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대로 62길. KBS 앞에 있는 국가보훈처 건물 외벽에 커다란 태극기가 걸렸다.
태극기는 고사리 같은 손으로 어린이가 달고 있다. 아이의 머리 위에는 '아빠, 우리 태극기 달아요.'라는 글귀가 선명하게 새겨졌다.
건물 전체를 감쌀 만큼 큰 규모로 태극기를 게양하는 어린이의 이미지로 연출한 이 옥외광고는 폭설이 내린 4일 아침 눈부시게 다가와 지나가는 이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직장인 이효열(30) 씨는 "태극기를 달자는 아이디어가 아주 기발하다"며 "말이 필요없는 광고"라면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 옥외광고를 제작한 주인공은 세계적인 광고전문가 이제석(31) 씨.
그는 "시민에게 나라 사랑 메시지를 인식시키고 태극기 달기를 실천에 옮기게 하기 위해 이 광고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제석 광고연구소 대표인 그는 세계 3대 광고제의 하나인 뉴욕 윈쇼 페스티벌 최우수상, '광고계의 오스카'로 불리는 클리오 어워드 동상, 미국광고연합의 애디 어워드 금상 등 50개의 상을 휩쓸어 세계 광고계에서 스포츠라이트를 받고 있다.
뉴욕에서 활동할 당시 아프리카 아동이나 장애인을 위한 자선광고, 반전(反戰)·평화 광고 등을 통해 '광고 천재'로서의 감각을 선보여 선풍을 일으켰다.
이씨는 재능기부 차원에서 무상으로 옥외광고를 제작했다. 광고물은 지난 2일 설치를 시작해 이틀 만에 완성됐다.
그는 "전국 초·중·고교생 1천790명을 대상으로 태극기를 그리도록 했는데 태극기를 정확히 그린 학생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는 충격적인 결과를 접했다"면서 "역사의식과 애국 교육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겠다는 생각에서 아이를 모델로 기용했다"고 밝혔다.
국가보훈처의 한 관계자는 "가장 기초적이고 구체적인 나라 사랑 방법이 '국경일에 태극기를 달고, 태극기를 늘 아끼고 사랑하는' 것이라는 걸 이 광고가 잘 보여주고 있다"고 풀이했다.<20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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