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중 기자 | 256호 | 2012-11-16 | 조회수 4,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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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극성 SMPS를 잘못 사용했다 타버린 LED채널사인들의 모습.
최근 LED채널사인 AS 잦아져 제작 업체들 ‘몸살’ 업계, ‘무극성 SMPS’의 오용이 고장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 극성 LED모듈과 연결 시 LED 전소 위험 있다고 주장
경기도에 위치한 한 에폭시 면발광사인 제작업체 A사 대표는 올 여름부터 최근까지 아주 곤란한 일을 겪었다. 이제까지 1년에 1건 발생하는 일도 드물었던 AS 요청이 한달 새 3~4건씩 몰려든 까닭이다. AS를 위해 현장을 찾아가보니 고장난 채널마다 내장된 LED모듈이 까맣게 타 있었다. A사는 결국 손해를 감수하고 채널을 다시 만들어 납품해야 했다. 그렇게 AS 빈도가 너무 잦아 고민하던 중에 A사 대표는 한 가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고장난 채널마다 유사한 형태의 작은 SMPS가 연결돼 있었다.
이에 해당 SMPS를 추적해본 결과, 황당한 사실이 발견됐다. 그 SMPS는 근본적으로 극성 LED에는 사용할 수 없게 만들어진 ‘무극성 SMPS’라는 제품이었던 것. 결국 특이한 방식의 SMPS와 이를 잘못 사용한 시공업자들의 실수로 인해 벌어진 사고들이었다. 최근 LED채널사인 시장에 ‘무극성 SMPS’가 대량 유통되며 나타난 시공 사고로 인해 채널 전문제작업체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 내보낸 채널사인들이 막상 현장에 보내고 나면, 업자들이 시공한 SMPS와의 호환 문제로 인해 고장나는 일이 빈번하기 때문이다. 관련 업체들은 이런 일련의 고장 문제의 원인으로 근래 시장에 유통되고 있는 초저가형 SMPS를 지목하고 있다. 고장원인으로 추정된 SMPS는 기존 제품 대비 1/4 수준의 파격적인 가격대를 앞세워 채널사인 시장을 빠르게 잠식해가고 있는 저가형 제품이다. 일명 ‘무극성 SMPS’로 불린다.
그렇다면 이 제품이 LED채널사인의 고장을 일으키는 이유는 무엇일까? 본지에서는 실제 이 제품의 사용으로 인한 제품 고장 사건을 수차례 겪었다는 한 채널제작업체 관계자 및 관련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그 이유를 분석해 봤다. 해당 제품은 외형 및 크기에서부터 기존 SMPS와 차이가 컸다. 실제 고장 현장에서 사용됐던 120W급 제품의 경우, 동급의 KC인증 제품과 비교해 1/4 크기에 불과했다. 외부 마감재 또한 방열을 위한 알루미늄 소재가 아닌, 플라스틱 소재로 만들어져 있었다.
업체들에 따르면 이 SMPS 사용 시, 가장 빈번히 고장이 나타나는 경우는 극성 LED모듈을 연결할 때다. 대부분의 SMPS가 극성과 무극성 LED모듈을 구분하지 않기 때문에 시공업자들의 혼선이 빚어진 것이다. 해당 SMPS 제조업체들은 이 제품들이 이름 그대로 무극성 LED모듈 전용으로 만들어진 제품이라고 강조한다. 따라서 극성 LED모듈을 설치해 나타나는 문제에 대해서는 자신들이 책임질 수 없다는 게 그들의 입장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SMPS를 전압 분석기에 연결했을 때, DC 전력은 잡히지 않았고 AC 전력만이 측정됐다. DC 전력을 사용하는 LED모듈에 전력을 공급해야 하는 SMPS에 전혀 맞지 않는 황당한 결과가 나온 셈이다. 결국 이 제품은 AC를 DC 전력으로 바꿔주는 것이 아니라, AC 전력 자체를 낮춰 공급하는 장치일 뿐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소견이다. DC전력을 사용하는 LED모듈이 AC 전력을 바로 받아들이게 되면, 전류의 성질로 인해 회로가 타버릴 위험이 있다. 그런데 어떻게 이 SMSP가 LED모듈에 사용될 수 있던 것일까? 이유는 바로 ‘무극성 LED모듈 전용’이라는 단서 조항에 숨어 있다.
SMPS 개발업체 관계자는 “무극성 LED모듈에는 극성을 상쇄시키기 위한 별도의 회로가 탑재되는데, 이 회로로 인해 약한 AC 전력을 받아들일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런 무극성 LED모듈의 특성을 파악해, 아주 단순한 설계로 개발된 SMPS가 ‘무극성 SMPS’라는 묘한 이름으로 시장에 판매되고 있는 것 같다”고 의견을 밝혔다. 또한 이 SMPS는 출력 전압의 규격 내에서 LED모듈을 최대한 연결해 써야한다는 조건도 걸려있다.
일반적으로 120W SMPS는 0~120W 사이에서 사용할 수 있다. 즉 LED모듈 1개를 연결하든 100개를 연결하든 규격 내에서는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제품들은 필수적으로 최대 출력전압에 가깝게 LED모듈을 연결해 사용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전력의 분산을 유도하기 위한 편법이라고 분석했다. DC 전력보다 성질이 거친 AC 전력을 집중적으로 받게 되면, 아무리 AC 전력을 받아들일 수 있는 회로가 있다고 해도 결국 고장이 발생하게 된다.
출력 전력의 용량을 꽉 채워 LED모듈을 연결하도록 유도하고 있는 점은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LED모듈의 수가 늘어나면 전력이 분산돼 고장의 위험은 줄어들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채널제작업체들은 시기의 문제일 뿐, 무극성 LED에 사용한다고 해도 보호회로가 부족한 제품의 구조상 결국 문제가 나타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이 문제를 제보한 채널제작업체 A사 대표는 “저품질의 SMPS가 유통되면서 소비자 뿐만 아니라 정직하게 일하고 있는 채널제작업체들까지 큰 피해를 보고 있다”며 “고장의 원인은 SMPS와 이를 오용한 시공 부주의에 있더라도 AS의 책임은 채널제작업체들에게만 전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광고업자들이 싸다는 이유 하나로 이런 제품을 많이 쓰게 되면, 결국 소비자들의 신뢰도 하락으로 장기적으로 큰 손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SMPS 업체 관계자는 “싼 값 때문에 이런 제품을 쓰는 일이 많은데, 쓰더라도 해당 제조원이 요구하는 조건을 정확히 맞춰 사용해야만 당장의 고장이라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