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 기자 | 262호 | 2013-02-15 | 조회수 3,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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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시행지침’에 따른 독점 위탁은 위헌적 소지 다분… 직업의 자유 침해 소지도 ‘전광방송광고 통합관리시스템’ 가입 전광매체 우선 배정도 건의사항에 포함
한국광고협회(회장 이순동)와 한국광고주협회, 한국광고산업협회,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한국신문협회광고협의회 등 22개 회원단체가 지난 1월 23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독점 폐지를 건의하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옥외광고 유관단체로는 한국옥외광고협회와 한국전광방송협회가 포함됐다.
이들 단체는 의견서를 통해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이 엄연히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문화체육관광부의 ‘정부광고 업무 시행지침’에 따라 정부광고를 한국언론진흥재단에 독점 위탁하는 것은 위헌적 소지가 있으며 광고시장을 위축시키고 정책 홍보면에서도 그 효율성에 문제가 있다면서, 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독점을 폐지해 줄 것으로 요청했다.
광고협회와 회원단체는 의견서를 통해 “광고시장 개방으로 외국계 다국적 광고회사까지도 국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오늘날 정부 및 공공기관의 광고대행을 독점하는 것은 광고시장을 위축시킬 뿐 아니라 정책 홍보면에서도 그 효율성에 문제가 있으며 정부사업의 독점수의계약과 유사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며 “특히 중앙정부만이 아닌 지방정부 및 공공기관의 대행까지 독점하고 있는 상황은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방 광고산업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하여는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 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른다’는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제32조가 존재함에도 문화체육관광부의 ‘정부광고 업무 시행지침’에 따라 정부광고를 언론진흥재단에 독점적으로 위탁하는 것은 위헌의 소지가 있으며, 정부사업의 독점 수의계약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독점대행은 헌법 15조 ‘직업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의견서를 통해 “직업수행의 자유에는 영업의 자유 및 경쟁의 자유 등도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임에도 언론진흥재단이 정부광고를 독점해 민간 광고대행 업계의 직업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지상파방송광고 독점판매 위헌판결과 같은 맥락”이라고 지적했다. 협회와 회원단체는 또 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대행 수익 중 광고진흥에 대한 지원은 매우 미미한 수 준이라고 지적했다. 2012년도 언론진흥재단 예산안에 따르면 총 예산 881억 8,000만원 중 정부광고 대행수수료 수입은 345억 6,000만원으로 40%에 해당하나, 정작 광고서비스사업(광고기획·조사서비스, 자료제공서비스)에 들어가는 지출은 86억원(총 예산대비 9.7%)에 불과하다. 협회와 회원단체들은 의견서를 통해 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독점 폐지와 아울러 지방정부 및 지방 공공기관의 정부광고 대행을 민간에 이관해 줄 것과 수수료 수익의 일부를 광고산업 진흥 및 광고계 활성화 지원금으로 전환해 달라고 요청했다.
협회는 “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담당 직원들이 4,000여개에 달하는 모든 정부기관과 공공법인의 광고를 감당한다는 것은 대행업무의 질과 효율성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다는 문제를 지니고 있다”면서 “또한 언론진흥재단의 법인회계 사업계획 및 예산안에서 명시한 ‘정부광고대행의 민간참여 확대추진’ 방법으로서 중앙정부의 광고는 언론진흥재단에서 대행하되, 지방정부 및 지방 공공기관의 광고는 민간에 이관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협회는 또 전광판을 활용한 정부광고와 관련, 효율성 제고와 광고질서 확립 차원에서 한국광고협회와 한국전광방송협회가 공동 운영하는 ‘전광방송광고 통합관리시스템’에 가입한 전광방송매체에 우선 배정해 줄 것과 전광판광고 대행수수료를 종합광고대행(기획 및 제작)의 경우 현행대로 10%, 단순매체대행의 경우 3% 이하로 분리해 적용해 줄 것을 요청했다.
광고업계가 이처럼 한 목소리를 낸 것은 유례가 없는 일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정부광고 독점 폐지를 요청하는 의견서가 제출됐다는 소식은 광고업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이런 가운데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의견서 제출에 이름을 올린 회원단체 가운데 재단의 지원을 받는 단체에 지원금을 끊겠다는 압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