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피티가 낙서처럼 되어 있던 건물벽면을 매체로 처음 활용한 브랜드는 ‘컨버스’였다. 컨버스는 2008년 3월 창립 100주년 기념 ‘컨버스 센추리 캠페인’의 일환으로 이곳에 그래피티 광고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지난 5월 중순 캐논이 ‘EOS 100D’ 출시에 맞춘 그래피티 광고를 선보여 이목을 끈다.
젊음의 메카인 홍대 한복판에 위치한 지리적 특성으로 10~20대 젊은층을 코어 타깃으로 하는 스포츠 캐주얼 브랜드의 광고주들이 유독 이 자리를 선호했다.
낙서처럼 그래피티 그려져 있던 건물벽면이 훌륭한 이색매체로 탈바꿈 젊음의 거리 걸맞는 ‘홍대 스타일’ 광고로 광고주와 소비자 모두에 어필
지난 5월 중순경 모처럼 찾은 홍대거리는 여전히 북적이고 활기가 넘쳤다. 홍대 상권은 그 영역을 합정, 망원, 상수동 등 주변지역으로까지 확장하면서 젊음의 메카로 확고부동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는 광고가 있기 마련. 젊은이들이 북적이는 홍대앞은 그런 면에서 최근 들어 가장 핫한 광고 마케팅 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는 곳이다. 그러나 홍대상권은 좁은 도로와 건물이 밀집한 영향인지는 몰라도 아이러니컬하게 이렇다 할 옥외광고 매체를 찾기 어려운 곳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이렇게 옥외광고가 희귀한 홍대에서 꾸준히 광고주를 바꿔가며 새로운 광고 스토리가 펼쳐지고 있는 곳이 있다. 홍대정문으로 쭉 이어진 길을 향해 걷다 보면 작은 옷가게들이 있는 골목과 만나는 지점에 위치한 건물이 보이는데, 이 건물의 벽면이 바로 그곳이다. 그간 이른바 ‘홍대 벽화광고’라고 일컬어졌던 광고들이 바로 이 건물 벽면에 그려진(혹은 래핑된) 광고물들이었는데, 이곳을 거쳐간 벽화광고들은 홍대가 갖는 자유분방하고 개성있는 이미지들과 닮은 광고들이 대부분이었다. 가로 18m, 세로 10m 크기의 벽면을 캔버스 삼아 때로는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때로는 광고인지 아닌지 헷갈리는 감각적인 이미지들이 채워졌고, 이는 자연스럽게 홍대의 거리 분위기와 어우러지며 새로운 볼거리를 창출해 냈다. 최근에는 캐논이 ‘EOS 100D’ 출시에 맞춰 이곳에 그래피티 광고를 선보여 이목을 끌고 있는데, 이 건물벽면 벽화광고를 처음으로 선보인 브랜드는 스포츠 캐주얼 브랜드 ‘컨버스’였다. 컨버스는 2008년 3월, 창립 100주년을 맞아 진행한 ‘컨버스 센추리 캠페인’의 일환으로 이곳에 이색적인 벽화광고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고, 그해 대한민국광고대상에서 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당시 이 광고를 발굴하고 기획한 이는 현재 SK플래닛에서 옥외광고를 담당하고 있는 김영광 플래너다. 당시 대홍기획 SP미디어팀에 근무했던 김영광 플래너는 홍대 부근에서 광고할 만한 곳을 찾아 헤매던 중 우연찮게 낙서처럼 그래피티가 그려진 이 건물을 발견하고, 무릎을 쳤다. 당시 김영광 플래너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컨버스의 주타깃 밀집지역인 홍대 부근 신규매체를 개발하던 중에 그래피티가 그려져 있는 건물을 발견해 이곳에 그래피티로 표현한 옥외광고 집행을 추진하게 됐다”며 “그래피티가 갖는 자유, 개성, 젊음의 상징적인 이미지가 컨버스의 브랜드 이미지와 부합된다고 판단했다”고 광고집행 배경을 밝힌 바 있다. 최근 김영광 플래너를 모처럼 만나 이 벽화광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홍대 벽화광고가 꾸준히 인기를 끌며 다양하게 변주되고 있는 것에 대해 매체를 개발한 입장으로서 보람을 느낀다는 게 그의 말이다. 그래피티 아티스트들의 손을 거쳐 마치 예술작품처럼 완성된 컨버스 벽화는 광고지만 광고같지 않은 감각적인 비주얼과 이색성으로 크게 히트를 쳤고, 그것이 지금에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다. 뭐든지 시작이 중요하다고 했던가. 최근까지 이곳에 광고를 집행한 대부분의 광고주들은 래핑광고보다는 페인트와 스프레이를 활용한 ‘그래피티’로 광고를 표현하고 있다. 물론 그 방법이 홍대의 거리와 더 잘 어울린다는 것도 그 이유일 것이다. 말 그대로 ‘홍대 스타일’의 광고인 것이다. 그간 이곳을 거쳐간 광고들은 나이키, 데상트 등 역시 젊은층을 코어 타깃으로 하는 브랜드들이었다. 2012년에는 8월에는 빅뱅 지드래곤의 솔로앨범을 기념해 팬들이 그래피티 광고를 선보여 이목을 끌기도 했다. 당시 기자는 그래피티 벽화광고 자체가 지드래곤의 개성 강하고 자유분방한 이미지에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데다, 그려진 이미지도 멋있어서 팬들의 센스가 남다르다는 생각을 했었다. 2008년 3월 ‘컨버스’를 시작으로 2013년 5월 ‘캐논’ 광고까지, 개성 있는 홍대 스타일 광고로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홍대 벽화광고에 앞으로 어떤 크리에이티브의 향연이 펼쳐질지 자못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