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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27 14:20

광고대행사들 수평직급 체계로 바꾸는 이유, 알고 보니...

  • 신한중 기자 | 253호 | 2012-09-27 | 조회수 3,013 Copy Link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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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 없는 수평적 문화로 직원의 창의성·자발성 유도


“김 플래너, 최 플래너는 자리를 비웠나?”
“네, 이 플래너님. 최 플래너는 박 플래너와 같이 외근중 입니다.”
이것은 광고대행사 SK마케팅&컴퍼니의 최근 풍경이다. SK마케팅&컴퍼니는 얼마 전부터 팀장 이하 모든 직급을 ‘플래너’로 통일하는 수평 직급 체계로 변화를 꾀했다. 대리, 과장, 차장 등의 직급이 없다. 따라서 10년차 선배와 이제 갓 입사한 후배가 적어도 직급은 동일한 셈이다.

이런 모습은 제일기획에서도 볼 수 있다. 제일기획 또한 언제부턴가 팀장 이하 직원들의 직급을 파괴하고 ‘프로’로 통일해 명명하고 있다.
이 두 회사가 이같은 수평 직급 체계의 변화를 가진 것은 호칭 파괴를 통해 직위에 따른 서열화를 없애고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을 유도해 창의적이고 자발적인 기업문화를 형성하기 위함으로 풀이할 수 있다.

더불어 각자의 전문성도 인정하고 직원끼리 서로를 더욱 존중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의도도 숨어 있다. 
이미 외국에서는 이런 수평직급 체계를 고착화시킨 회사가 많은데, 국내에서는 이런 문화를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대한민국 기업에서 서열화를 위한 직급 호칭의 역사가 매우 뿌리 깊게 박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제일기획과 SK마케팅&컴퍼니와 같은 일부 광고대행사들이 이와 같은 제도를 추진하고 있는 것은 광고 산업 자체가 개인의 창의성을 가장 중시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창의성 발현을 위해서는 상사 앞에서도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문화와 자발적 의사 결정이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 제도가 실효가 있을까? 이는 아직 더 두고 봐야 할 부분으로 보인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은 수평화는 직급 호칭 같은 피상적인 문제보다 권한 이양과 분산에서 출발한다고 말한다. 즉 과장이 이사의 의견에 반대하고, 팀장이 직원에게 컨펌을 받을 수 있도록 직원 모두에게 권한을 주면 자연스레 조직 수평화가 이뤄지고 상하간 커뮤니케이션도 활발해 진다는 것이다. 그러한 바탕 위에서 창의력과 자발성도 피어오르게 마련이라는 게 이들의 의견이다.

제아무리 상사 직원과 같은 직급을 가지고 있어 봐야 본인이 권한과 의사결정권이 없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이 문화의 정착이 제대로 이루지지 못하면 되레 어색함과 불편함만 남을 수도 있다.
광고 대행사들의 직급 수평화가 좋은 방향으로 귀결되고, 그 문화가  옥외광고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을 지 앞으로가 주목된다.

신한중 기자 [ⓒ SP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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