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 신한중 | 266호 | 2013-04-15 | 조회수 2,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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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결정족수 무시한채 회장 4년단임제 정관개정안 가결 선포
대의원들이 정관 개정안에 대한 설명을 진지하게 듣고 있다.
2년 임기의 감사로 새로 선출돼 연임에 성공한 박석규 감사(왼쪽)와 이종민 감사.
나머지 정관변경안 처리도 의결절차 안지켜… 행안부의 승인 여부 주목 박석규·이종민 감사는 경선 끝에 연임 성공
과거 정관 규정의 해석을 둘러싸고 숱한 내분과 법적 다툼을 겪었던 옥외광고협회에서 또다시 정관의 해석과 적용을 둘러싸고 볼썽사나운 상황이 재연되고 있다. 옥외광고 업계 최대의 법정 단체인 한국옥외광고협회 중앙회(회장 김종필)는 지난 3월 22일 서울 서울 잠실의 한국광고문화회관 2층 대강당에서 제41회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1부 의전행사가 아무 이상없이 마무리되고 협회 업무를 처리하기 위한 2부 행사도 전반부는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됐다. 사무처의 경과보고와 전년도 정기총회 회의록 승인, 예결산 및 사업계획 심의 의결 등이 집행부의 의도대로 순탄하게 처리됐다. 그러나 회장 임기와 관련된 협회 정관규정 개정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논란이 일고 이는 표결로 이어진 뒤 가결·부결 시비로 번졌다가 결국은 산회 후 육두문자가 섞인 설전과 삿대질 장면으로 막을 내렸다. 발단은 회장의 임기 문제에서 비롯됐다. 의장인 김종필 회장이 현행 3년 연임제를 4년 단임제로 변경하는 정관 개정안을 상정하고 이어 신삼철 법제위원장이 제안설명을 하고 나자 대의원석에서 질문이 잇따랐다. 한 대의원이 변경안이 통과될 경우 현직 회장에게도 적용되는 것인지 여부를 따져 물었고 김 회장은 자신에게도 적용되는 것인지 아닌지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행안부 장관의 인가를 받는 날로부터 시행한다”고 답변했다. 대의원석에서 4년 단임제보다 3년 연임제가 낫다는 반대의견들과 함께 “늘리더라도 현직 회장 선에서는 깔끔하게 끝내주고 다음부터 4년제를 하는게 맞는 것같다”는 발언이 나왔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명쾌한 답변을 하지 않은 채 “내 생각이 아니고 이사회에서 안건으로 결정된 사항”이라고만 답했다. 질의가 계속되면서 표결에 부쳐달라는 요구도 잇따랐고 김 회장은 무기명투표 표결에 회부했다. 투개표 결과는 투표자 189명 중 찬성 115표, 반대 74표가 나왔다. 김 회장이 과반수 참석으로 가결이 되었다면서 의사봉을 두드리려는 순간 대의원석에서 한 대의원이 “정관의 개정은 3분의 2 이상이 되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가결에 이의를 제기했다. 다른 대의원은 “과반수 출석에 과반수 찬성이면 된다”며 부결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고 이 시비 논쟁은 김 회장이 “문제가 있으면 행안부에서 인가를 안해줄 것”이라면서 가결을 선포하고 의사봉을 두드림으로써 일단락됐다. 그러나 총회가 끝나자마자 가결에 이의를 제기한 대의원과 김회장 및 가결주장을 반박한 대의원 사이에 고성과 삿대질, 막말이 오가는 험악한 장면이 연출됐다. 문제의 정관 개정과 관련한 협회의 규정은 명확하다. 정관 제24조 제1항은 “총회는 정관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재적대의원 과반수 출석으로 성립하며, 출석대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58조 제2항은 “정관의 변경은 재적대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대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된다.”고 명시적으로 못박고 있다. 앞서 이번 총회의 안건을 결정한 이사회에서 김 회장이 4년 단임제 개정안을 상정했을 때도 통과될 경우 현직 회장에게도 적용되는 것인지 여부에 대한 질문이 나왔고 그때 김 회장은 자신에게도 적용되는 것이라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협회 일각에서는 이때의 발언을 연관지어 김 회장과 김 회장을 지지하는 집행부 인사들이 김 회장의 임기를 편법으로 1년 더 연장하려고 정관 제58조를 무시하는 무리수를 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 2011년 4월에 있었던 회장 선거에서 당선돼 임기를 수행하다가 선출절차상의 하자를 이유로 한 송사에 거듭 휘말리자 자진 사퇴하고 이어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다시 당선돼 연속으로 두 차례 취임을 했다. 따라서 협회 내부에서는 현행 정관 제15조의 “회장은 1차에 한하여 연임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재출마를 할 수 없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협회가 일단 가결 처리함으로써 이번 가결·부결 논란은 결국 행안부의 승인 여부로 판가름나게 됐다. 이와 관련, 김 회장 등 협회 일부 관계자들은 지난 3월 4일 행안부를 찾아가 정관 개정에 대해 설명하고 승인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승인 가능성이 그리 커보이지는 않는다. 행안부 관계자는 “가결 처리를 했더라도 정관에 부합되지 않으면 통과가 안된 것”이라며 “아직은 정식 신청이 안들어왔고 정식으로 들어오면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협회는 이날 총회에서 회장임기 4년 단임제 변경안 외에도 현재 회장의 제청으로 총회에서 선출하되록 되어있는 이사 선출 절차를 이사회에서 선출하도록 하는 변경안과 회장임기 개시후 직무수행 1년 미만의 선출은 재선거로 선출하는 것으로 하는 내용을 새로 추가한 잔여임기 관련 조항 변경안, 회장 선출권이 있는 선임직 대의원을 시도협회 회원 50명당 1명에서 100명당 1명으로 감축하는 개정안 등을 처리했다. 이 가운데 임기개시 1년 미만에 실시되는 선거를 재선거로 규정하는 부분은 김 회장의 재출마 자격 여부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때문에 이들 조항 역시 행안부가 승인해줄 것인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총회에서 대의원들의 동의와 재청만을 거쳐 가결 선포했을 뿐 참석 대의원의 3분의 2 이상 찬성을 확인하는 절차가 없었기 때문이다. 협회는 과거 총회에서 의결정족수를 확인하지 않고 동의, 재청 절차만으로 안건을 통과 처리했다가 호된 대가를 치른 바 있다. 김상목 회장 집행부때인 지난 2010년 7월 법원으로부터 선출직 이사 23명 전원이 직무집행 정지를 당한 일이 그것. 당시 법원은 “채무자들(선출직 이사들)을 이사로 선출함에 있어 총회 출석대의원 과반수의 찬성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선출 여부에 관한 적법한 표결이 이루어졌다고 할 수도 없으므로 중앙회 이사로 선출한 총회 결의는 무효”라고 밝혔다. 선출직 이사의 의결정족수는 과반수 출석에 과반수 찬성이었으나 과반수 찬성을 확인하는 절차가 없었다는 것이 이유였다. 한편 이날 2명을 뽑는 감사 선거에 3명의 후보가 출마, 경선으로 치러진 투표에서는 임기 만료후 재출마한 박석규 후보와 이종민 후보가 각기 1위와 2위로 당선, 연임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