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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27 10:21

사인시스템 엿보기- 여의도 IFC몰

  • 이승희 기자 | 253호 | 2012-09-27 | 조회수 4,267 Copy Link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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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사인은 미니멀하게~ 개별사인은 유니크하게~
불필요한 사인물 배제… 디자인엔 IFC몰 정체성 반영 
개별 입점 브랜드 매장 비주얼 크리에이티브 극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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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역구내로 연결되는 IFC몰 지하 입구 벽면 사인. IFC몰의 건물 외관 디자인을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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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하게 화장실에 뛰어들어가는 듯(?) 재미있고 익살스러운 화장실 사인이 개성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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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방향과 일치되게 디자인된 방향유도사인. 90도로 꺾인 모양이 빌딩 외관을 닮아있다. 역시 유니크한 디자인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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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잉형 안내사인. 대리석 소재를 사용하고 천장에 설치하는 만큼 하중을 고려해 사이즈를 최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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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사인물을 설치하지 않고 기둥 벽면에 디자인한 사인이 독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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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하고 군더더기없는 스탠딩사인. 인테리어 주소재인 대리석을 소재로 사용했다.

‘과부화된 머리와 멀어져라, 따분한 데이트와 헤어져라, 뻔한 스타일에서 벗어나라, 지루한 일상을 탈출하라’
지난 8월 30일 여의도 국제금융센터에 활짝 문을 연 IFC몰. 이 곳을 대변하고 광고해주었던 네가지 문구처럼, 바쁜 일상에 찌든 여의도에 신선한 자극제가 되고 있다. L사에 근무하고 있는 한 직장인은 “IFC몰의 오픈에 동료 여직원들이 열렬히 환호하고 있다”며 “점심때 푸드스트리트에 가면 음식점마다 인근 직장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길게 늘어선 행렬로 진풍경을 이룬다”고 전했다. 오픈 첫날 1만 2,000명(오후 6시 기준) 이상 방문객이 몰리기도 해 화제를 모았던 IFC몰은 오픈 당일 뿐 아니라 그 이후로 줄곧 방문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며 행복한 출발을 하고 있다. 여의도라는 ‘직장인의 섬’에 새로운 탈출구로 낙점된 IFC몰의 면면을 들여다보았다.

▲원형 스타일… ‘광장’ 같은 쇼핑몰
우선 IFC몰이 들어선 IFC서울은 29층~55층의 오피스빌딩 3개동과 콘래드호텔로 구성된다. IFC서울의 총 면적은 50만㎡(약 15만평)이며, IFC몰의 경우 총 3개층에 걸쳐 연면적 7만 6,021㎡에 이르는 규모를 자랑한다. 물론 앞서 영등포에 오픈한 타임스퀘어나 삼성동의 코엑스몰보다는 작은 규모이지만, 공간 효율의 극대화로 답답하게 막힌 실내라는 느낌이 전무하다. 
쇼핑몰 구성 자체가 외국에서나 볼 수 있는 원형 스타일을 기본으로 조성됐으며, 입점 매장들은 건물의 가장자리를 따라 병풍을 두르듯 배치돼 있다. 이에따라 광장같이 넒은 원형의 공간이 몰을 관통하며 형성돼 있고, 천장의 글라스 파빌리온을 통해 자연 채광이 들어와 탁 트인 공간에서 쇼핑하는 느낌을 준다.
어디에 있더라도 쇼핑몰의 모든 매장이 눈에 들어온다는 것도 이 곳의 특징이다. 이같은 설계는 홍콩 엘리먼트몰, 싱가포르 아이온오차드몰, 영국의 웨스트필드 등 세계 유수의 상업공간을 설계했던 영국회사 베노이가 맡았다.  

▲공공사인은 최소화·경량화
IFC몰에는 사인물이 그다지 많지 않다. 개별 매장사인 외에 몰 전체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공공사인의 경우 최소화하고 경량화하는 ‘미니멀리즘’을 추구했다. 일례로 오피스빌딩을 안내하는 사인의 경우 구조물을 별도로 설치하지 않고 벽면이나 기둥에 일체형으로 사인을 적용하는 등 디자인적인 방법으로 풀어나갔다.
이렇게 사인을 최소화한 것은 고객들이 사실상 굳이 사인물을 찾아보며 이동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주요 타깃고객을 상대적으로 길눈이 밝은 20~30대의 젊은층으로 확고하게 정하고 있는 만큼, 사인물이 과도하게 크거나 많을 필요도 없었다. 또한 IFC몰 자체가 원형의 광장을 중심으로 형성된 구조라 어딜가든 원하는 곳이 한눈에 들어와 불필요한 사인을 줄였다. 대신 부족한 부분은 디지털 안내사인시스템을 적재적소에 설치함으로써 보완했다. 
그러나 다소 적은 안내 사인물에 대한 방문객들의 지적도 종종 있다. 그래서 개발사인 AIG코리아부동산개발 측은 꼭 필요한 사인물의 종류와 위치를 모니터링 중이며, 향후 보완, 개선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사인 소재는 인테리어 주소재인 대리석을 사용해 전체 공간의 분위기에 맞췄다.
사실 설계 초기에는 사인물의 크기가 컸었지만, 소재가 대리석인 만큼 천장에 설치될 때 견딜 수 있는 하중을 고려해 볼륨을 줄이기도 했다. 공공사인이 개별 매장의 시야 확보에 방해되지 않도록 배려한 결과이기도 하다. 설계 원안을 고집하기보다 현장에서의 현실을 반영해 융통성을 발휘한 셈이다.
디자인적인 면에서 볼 때 사인물은 IFC몰의 작은 축소판이나 다름없다. 그냥 보고 지나칠 수 있는 사인이지만 IFC몰 만의 정체성을 부여하기 위해 건물의 디자인을 상징적으로 담아냈다. 90도로 꺾인 형태의 행잉형 사인의 디자인이 나온 이유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입점 브랜드 매장 비주얼 ‘최고’
일정한 규칙 속에서 창의성을 극대화한 개별 매장의 비쥬얼은 IFC몰 만이 가지고 있는 또하나의 특징이자, 볼거리다. 
여느 쇼핑몰과 마찬가지로 수많은 브랜드가 입점되는 만큼 IFC몰에도 개별 매장에 허용하는 간판의 수나 규격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있다. 그런데 이곳 가이드라인은 다른 곳에 비해 유난히 타이트하게 짜여졌다. 1업소당 3개 이상의 간판 설치를 불허하고, 윈도우 필름도 금지했다.
그러면서 매장 인테리어에 꽤 많은 투자를 유도했다. 이같은 대형 쇼핑몰에 입점하는 브랜드들은 매장 인테리어를 꾸미는데 투자를 아끼는 게 보통의 관례다. 대형 쇼핑몰에 입점 한다는 것 자체 만으로도 많은 홍보가 되고 집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IFC몰의 입점 매장들은 각자의 개성이 뚜렷하고 상당히 크리에이티브한 면모를 갖추고 있다. 그만큼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는 증거다. 대부분의 브랜드가 동일한 이미지 전달을 위해 매장의 간판과 인테리어 디자인을 통일하지만, IFC몰에서 만큼은 다른 영업점과는 차별화된 비주얼의 매장들을 선보인다.
AIG가 기존 쇼핑몰에서 보여지는 붕어빵같은 매장 대신 크리에이티브한 디자인들을 적극적으로 요구한 결과다. 그래서 IFC몰에 가면 디자인과 첨단 기술이 조화를 이룬 미래지향적이고 크리에이티브한 매장의 비주얼을 경험할 수 있다. 
 

▲발주처: AIG코리아부동산개발
▲디자인·설계: 영국 베노이(Benoy)
▲사인 제작·설치: 모티브스페이스

(인터뷰) AIG코리아부동산개발 안혜주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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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인이 많다고 동선 찾기가 쉬운 건 아냐”
“SPA 브랜드 많아도 매장 수준은 명품급”


여의도에 성공적으로 입성하며 새로운 랜드마크로 급부상하고 있는 IFC몰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 7년여의 장기 프로젝트 끝에 맺어진 결실이며, 앞으로의 발전도 기대되는 곳이다.
IFC서울의 리테일 자산관리 총괄 책임자인 AIG코리아부동산개발 안혜주 전무와 IFC몰의 사인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IFC몰의 사인시스템에 중점을 둔 부분은.
▲IFC몰의 사인은 크게 공공사인과 입점 매장의 사인으로 나눠볼 수 있다. 기본적으로 공공사인의 경우 ‘미니멀리즘’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동선은 너무 많아도 지나치고 어떻게보면 주관적인 것이다. 어떤 몰들은 안내사인은 많은데 정작 목적지를 찾아가는데 도움이 되지 않아 디렉션이 주는 의미가 없다. 그래서 불필요한 사인을 줄이고 최소화했다.
IFC몰 자체가 워낙 몰 전체가 한 눈에 잘 보이는 구조로 편한 동선이기 때문에 많은 사인이 필요하지도 않았다. 주 타깃고객이 20~30대 젊은층으로 확실히 정해져 있기도 한데, 그들은 방향성에 대해 어둡지 않다. 디지털에 익숙한 세대이기도 한만큼 터치스크린 방식의 디지털사이니지를 보완했다. 

-사인시스템 디자인을 맡은 곳은?
▲IFC서울 프로젝트 초기 기획 당시 마련됐던 디자인을 중간에 재디자인했다. 장기간에 걸쳐 이뤄진 프로젝트여서 트렌드에 맞는 컨셉 수정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종 디자인은 영국의 건축설계 및 인테리어사인 베노이사에서 맡았다.
글로벌 쇼핑몰 조성에 경험이 많은 곳이지만, 디자인 당시 중국을 베이스로 해 우리 실정과 조금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아이콘은 유니크하고 좋았는데 너무 혁신적이라고나 할까. 그래서 현장과 국내 현실에 맞춰 수정, 보완했다.    

-공공사인이 너무 부족한 것은 아닌지.
▲왜이렇게 사인이 없냐는 컴플레인도 있긴 했다. 정말 필요한  곳이 있다면 당연히 보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객의 의견을 수렴해 필요한 포인트를 분석중이고,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다른 쇼핑몰들에 비해 입점 매장의 비주얼이 화려하던데. 
▲업체 간판은 크기나 수량 등 가이드라인을 확실하게 정해주고 엄격하게 점검했다. 하지만 그 안에서 크리에이티브한 것들을 추구하도록 유도했다. 상해 IFC몰 가보면 똑같은 로고에 창의성 떨어지는 매장 디자인 일색이다. 최근에 지어진 몰인데도 그렇다.
그래서 디자인적인 크리에이티브는 임차인의 자율에 맡겼다. 모든 업체들이 창의성을 추구하다보니 흔히 쓰는 디자인에서 벗어났다. 스타라디바리우스, 스와르브스키 등의 매장을 보면 다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비주얼을 연출하고 있다.

-그렇게 유도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우선은 매장이 칸칸이 나눠지고 그 위에 간판이 똑같은 모양으로 달리는 식상함을 피하고 싶었다. 또한 IFC몰에는 명품 브랜드가 거의 없고, 합리적인 가격대의 SPA 브랜드들이 많이 입점돼 있다. 명품 브랜드가 들어오면 일단 그 브랜드가 쇼핑몰의 정체성을 능가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중저가 브랜드들은 인지도 등 여러 가지 요인으로 쇼핑몰에 묻히기도 한다. SPA 브랜드지만 개별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도 가이드라인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통제했다.

-엄격한 가이드라인의 구체적인 예를 말한다면.
▲물론 매장 디자인의 일환인 경우에는 허용한 케이스도 있는데, 윈도우에 스티커 부착을 금지했다. 또 앞으로 오픈될 콘래드 호텔로 통하는 매장의 경우 보다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끌어내도록 했다.
스트라디바리우스가 한쪽 쇼윈도를 상품 디스플레이 대신 익스테리어를 연출한 것도 일례다. 돌출 간판도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곤 제한했다. 

-가장 인상깊은 사인은 무엇인지.
▲화장실 사인이 참 유니크하다. 모양을 보면 마치 사람이 누워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조심하라고 손을 흔드는 것 같기도 하다. 화장실 사인인지, 누워서 쉬라는 사인인지 헷갈려 처음엔 거슬렸다. 하지만 유니크한 디자인을 추구하는 IFC몰의 특성을 존중해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보면 볼수록 재미있고 정감이 간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옥외 사인을 설치하는 과정이 상당히 까다로웠다. 옥외광고에 대한 규제가 생각보다 심각한 수준이었다. 브랜드가 크게 5개인데 개별 브랜드의 간판을 표출하는 것 자체도 쉽지 않았다.
공공보도 쪽도 메트로 쪽의 관리 대상이다보니 여러 가지 면에서 제한적이었다. 여의도의 새로운 랜드마크로서 미디어파사드를 연출하고 싶은 욕심도 있었는데, 그런 부분은 아예 허가 자체가 나지 않았다.    




이승희 기자   [ⓒ SP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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