는 이를 수용했다.
이에 따라 C컨소시엄이 납입할 기금의 액수는 당초 계약금액 85억원에서 약 69억원이 줄어든 16억원 정도로 쪼그라들었다.


허남만 단장 “행안부가 조작… 정년퇴직후 고발할 생각”
발언의 신빙성 여부에 관계없이 새로운 파장 예고

감사원 감사결과와 관련해 본지 취재진이 전화질문을 하자 허남만 옥외광고센터 광고지원단장은 억울하다면서 만나서 얘기하고 싶다고 했다.
허 단장과의 대면은 9월 6일 오전 서울 마포구 공덕동 소재 지방재정공제회 건물 18층의 옥외광고센터 광고지원단장실에서 두 시간쯤 이뤄졌다. 허 단장은 개인문제가 아닌 공적 문제라는 점을 여러번 강조해가며 말을 아끼는 듯했다. 하지만 행안부에 불만이 많은 듯 ‘행안부가 조작’, ‘행안부 Y사무관이 감사원과 짜고 한 일’ 등 표현에는 거침이 없었다.
자신의 발언이 다 근거가 있는 것임을 인식시키주려는 듯 준비한 한 묶음의 관련자료를 간간 들춰보고 일부는 보여주기도 했다. 취재진이 제공해줄 것을 요청하자 지방재정공제회에 정식으로 요청해서 받으라고 했다. 이에 취재진은 공제회에 문서로 제공을 요청했으나 공제회는 요청한 시간까지 제공을 하지도, 제공여부에 대한 입장표명도 해오지 않았다.  

-피해자로서 억울하다고 했는데.
▲정확한 정보를 드리겠다. 감사원 감사 결과는 정반대다. 행정안전부가 조작을 한 것이다. 2월 16일 청와대에 진정서를 냈다. 청와대에서 국민권익위원회로 이송했는데 권익위가 감사원 감사결과는 손을 못댄다고 했다. 내년 6월말이면 정년퇴직한다. 그때 고발할 생각이다.

-센터에는 어떻게 오게 됐나.
▲본부(행정안전부, 허 단장은 행정안전부를 ‘본부’로 호칭했다) 근무중 공모를 해서 사직을 하고 2008년 12월 2일자로 왔다. 당초에는 파견하는 것으로 돼있었는데 중간에 맹형규 장관 지시로 명예퇴직하고 가는 것으로 바뀌었다.

-지원동기는.
▲보수가 많고, 간섭을 덜받겠다 싶어서 지원했다.

-행안부에서 어떤 미션을 받은게 있나.
▲없다.

-감사원 자료를 보면 행안부가 계약 변경을 종용했다는 부분이 있는데.
▲있었다. 차관보가 지시했다.

-조작이 있었다고 했는데.
▲이 문제를 진작 까발리고 싶었다. 센터 업무를 보면 기본계획부터 자세한 내용을 본부 승인을 받고 하는데, 그 승인과정을 본부가 조작해버린 것이다. 감사원에서는 행안부 말만 들은 것이다.

-당시 행안부의 업무 담당은 누구였나.
▲Y사무관과 , S과장이다. 그 사람들을 고발할 것이다. 정상적으로 계획안을 올렸는데 과장, 사무관 라인에서 조작이 이뤄졌다.

-계획안에는 공항물량 34기를 6개월분 감액하는 것으로 해놓고 승인도 나기 전에 전체물량 50기를 감액하는 것으로 합의서를 써줬다는게 감사원의 지적인데.
▲본부 승인 받아서, 정책위원회 통해서 한 것이다. 원안대로 승인한다는 본부 공문이 있다.

-원안이 50기 전체를 감액하는 것으로 돼있었다는 것인가.
▲그렇다. 단장은 센터에서 허수아비다. 합의서도 당시 J센터장이 만들라고 지시해서 만든 것이다. 그 뒤에 자기들은 모른다고 빠졌는데, 센터장이 있는데 단장 맘대로 일을 할 수 있나.

-감사원 자료에는 단장이 이사장 직인을 무단으로 찍어 합의서를 작성해서 이사장과 센터장이 질책했다는 대목이 있는데 사실이 아닌가.
▲직인 찍는 과정에 B부장, S부장이 있었고 그들과 이야기해서 찍은 것이다.

-감사원 자료와 완전히 엇갈리는데.
▲감사원 지적은 단장 혼자 서류 조작하고 합의서 만들어서 감액해줬다는 것인데 공공기관에서 가능한 이야기인가. 행안부가 감액을 종용했고 본부에서 서류 만들라고 해서 만든 상황이다. 당시는 청와대 등에 민원이 가있었던 상황이다. 그렇게 해줘야 하는 분위기였다. J센터장이 지시했고 담당 부장이 만들어서 준비가 되어 있는 상태였다. 내가 도장 안찍었어도 누군가 찍게 돼있었다.

-‘공항 물량’이 ‘인천공항 물량’으로 바뀐 과정은.
▲‘공항물량’으로 된 합의서안을 B부장이 만들었는데 업체가 반대했다. 둘이 밖에 나갔다 오더니 공항에 인천을 넣어주자고 해서 내가 승인했다. 내가 쓴게 아니라 자기들이 만들어왔다. 나는 그 당시 업무 자체를 확실히 모를 때였다.



특별취재팀 [ⓒ SP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공유링크 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