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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16 11:32

버스외부광고 입찰 둘러싸고 서울시와 업계 ‘동상이몽’

  • 이정은 기자 | 256호 | 2012-11-16 | 조회수 3,683 Copy Link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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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사들, 여름 비수기 이후 계속되는 악재로 심각한 타격
입찰 과열 양상 속 서울시는 광고수익 증대에만 혈안

올해 옥외광고 대행업계의 4분기는 가히 ‘입찰의 계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굵직한 대형 입찰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지하철 3호선 광고사업 입찰, 2차 기금조성용 광고사업 입찰, 제주국제공항 광고사업자 선정에 이어 올 연말 예정돼 있는 서울시 버스외부광고 입찰에 옥외광고업계의 눈이 한데로 모아지고 있다.
버스외부광고가 최근 수년간 광고주에게 선호되는 옥외매체로서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이번 서울 버스외부광고 입찰에 대한 업계 안팎의 관심은 매우 지대하다.

기존의 옥외광고 매체사들은 두말할 필요도 없거니와, 권토중래를 노리는 서울신문사를 비롯해 중앙 언론사들의 입찰 참여설까지 나도는 등 벌써부터 서울 버스외부광고 입찰을 둘러싼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서울시는 이런 가운데 이번 버스외부광고 입찰을 통해 세수를 극대화하겠다는 방침이어서, 과열된 열기에 기름을 끼얹는 형국이 되고 있다.
그렇다면 서울시와 非버스광고 사업자들이 바라보는 것처럼 서울 버스외부광고가 과연 ‘황금알을 낳는 거위’일까. 최근 들어 버스광고 매체사를 비롯한 옥외광고 매체사들 사이에서는 버스외부광고 시장을 둘러싼 지나친 과열 양상에 대한 우려와 경계의 목소리가 잇따라 터져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그간 순항해 왔던 버스외부광고시장이 올 하반기 들어 잇따른 악재와 경기불황의 여파로 타격을 입고 있어 이번 입찰이 과열로 흐르는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의료광고 심의 및 주류광고 금지 여파로‘타격’
올 하반기 들어 버스광고업계는 예상치 못한 암초에 부딪혔다. 우선, 지난 8월 의료법 개정으로 지하철·버스 등 교통시설 및 교통수단 등에 설치된 의료광고가 모두 사전 심의를 받아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되면서 병의원 광고주의 이탈이 줄을 이었다.
표현의 제약과 동시에 심의에 걸리는 시간이 길어져 광고주들이 여타 매체로 광고비를 전용하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 수년간 버스외부광고를 주요 홍보매체로 활용해 오다 최근 모든 광고를 중단시킨 한 병원의 관계자는 “버스광고를 통해 예전처럼 병원광고를 대대적으로 하고 싶지만 표현할 수 있는 내용에 한계가 있고 심의 통과까지 길게는 한달까지  걸린다고 하니 어떻게 광고를 집행하겠는가”라며 “티저광고나 단일 메시지 형식으로 광고 진행을 검토하고 있긴 하지만 표현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병원광고의 다양성을 저해하는 의료법 개정에 불만이 많다”고 토로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주폭(酒暴)문제가 사회문제로 크게 대두되자 서울시는 급작스럽게 버스외부광고의 주류광고에 대한 임의규제 조치를 취했다. 노선버스의 술 광고를 제재할 법적근거는 없지만 서울시의 의지로 모든 버스 매체에 대한 주류광고가 9월 17일 이후 일제히 철퇴를 맞았다. 앞서 9월 10일에는 보건복지부가 모든 옥외광고 매체에 주류광고를 하지 못하도록 한 내용을 담은 국민건강증진법 전부 개정법률안을 입법예고했다. 이 법안이 원안대로 통과되면 버스광고시장은 물론 옥외광고업계 전체에 크나큰 타격이 될 전망이다.
법적근거도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정기간의 계도기간 없이 서울시가 일방적으로 주류광고를 규제한 것은 분명 문제가 있는 임의규제지만, 버스광고 매체사들은 서울시의 의견을 수렴해 광고주의 신뢰 타격과 큰 적자 폭에도 불구하고 주류광고를 자체적으로 제거했다.
버스외부광고 매체사 입장에서 주류광고는 연간 단위로 계약하는 최고의 광고주에 해당한다. 전체 물량의 20% 정도를 장기 집행하는 주류광고가 빠지게 되면서 버스광고 매체사들은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됐다.
이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서울시가 버스외부광고 운영자 선정 시행주체로서 정해진 매체 사용료는 정상적으로 징수하면서 버스의 공공성만을 주장하며 매체사의 손해는 나 몰라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주류광고 대행사의 관계자는 “지난 수년간 버스광고에 30~35억원 가량의 광고비를 꾸준하게 집행했는데 이제는 광고를 할 수 없게 되어 난감한 상황”이라며 “버스광고를 대체할 매체를 모색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광고면적 확대가 오히려 시장에‘독’될 수도
이런 가운데 서울시는 이번 버스외부광고 입찰에서 매체사용료 인상을 위해 광고면을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는 광고면적을 확대하면 광고수익을 더 많이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시의 예상은 현실과 많이 다르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서울시는 광고면을 확대하면 옥외광고업계와 광고주들이 이를 반길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지만, 오히려 시장의 반응은 그 반대다.
일례로 현재 경기·인천 광역버스는 승하차문이 앞쪽에 1개만 있어, 인도면을 차도면 사이즈와 동일하게 부착할 수 있음에도 대부분의 광고주들이 서울 시내버스와 같은 규격으로 인도면 광고를 집행하고 있다. 설사 인도면 규격을 차도면과 같은 규격으로 붙이더라도, 광고료는 다르지 않다.
이에 대해 한 광고대행사의 AE는 “광고예산은 한정적이고 정해진 버스 대수는 운용해야 하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광고 면적이 늘어난다고 하면 이에 따른 제작비를 추가부담해야 한다”면서 “어떤 대행사가 이를 좋아하겠는가. 오히려 옥외광고 매체사에 일정한 규격으로 된 광고면을 붙여달라고 부탁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과거 서울사랑면이 공식적인 광고면으로 결정됐을 때 광고료 인상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던 것에 비춰볼 때도 ‘광고면 확대=광고료 인상’의 공식은 성립되기 어려워 보인다. 

▲2006~2007년 고가 입찰 후유증 재현 우려도
2006년과 2007년 버스외부광고시장은 과도한 입찰경쟁으로 인해 광고단가가 70만원 이상까지 올랐었다. 그 결과는 버스외부광고시장의 침체를 불러왔다. 버스외부광고의 단가가 높아지면서 광고대행사와 광고주들에게 외면받는 매체가 됐고, 적자폭을 줄이지 못한 매체사들이 사업권을 줄줄이 반납하면서 대규모 반납사태가 벌어지기까지 했다.
여러 옥외광고 매체사들은 이번 버스외부광고 입찰이 과도한 경쟁 끝에 이러한 사태가 재발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각기 다른 규격의 서울시내버스 광고면을 규격화하려는 서울시의 시도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대부분이다.
시에 따르면, 서울시내에 현재 운용되고 있는 버스는 저상버스를 포함해 8종류 이상이다. 한 관계자는 “많은 차종의 광고면을 규격화하는 것도 문제이며, 버스외부광고 집행에 필요한 광고시안이 8종 이상이라면 자칫 광고대행사나 광고주가 기피하는 매체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매체사의 관계자는 “저상버스는 광고면이 확대된다고 하더라도 더 이상 붙일 곳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업계는 서울시가 수익확대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버스외부광고가 광고주에게 외면 받았던 지난날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이같은 여러가지 현실을 반영한 합리적인 입찰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번 버스외부광고 입찰에 참여하는 사업자들 역시 합리적인 판단에 근거해 무리하지 않는 수준에서 입찰해 응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광고주가 선호하는 버스광고’라는 옥동자를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이정은 기자 [ⓒ SP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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