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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28 11:43

투명 디스플레이, 허망한 꿈인가 혁신의 시작인가

  • 신한중 기자 | 263호 | 2013-02-28 | 조회수 5,611 Copy Link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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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적 한계·규제 등 아직 넘어설 과제 많아
미래 옥외광고시장 이끌어 갈 잠재력은 충분


작년 디지털사이니지 시장의 달군 화두 중 하나는 투명 디스플레이였다.
디지털사이니지 제작업체들은 일제히 투명 디스플레이 제품 개발에 열을 올렸으며, 광고대행사 및 매체사들은 이 새로운 기술을 어떻게 현실화할지에 대한 고민으로 머리를 싸맸다. 
하지만 이런 뜨거운 열기와는 달리 투명 디스플레이 광고판은 아직 활성화는 커녕, 마땅한 설치 사례조차 쉽게 나타나지 못하고 있다. 앞서 제일기획 등 일부 광고대행사가 이를 광고 매체화하는데 까지는 성공했으나, 이 역시 당초 기대했던 만큼의 뜨거운 반응을 얻지는 못했다. 
이런 까닭에 지금에 와선 투명 디스플레이 광고판은 ‘부질없는 기술 과시’일 뿐이라는 무용론마저 일각에서 불거지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투명 디스플레이이 가진 잠재성은  향후 옥외광고의 혁신을 이끌게 될 기술이라고 전망한다.
옥외광고업계의 뜨거운 감자가 된 투명 디스플레이. 과연 정말 부질없는 기술과시일지, 새로운 혁신의 시작이 될지를 조명해 봤다.

▲분명 장점이 있지만 단점이 더 많다?

투명 LCD는 이름 그대로 디스플레이 자체가 일정 정도의 투과도를 가지고 있어서 화면의 뒷배경이 그대로 비춰지는 제품이다. 투명한 영상매체라는 점이 기존 영상디스플레이와 변별되는 특성이며 장점이지만, 그로 인한 단점도 크다.
가장 지적되는 문제는 시인성이다. 현재의 LCD 기반 투명 디스플레이(이하 투명 LCD)의 경우, 시청자가 약 5m만 떨어져 있어도 영상을 제대로 확인하기 어려울 만큼 영상 가독력이 떨어진다.
투명한 화면에 상이 맺히는 만큼 어쩔 수 없는 결과이지만, 한순간에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아야 하는 광고매체로서는 치명적인 문제라고 볼 수 있다.
또 하나의 결정적 단점은 투명 LCD의 경우 투명화를 위해 백라이트유닛(BLU)을 떼어낸 만큼, 이를 대체할 라이팅박스가 필요하다는 점이다(LCD는 후면에서 조사되는 빛이 없으면 영상이 맺히지 않는다). 이로 인해 모든 투명 디스플레이 제품이 박스 형태의 쇼케이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관련업체들은 이 형태가 실제 제품과 영상을 한꺼번에 보여줌으로써 광고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는 최적의 형태라고 주장한다. 일견 타당한 말이지만, 사실 투명 LCD가 가진 기술적 한계에 대해 나름의 당위성을 부여한 것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결국 지금과 같은 형태로는 실내용 POP외에 적용할 곳을 찾기가 마땅치 않다. 디자인 개발의 난점으로 인해서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론도 제기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상업용 냉장고의 유리문을 투명 LCD로 대체하는 것인데, 이유는 냉장고 자체를 라이팅 박스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소비자들이 음료를 고르기 위해서 짧지 않은 시간을 머무르게 되는 곳이 냉장고인 만큼 음료 등의 광고를 집행하기에 아주 유용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제일기획 최상혁 프로는 “광고매체로서 투명 디스플레이는 아직까지 무궁한 가능성과 동시에 치명적 단점도 지닌 기술”이라며 “상용화를 위해선 기술이 지닌 한계를 덮을 만한 크리에이티브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대안은 자체 발광 OLED… 진정한 혁신의 시작 

이런 투명 LCD의 단점을 개선하고, 가능성을 극대화 할 수 있는 기술로서 자체 발광 OLED가 기대되고 있다. 디스플레이 자체가 발광하는 OLED의 경우, 후면의 라이팅 박스 없이도 영상을 송출할 수 있기 때문에 활용 영역이 LCD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확대된다.
현재의 투명 LCD기술이 기존 영상매체의 화면을 일부 투명화시키는데 그쳤다면, 투명 OLED는 거꾸로 투명한 유리들을 영상매체로 바꾼다. 즉 매장의 투명한 쇼윈도 자체를 영상 광고매체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마이너리티 리포트와 같은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미래형 옥외광고들을 현실에서 만나는 것도 먼 얘기가 아니다. 그야말로 진정한 ‘혁신의 시작’이다.
물론 이것은 가능성일 뿐 현실이 됐을 때는 또 다른 문제가 나타날 수 있지만, 거리의 쇼윈도를 영상매체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메리트인 것만을 분명하다. 새로운 광고매체의 등장에 따라 옥외광고시장의 비약적 성장을 예상할 수 있는데다, 옥외광고 및 스토어 마케팅의 문화에도 큰 변화가 나타날 것은 자명하다.
디지털미디어 전문업체 더세븐야드 이정근 실장은 “투명 OLED 기술은 아직 대면적화의 어려움이 있어서 옥외광고시장에 접목되기까지는 다소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미래 옥외광고시장을 시장을 이끌어갈 혁신적 기술 중 하나인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기술 상용화 위해선 제도 개선도 수반돼야 

투명 디스플레이가 만들어갈 옥외광고시장의 미래는 환상적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환상적인 모습이 실제 현실에서는 모두 불법광고물이 된다는 점이다.
현행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 시행령 30조 창문이용 광고물의 표시방법에서는 천·종이·비닐 등에 문자나 도형 등을 표시해 부착하거나, 목재·아크릴·금속재 등의 판이나 입체형으로 제작한 광고물만을 창문이용광고물로 정의하고 있다. 또 빛의 점멸이나 동영상의 변화가 있는 광고물은 규제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투명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미디어 쇼윈도의 경우 사실상 법이 규정한 표시방법에 어긋난 불법 광고물로 치부될 수밖에 없다.
이것은 디지털사이니지가 옥외광고시장에 등장한 이후 숱하게 거론되고 있는 부분인데, 기술의 발전 수준을 제도가 다 담아내지 못함에 따라 나타난 결과다.
이처럼 투명 디스플레이가 혁신적인 광고매체가 되기 위해서는 아직도 넘어야 할 벽이 많다. 하지만 이 기술이 만들어갈 옥외광고시장의 미래가 기대되는 것만은 분명한 시점이다.
  

신한중 기자 [ⓒ SP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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