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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19 14:39

얼어붙은 간판시장에 ‘가격경쟁 마케팅’ 심화

  • 이승희 기자 | 254호 | 2012-10-19 | 조회수 2,865 Copy Link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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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업계에 확산되는 단가경쟁으로 인해 제작 분야의 핵심 아이템인 채널사인의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채널·프레임 등 마진없는 단가 경쟁 점입가경
경기침체 장기화로 소비자들도 ‘저가’ 제품만 찾아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경기침체에 제작 업계의 수요가 급감하고 있다. 우선 제작업계의 최대 수요처 역할을 하는 기업의 간판 리뉴얼 수요가 줄었다.
올한해 편의점 훼미리마트, 금융권에서는 수협, 농협, SC은행 등이 간판을 교체했지만 이는 겨우 평년 수요의 절반 수준이다. 간판의 여러 종류 가운데 대기업 위주로 수요가 이뤄지는 성형간판을 제작하는 업체들은 특히 이같은 시장의 상황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업종 중 하나다. 한 성형업체 관계자는 “이렇게 일이 없는 건 업계에서 10년 이상 일하면서 처음 겪어본다”며 “성형업체들은 기업의 수요에 의존적이라서 관련 소식에 민감한 편인데, 뉴스가 없는 게 뉴스일 정도로 기업의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기업 뿐 아니라 생활형 간판의 시장 수요도 얼어 붙었다. 생활형 간판의 소비자인 자영업자들의 매출이 줄어들어 지갑을 닫은데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정부의 규제가 강화되고 간판정비사업 등 관급공사가 증가하면서 일반 간판 시장을 급랭시키고 있다. 이같은 내적인 요인 외에도 밖으로는 글로벌 경제의 위기, 대선 등 정치적 변수가 있어 간판 시장의 소비 부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같은 시장 상황에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이 갈수록 알뜰형 가치소비로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때문에 제작업계의 단가경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과거에도 특정 분야의 호황이 예상되는 경우 해당 분야로 업자들이 몰리면서 단가 경쟁이 심해지고 그 시장의 단가가 바닥을 치는 악순환의 고리가 반복 됐지만 최근의 단가 경쟁은 그 수준이 더욱 심각하다. 제작원가에 버금가는 수준의 가격 파괴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가격’에만 치중하는 불황마케팅 
제작업계는 불황 마케팅에 돌입했다. 얼어붙은 소비 심리를 녹이기 위해 경쟁적으로 ‘가격 파괴’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상식을 뛰어넘는 파격가가 연일 등장한다.
LED모듈 가격의 하락세가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일례다. 불과 2~3년 전만해도 1,000원대의 LED모듈(3구형 백색 제품 기준) 평균가가 400~500원대로 반토막났다. 또 최근에는 250원~300원 초저가 LED모듈까지 등장해 LED제조, 유통업체들을 당혹스럽게 했다. 한 채널업체 관계자는 “최근에 300원 LED모듈을 가지고 우리 쪽으로 영업을 왔더라”며 “LED업체들이 마진도 안남는 10원 떼기 장사를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제작 분야에서는 채널사인이 이같은 극심한 단가 전쟁 속에 놓여있다. 4년전까지 채널 1글자당(50각 기준) 13~4만원하던 가격이 최근 5~6만원대로 하락했다. 심지어 일부 후발주자들이 파격적인 단가를 들고 나오면서 채널 단가를 계속 떨어뜨리고 있다. 25,000원 짜리 채널가격이 나올 정도다.
한 채널업체 관계자는 “그정도 가격이면 원가만 남기는 수준”이라며 “인건비가 전혀 남지 않고 마진이 바닥이라는 얘기나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지방에서 채널업체를 큰 규모로 운영하고 있는 한 업체 대표는 “요즘은 소비자들이 이미 최저가 가격 정보를 듣고 문의해오는 경우가 많다”며 “최소의 마진만 붙이고 견적을 내줘도 최저가 제품가와 비교하며 더 싸게 해달라고 하는 경우가 많아 힘들다”고 전했다.

▲인건비 줄일 수 있는 제품찾기 ‘혈안’
비단 채널사인 뿐이 아니다. 프레임을 비롯해 각종 제작 품목들이 가격경쟁의 소용돌이 속에 있다. 갤브(일명 갈바) 프레임이나 간판들의 제작 사례가 많이 줄어드는 것도 이를 반증하는 일례다. 갤브로 프레임이나 간판을 제작할 경우 일단 공정이 많이 따르고 그만큼 제작에 드는 시간과 인력의 비용이 높은 편이다.
원하는 디자인과 형태로 만드는데는 갤브 만큼 좋은 게 없지만, 알뜰형·실속형 가치를 지향하는 요즘 소비자들의 눈높이에는 맞지 않는다. 갤브를 대신해 알루미늄 프레임이나 간판들이 많이 등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일정한 설계만 있으면 알루미늄 압출 공장에서 대량으로 생산해 생산비를 절감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소비자가도 낮출 수 있다.
한 간판업체 사장은 “어차피 자재가야 고정적으로 드는 거기 때문에 낮출 수 있는 폭이 비탄력적인데 제작에 드는 인건비는 탄력적이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제작하는데 있어 인건비 싸움”이라며 “한마디로 차떼고 포떼고 남는게 없는 뼈다귀마케팅 시대에 돌입했다”고 설명했다.  

▲단가경쟁 경계 목소리도 높아져
이같이 가격 중심의 마케팅이 제작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한 제작업체 관계자는 “마진없는 가격경쟁을 하는 것은 결국 공멸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업체들이 알아야 한다”며 “그렇게 해서 나간 저가형 제품들도 자재 아끼고 품질 떨어져 좋을 리가 없는데 나중에는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당하고 다른 분야로부터 업역을 빼앗길 게 불보듯 뻔하다”고 지적했다.
한 채널업체 대표는 “가격을 낮추면서 품질을 낮추는 것도 문제”라며 “우리는 품질은 높이고 가격은 기존 단가를 고수하는 전략으로 불황을 극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희 기자 [ⓒ SP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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