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기사

2012.11.29 11:12

광고대행사 옥외광고 담당자 3인의 방담 - 옥외광고 규제를 이야기하다

  • 이정은 기자 | 257호 | 2012-11-29 | 조회수 1,751 Copy Link 인기
  • 1,751
    0


과도한 옥외광고 규제가 광고주를 등돌리게 만든다
크리에이티브 발현도 요원… 일부는 제도권 안으로 수용해야
 

지난 10월 어느날, 한 광고대행사를 찾아 옥외광고 담당자들을 만났다. 오랫동안 옥외광고 업무를 담당해 온 관계자들과 ‘옥외광고 규제’를 주제로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눴다. 격식을 갖추지 않은 일종의 ‘방담’이었지만, 국내 옥외광고시장의 한 단면을 보여주기에 적당할 것 같아, 가감 없이 방담 내용을 소개한다.

A씨 =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도 문제지만, 광고물 디자인심의가 더 문제가 되는 것 같다. 전혀 기준이 없다. 심의가 심의위원의 성향에 따라 좌우된다. 그냥 모델 없이 카피만 들어가는건데도, ‘카피 글씨가 굵어서 안 된다’ 이런 식으로 자의적으로 심의를 한다. 이렇다 보니 심의위원에 로비가 들어가고, 횡포를 부리고 한다. 기준이 명확하면 사전에 그것에 맞춰서 광고주들이 플랜을 짜고 심의안을 만들텐데, 일반적으로 볼 때 전혀 문제가 없는 광고안을 가지고 갔는데 반려되는 경우도 부지기수고, 지자체마다 그 기준도 다 다르다.

B씨 = 심의에서 제일 문제가 상업광고로서 허가를 내줬으면, 브랜드 가치를 인정해 줘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거다. 브랜드 고유의 특징이 있는 만큼 그것을 최대한 구현할 수 있도록 허가를 내주는 것을 전제로 해야 한다. 흑색이나 적색을 광고물의 1/2이내로 하라는 규정이 있는데, 그게 왜 안 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바탕색만 못 쓰게 하는 게 아니라, 글자도 빨간색을 쓰지 말라고 해서 곤혹스러웠던 적도 있다. 그 기업의 고유 컬러가 붉은 계열인데 그걸 바꾸라고 하면 어떻게 하라는 건가. 소명자료를 제출하라고 해서 결국 통과는 됐는데 심의를 위한 심의로밖에 비춰지지 않았다.

C씨 = 광고물심의의 가이드라인이 없다는 게 문제다. 가이드라인만 일관성 있게 만들어지면 사후심의 하더라도 문제가 안 된다고 본다. 기업들도 자신들의 브랜드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함부로 광고를 만들지 않는다.

A씨 = 심의가 보통 한 달에 한번 열리는데, 문제는 광고 캠페인이라는게 시도때도 없이 바뀐다. 옥상광고 심의는 보통 한달 걸린다. 그렇게 되면 캠페인이 시작되고 한 달이 지나 끝나 가는데 의미가 없어져 버린다. 처음에 신고하고 사후 심의기능으로 돌리는 게 바람직할 것 같다.

기자 = 래핑광고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보고 싶다.

B씨 = 래핑버스의 경우 분양광고, 점포 오픈고지 광고, 영화광고 등에 많이 활용되고 있다. 일반버스는 승객들의 안전문제가 있어 전체 래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보이나, 리무진 버스 등 일부 특수한 경우는 예외로 래핑광고를 허용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왜냐면 이미 시장에서 공공연하게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광고주가 찾고 시장에서 팔리는 매체라고 하면 합법화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A씨 = 건물 래핑광고도 마찬가지다. 구청과의 관계가 악화될 것을 우려해 광고를 허용하는 건물주가 많지 않고 그러다 보니 오히려 희소성이 생겨버렸다. 하고자 하는 광고주들이 있으니까 금액을 올린다. 불법을 싫어하는 광고주들도 있지만, 효과가 있으니까 벌금을 감수하고 래핑광고를 하는 광고주들이 있다. 건물 래핑광고도 유리창을 안 막고 방염필름을 쓴다는 식으로 제도권 안에 놓고 차라리 기금을 받는 식으로 허용해 주면 어떨까 싶다. 그러면 세수에도 도움이 되고 광고주도 좋아하고... 음지에 있는 것을 양지로 끌어내서 양성화시킬 필요가 있다.

C씨 = 사실 우리나라는 규제가 너무 심해서 합법보다 불법이 많다. 그런데 그걸 광고주들이 왜 찾느냐면 효과가 좋기 때문이다. 법에서 규정한 것만 되고 나머지는 다 된다는 식이다 보니 합법의 테두리에서 할 수 있는 게 없다. 이런 환경에서 무슨 크리에이티브가 나오겠나. 좋은 크리에이티브가 나와도 규제 때문에 막혀서 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A씨 = 사실 우리는(광고업계) 이렇게 원하지만, 의사결정하고 법안 만들고 하는 담당자들이 법개정의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 같다. 업체들의 의견을 반영해 개정을 추진하다 보면 자칫 로비를 받아서 했다는 식의 오해도 살 수 있고 하니까 수동적인 업무만 하는 것 같다. 그래서 답답한 게 바로 옥외광고센터다. 옥외광고센터가 생긴 취지가 바로 그런 역할, 옥외광고업계의 의견을 듣고 수렴해 법 개정을 추진하고 산업의 육성과 발전을 모색하라는 것 아닌가. 기금조성용 광고사업으로 기금만 걷고 있고 아무것도 하는 일이 없는 것 같다. 리서치는 나중에 재정이 확보되어 한다고 하더라도, 과잉규제 철폐나 제도개선 등은 센터가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고 또 해야 되는 일이다.

이정은 기자 [ⓒ SP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공유링크 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