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중 기자 | 253호 | 2012-09-27 | 조회수 6,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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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타임스퀘어에서나 볼법한 색다른 형태·기능의 전광판 등장 줄이어
광고판에 문화적 가치 더하니 거리의 랜드마크로 거듭나 시민과 교류하는 인터랙티브 기능까지… 소통형 미디어로 진화
거리의 LED전광판들이 진화하고 있다. 사진은 최근 청라국제도시 초입에 설치된 홍보전광판(위 앞면, 아래 뒷면)으로 전광판과 빌보드, 미디어조형물이 컨버전스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거리의 대형 LED전광판들이 화끈한 변신을 시작했다. 찍어낸 듯 획일화된 사각의 딱딱했던 모습을 벗고,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는 유선형의 몸체를 드러내는가 하면, 경관조명과 연계해 화려한 미디어아트쇼를 보여주는 하이브리드 전광판들도 등장하고 있다. 단순히 광고를 송출하는 매체에 불과했던 LED전광판에 최첨단 IT기술과 다양한 디자인 기법이 적용되면서 이젠 거리의 품격과 가치를 상징하는 시설물로 발전해 나가고 있는 추세다.
상업 광고를 배제하고 공익적인 영상미술을 표출하는 LED미디어파사드나 LED조형물은 다양한 형태로 발전을 거듭해 나가고 있으나, 일반 광고·홍보용 LED전광판의 경우, 관련 규제 및 광고 콘텐츠 교체의 용이성 등의 문제로 인해 형태적 변화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 LED전광판에 혁신적인 변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은 차별화된 기술·디자인의 적용을 통해 전광판 자체에 예술성을 더함으로써 광고판에 문화적 가치를 입히겠다는 기업들의 의지에서 비롯됐다.
물론 이 기업들의 속내에는 공익적 목적만이 아니라 광고판이 단순히 상업적 논리에만 기대기보다 문화를 포용할 때, 되레 막강한 시너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숨어 있기도 했다. 이런 흐름의 시작은 지난 2009년 등장한 강남역의 미디어폴에서부터다. IT기술과 예술이 융합한 미래형 광고매체를 표방한 미디어폴은 강남대로 760m구간에 설치된 12m높이의 세로형 LED전광판 22개로 이뤄져 있다.
미디어폴은 형태 뿐 아니라, 콘텐츠 운영에 있어서도 파격을 보여줬다. 전체 영상 중 절반은 공익적 미디어아트가 송출되며 나머지 50%는 상업광고 10%와 미디어아트 광고 20%, 공익정보 20%로 운영된다. 기존 전광판의 정형성을 깬 형태의 파격, 그리고 공공성과 예술성까지 더한 콘텐츠를 보여준 미디어폴은 국내 전광판 문화에 새로운 획을 그으며 광고업계와 시민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이후 등장한 것은 강남역 스타플렉스 건물에 세워진 ‘M-라이브 강남’이다. 이 전광판은 형태적으론 기존 전광판과 큰 차이 없어 보였는데, 그 실상은 완벽히 달랐다. 바로 국내의 광고 전광판 최초로 증강현실(AR) 기반의 인터랙티브 기능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이 전광판은 카메라를 통해 인식된 강남대로와 시민들의 모습에 테마별 이야기가 있는 증강현실(AR) 영상을 실시간 합성한 다양한 콘텐츠를 보여준다. 시민들의 동작을 인식해 불, 안개, 풍선 등의 아이콘이 움직이고, 때론 사람들이 피아노 위를 걷기도 하는 등 재미있는 영상이 나타난다.
‘M-라이브 강남’을 기획한 이오엠라이브 황선범 부장은 “단순한 광고판이 아니라, 관람객에게 일상적인 도시공간에서 새로운 체험을 통한 유희를 전달함으로써 광고효과도 극대화 할 수 있는 신개념의 미디어를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오엠라이브는 SK M&C와 손잡고 지난 8월말 여의도에 오픈한 IFC몰에 증강현실과 동작인식 인터랙티브에 기반한 전광판을 선보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최첨단 LED기술을 적용한 하이브리드 LED전광판들의 등장도 잇따르고 있다. 삼성화재는 올 초 을지로 본사에 설치한 옥탑광고판을 리노베이션하면서 LED전광판과 LED미디어파사드가 연계돼 운영되는 새로운 시스템을 선보였다.
이 광고판은 구조물 전면과 후면에 위치한 2개의 전광판과 그 주변을 감싸는 LED미디어파사드로 이뤄졌는데, 전광판과 미디어파사드가 따로 또 같이 구동되면서 매우 인상적인 영상을 연출한다. 서로가 각기 다른 콘텐츠를 표출하다가, 때론 전광판과 파사드가 하나의 화면이 되서 통일된 콘텐츠를 표출하는 등 이제까지의 전광판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색다른 영상 미학으로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 7월 종로구 세종로 일민미술관(동아일보 구 사옥) 옥상에 설치된 ‘동아닷컴’ 전광판은 진화하는 전광판 기술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형태적으로 미려한 프레임리스(Frameless) 디자인을 적용해 디자인 차별화를 꾀했으며, 화면을 ‘L’자형의 2면으로 구성해 측면 스크린까지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일방향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전광판이 아닌 증강현실 등 다양한 인터랙티브형 미디어로도 활용되는데, 여기에는 측면 전광판이 다채롭게 활용된다. 이같은 연출을 위해 국내 최고 사양의 전광판 기술이 적용됐다.
사업을 기획한 HS애드의 권현철 부장은 “새 전광판은 광화문의 공간적 특성이 ‘광장화’된 것에 맞춰 세상과 소통하는 ‘창’이자 미국 뉴욕의 타임스퀘어처럼 앞장서서 문화를 이끌어가는 랜드마크로 만들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최근 신축 또는 리노베이션되는 대형 LED전광판들 대부분이 저마다의 개성을 지닌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는데, 이는 단순히 트렌드를 떠나서 문화적 가치가 더해진 광고판이 지니는 영향력이 앞서의 사례들을 통해 검증됨에 따른 결과로도 풀이할 수 있다. 단순한 영상 광고판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대의 미디어 랜드마크로 거듭나고 있는 LED전광판, 그 진화는 아직 현재 진행 중이다. <관련기사 2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