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희 기자 | 253호 | 2012-09-27 | 조회수 2,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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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산바로 또 간판 사고 속출 남부-영동 지방 피해 규모 상당
경남 거제시 한 상점 간판이 떨어져 주차 중인 차량을 덮쳤다.
지난 9월 17일 오전 산바가 몰고온 강풍에 부산 중구 보수동 사거리 앞 2층 건물에서 간판이 떨어져 전기선에 걸친 아찔한 장면이 연출되고 있다.
경남 창원시 합포구 마산 어시장 앞 인도를 덮친 대형 간판.
태풍 산바에도 간판이 힘없이 무너졌다. 지난 9월 17일 한반도 남부-영동 지방을 강타한 태풍 산바로 또한번 간판이 떨어지고 날라가는 간판사고들이 속출했다. 또 흉기로 돌변한 간판은 인명피해도 유발했다. 22일 사이에 한반도를 휩쓸고간 세 번의 태풍 앞에 간판이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면서 인명과 재산 피해가 잇따르고 있어 간판 안전사고 대책 마련을 위한 촉구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남부-영동 지방 곳곳 간판 사고 이어져 이번 16호 태풍 산바의 영향으로 가장 피해가 컸던 곳은 남부, 영동 지방이었다. 태풍의 경로가 당초 예상보다 동쪽으로 방향을 선회하면서 수도권은 가까스로 비켜갔지만 제주와, 남해안, 동해안에는 크나큰 피해를 남겼다. 부산은 간판탈락, 교회 철탑 붕괴 등 강풍에 의한 안전사고 위험신고가 하룻동안 270여건 접수됐다. 전남 재난안전대책본부에는 가로수, 표지판, 간판 등 시설물 피해 41건이 접수됐는데, 이중 9건이 간판으로 인한 안전사고였다. 순간 최대 풍속 32.3m의 강풍과 시간당 77mm의 폭우를 기록한 경남의 피해도 컸다. 거제도소방서에 따르면 간판탈락·창문 파손 등 안전조치 출동이 63건에 달했다. 사천의 경우 강풍으로 인해 50여 곳의 간판이 떨어지거나 파손되는 피해를 입었다. 제주 재난안전대책본부에 접수된 간판 사고도 10여건에 이른다. 지난 볼라벤 때에는 서울 34건, 제주 132건, 인천 3건, 경남 3건, 전남 700건, 광주 600건, 충남, 244건, 대전 4건 등의 간판사고가 있었다. 이같은 집계는 사실상 재난안전대책본부로만 접수된 간판 사고만 집계된 것으로, 실제 간판 사고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클 가능성이 많다. 간판은 재난시 사유물로 분류돼있어 국가 차원에서의 피해보상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 사고가 있어도 재난안전대책본부 등 국가기관에 신고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재산·인명 피해로 이어져 이번 간판 탈락 및 추락으로 인한 재산, 인명 피해도 이어졌다. 창원에서는 한 건물을 지나던 시민이 갑자기 날아온 간판에 얼굴 부위를 부딪혀 찰과상을 입었다. 경기도 동두천에선 마트간판이 떨어져 그 곳을 지나던 몽골인이 다쳐 입원치료를 받았다. 부산에서는 날아온 간판에 허리를 맞은 시민이 구급 후송되기도 했다. 경남에서는 간판을 지지하던 타일이 떨어지면서 한 시민이 머리를 맞고 쓰러지기도 했다. 이같은 인명 피해 외에도 차량 등 재물 파손도 이어졌다. 인명이나 재산 피해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아찔한 순간도 많았다. 부산 중구에서는 2층 건물에서 무려 5m짜리 대형 간판에 나가 떨어져 전기선에 걸쳐지는 사고가 났다. 만약 그 순간에 행인이 지나갔다면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길이 3m 짜리 간판도 맥없이 나가떨어져 인도를 덮치는 등 대형 간판들이 강풍에 나자빠지는 순간도 많았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사람이 지나갔다면 결과는 처참했을 게 불보듯 뻔하다. 간판 추락은 1차 인명피해, 기물 파손뿐 아니라 전신주에 떨어질 경우 정전, 화재까지 이어질 수 있어 더욱 무섭다.
▲안전사고 예방 위한 대책 마련 시급 세 번이나 잇따라 이어졌던 태풍으로 인해 이같은 간판 사고가 속출하면서 간판 안전 관리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구체적인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 볼라벤 이후 국토해양부가 광고판·첨탑 등에 대한 관리강화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나섰다. 제도와 법령을 개선하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개선안에 담겨지는 내용이다. 보다 현실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초속 15m 이상의 강풍이 불면 간판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또 현재 간판의 지지대나 강도 등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구체적인 규정이 전혀 없는 실정이다. 태풍과 지진과 같은 재난 뿐 아니라 집중 호우 등 일상적인 기상변화에 대한 관리도 강화해야 한다. 여름철 집중 호우 뒤에 간판과 벽을 연결해주는 지지대가 녹슬기도 하고, 나사가 풀리면서 부착강도가 느슨해지거나 풀려 나가는 사례도 많기 때문이다. 벽에 고정하는 지지대나 나사의 수량 등에 대한 규정 등을 담은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하고 3년에 한번씩 육안으로만 이뤄지는 현행 안전도검사 기준도 보다 전문성을 갖춰 강화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