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령 비현령식 자의적 법해석이 시장 활성화 및 발전 ‘발목’ 공정성·투명성 담보하는 최소한의 심의 가이드라인 마련돼야
옥외광고물등관리법 제7조 및 시행령 제32조 규정에 의거, 시·도 및 시·군·자치구에서는 광고물관리 및 디자인심의위원회(이하 심의위원회)를 두고 있다. 광고물의 색상, 규격, 광고내용 등을 심의함으로써 쾌적한 도시미관과 미풍양속을 유지하고자 함이 심의위원회 운영의 목적이다. 그러나 문제는 심의의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이나 규정이 없어 광고물 심의가 심의위원의 이현령 비현령식 자의적 해석에 의해 좌지우지된다는데 있다.
심의위원회의 광고물 심의를 경험해 본 이들은 심의기준의 모호함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심의기준이 구체적으로 명확하지 않아 위원들 간에도 해석의 차이가 발생하고, 객관적이지 못한 심의 결과가 도출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심각한 경우는 모법 및 시행령에 규정된 범주 안의 광고유형임에도 심의위원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광고를 게첨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옥외광고에 대한 전문성을 갖지 않은 심의위원들이 광고물 심의를 하는데 따르는 문제점도 많다는 지적이다.
한 관계자는 “광고물 심의에 대한 최소한의 기준이 있으면 사전에 충분히 그 기준을 검토해 광고심의를 준비할 수 있을텐데, 그렇지 못하다 보니 시간과 비용 낭비가 크고 무엇보다 기준이 모호해 말그대로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식의 심의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건축 관련 전문가가 ‘나는 빨간색이 싫다’라는 식의 개인취향을 이야기하면서 색상을 문제 삼은 적도 있는데, 그 심의가 과연 공정하고 신뢰할만하다고 할 수 있겠는가”라며 “심지어 어떤 심의위원은 ‘맥도날드의 M자 로고 색상이 노란색인데 우리가 빨간색이라고 하면 빨간색인거다’라고 이야기한 적도 있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강동구나 성동구에서는 하이마트 간판이 파란색”이라며 “브랜드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인정해 주지 않고 무조건 바꾸라고 해서 바꿨다고 하는데, 이처럼 광고물 심의위원회가 무소불위의 권한을 가지다 보니 입김이 작용하고 잡음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담당 공무원의 독단적인 판단을 지양토록 하면서, 다수의 의견을 수렴해 광고물 정책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제고한다는 광고물 심의위원회의 도입 취지가 무색한 사례라고 할 수 있겠다.
담당 공무원이 심의위원으로 참여하고, 심의위원장을 담당국장이 맡게 되는 구조도 객관성과 투명성에 문제를 초래할 소지가 크다는 지적이다. 다른 관계자는 “심사위원장을 담당 공무원이 맡고 있는 구조라면 구청장 혹은 윗선의 입김이 작용하지 말란 법이 없지 않느냐”면서 “또한 심의위원이 허가 여부를 결정하는 권한을 갖다 보니, 청탁로비 사건 등도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이현령 비현령식 자의적인 해석으로 인해 광고물의 인·허가가 딜레이되거나, 불발되는 사례는 옥외광고시장의 활성화를 막고, 산업의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 광고대행사 관계자는 “보통 심의위원회가 한 달에 한번 열리는데, 이때 조건부 허가가 나면 다음 심의까지 한 달을 더 기다려야 한다”며 “IMC차원에서 광고 캠페인이 스타트를 끊었는데 옥외광고만 심의 문제에 걸려 한달 뒤에 시작을 하게 된다면 실기하게 되는 것이고 광고주는 규정이 까다롭고 엄격한 옥외광고를 회피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옥외광고업계는 광고물심의의 공정성과 전문성, 신뢰성을 담보할 수 있는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의 제정이 필요하며, 아울러 옥외광고산업 활성화의 측면에서 심의절차의 간소화 및 행정의 신속성도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