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희 기자 | 262호 | 2013-02-15 | 조회수 3,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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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 한복 문화의 거리
실과 실패를 연상케하는 조형 간판.
오방색을 모티브로 간판의 색채를 도출했다.
조형물에 실제 한복 원단을 부착해 만든 한복집 간판.
벽화 페인팅으로 노후화된 외벽을 살린 모습.
미싱기가 걸려있는 간판.
버선을 모티브로 한 오브제 간판.
FRP로 만들어진 수건 조형물이 적용된 간판.
간판이 버선을 신고, 색동 주머니를 찼다. 한복을 지을 때 쓰는 바늘과 실, 미싱이 간판에 달려있다. 무엇을 하는 곳일까. 한눈에 봐도 한복집이 많이 있을 것 같은 거리, ‘청주시 한복 문화의 거리’는 한복집과 각종 혼수상점들로 즐비해 유명한 곳이기도 하지만, ‘간판이 곧 명물’인 거리로 눈길을 끌고 있다.
채널사인으로 상호를 표시하고 조악한 픽토그램으로 업종을 표시하는 간판들이 아니라 한눈에 무엇을 하는 곳인지 알아볼 수 있고 특색있고 재미있는 오브제 간판들이 하나의 볼거리가 되고 있는 곳이다. 이 거리는 지난해 청주시가 시 상당구 남문로 일대를 대상으로 진행한 간판정비사업 구간이다. 시는 지난해 2억 6,200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해당 사업구간의 62개 업소의 158개 간판을 철거하고 58개의 새 간판으로 단장했다.
사업은 지난해 1월 주민협의체를 구성하는 것을 필두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특히 시는 이번 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 옥외광고센터의 컨설팅 프로그램을 활용했다. 옥외광고센터 측은 5월 현장 점검을 거치고 전문가 자문을 맡은 송주철 공공디자인 연구소장이 8, 9월 동안 4차례의 자문을 진행했다. 이와함께 주민의 디자인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자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디자인스쿨’을 6차에 걸쳐 개최하고 ‘아름다운 간판디자인’, ‘컬러이미지 커뮤니케이션’ 등 디자인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로 전문가 강의를 실시했다.
이번 사업은 이렇게 전문가 집단의 지속적인 컨설팅과 시-전문가-주민의 지속적인 만남과 논의를 통해 진행됐다는 점이 다른 사업들과 크게 차별화된다. 바로 각자의 개성을 가지고 있는 오브제 간판들이 요란스럽지 않고 조화롭게 개성을 발휘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오브제 이외에 간판의 색상도 눈에 들어온다. 한국의 전통 색상이자 한복의 색상으로 사용돼온 오방색을 모티브로 삼아 간판의 색상을 도출했다.
이와함께 노후화된 건물 외벽에 적용된 벽화 페인팅은 거리의 멋과 분위를 한층 살리는데 일몫하고 있다. 접근 과정만 봐도 세심하게 추진된 사업이었지만 사업 추진상의 어려운 점도 있었다. 해당 사업 구간에서 한복과 관련되지 않은 업종을 영위하고 있는 일부 업소의 경우 그 거리가 ‘한복거리’로 제한적인 이미지를 줄 수 있다고 주장하며, ‘혼수의 거리’로 사업명칭의 변경과 사업범위의 확대를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미 주민협의체 토론회 때 주민들의 의견 조율로 정해진 사항인 만큼, 시는 의견 조율과 설득을 통해 이를 해결했다. 한복 문화의 거리는 업소를 상징하는 각종 오브제와 전통의 색상, 주민들의 뜻 그리고 전문가의 자문이 한데 어우러져 색다른 모습으로 탄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