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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09 17:22

무분별한 중국산 레이저 유입에 ‘소비자 가슴 멍든다’

  • 이승희 | 271호 | 2013-07-09 | 조회수 2,396 Copy Link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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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수입업체들,‘검증 안된 장비 판매’에 ‘무책임한 A/S 대응’
‘싼 게 비지떡’… 무차별 가격 공세 주의 필요


‘싼 게 비지떡’이란 옛 말 그대로, 중국산 저가형 레이저가 천덕꾸러기로 전락하고 있다.
장비는 장식용이 아니고 제작용인데, 요즘 제작업계 일각에서는 장비가 제작용이 아닌 장식용으로 둔갑해버리는 천태만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 ‘장비가 뻗어버렸다’는 다소 부적절한 표현이 업계에서 통용되는 게 어색하지 않을 만큼 실제로 레이저 커팅기가 제역할을 하지 못하고 ‘뻗어버리는’ 일이 속출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국산이나 미국, 유럽 등 서구 국가로부터 수입되는 레이저 커팅기에 비해 보다 저렴한 가격대로 형성돼 있는 중국산 레이저의 국내 유입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무분별한 레이저 판매영업과 구매행위가 만나 소비자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소비자 피해 유형은 다양한데, 특히 A/S와 관련된 소비자 피해가 가장 많이 나타나고 있다. 장비는 옷이나 신발같은 일반 소비재와 달리 A/S가 반드시 수반돼야 하는데, 일부 수입업체들이 장비만 팔아놓고 ‘나몰라식’ A/S로 일관하고 있어 소비자들이 애를 먹고 있다. 장비 문제발생시 A/S가 수개월씩 지연되는가 하면, 아예 연락을 두절한 채 나타나지 않는 사례에 이르기까지 A/S 문제는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
A/S에 대한 늑장대응이나 무대응을 뛰어넘어 과도한 A/S 비용이 청구되는 경우도 많다. 중국산 레이저를 구매해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한 소비자는 “사실 살 때는 가격이 싸서 좋았는데, 장비에 문제가 많아서 지불한 A/S 비용이 장비 살 때 가격을 따라잡게 생겼다”며 “아예 고칠 엄두도 못내고 장비를 세워두는 집도 있다”고 전했다.
물론 중국산 제품이라고 해서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중국에는 이미 수천개에 달하는 레이저 제조사들이 있고, 그 안에서 품질이 안정화된 제품과 그렇지 않은 제품들이 양산되고 있다. 공장의 규모도 천차만별이다. 4~5명의 소수의 인원으로 운영되는 공장부터 100여명의 생산·검수 시스템을 갖추고 조직적으로 운영되는 대규모 공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며, 공장 규모 및 생산 시스템에 따라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수입 전 현지 가격 기준으로 500만원대의 초저가 장비부터 2,000만원 이상까지 가격대도 다양하게 형성돼 있다. 또한 생산 자동화가 안된 중국 제품의 경우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지는 만큼 같은 제조사의 동일한 모델이라도 품질이 다르기도 하다.
하지만 중국에 제아무리 가성비 좋은 레이저가 있다고 해도 직접 구매를 실행할 수 있는 소비자는 거의 없다. 결국 소비자들은 레이저를 구매하기 위해 수입업체들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 밖에 없는데, 여기서는 장비의 품질을 엄선해 들여올 수 있는 장비 수입사의 안목과 역할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유통업자들의 양심이다. 가짜 고춧가루, 참기름, 김치 등 사회적 이슈가 됐던 중국산 먹거리 유통 피해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모든 수입업체들이 양심적이지는 않다. 일부 업자들의 진정성없는 영업 공세와 철저한 장비 검증없이 가격에만 현혹되는 소비자들의 만남은 결국 부작용으로 이어진다.
특히 이같은 문제점은 현실에 맞지 않는 터무니없는 가격대의 장비에서 주로 발생한다. 한 채널업체 관계자는 “여러 업체들 비교해보고 가장 값이 싼 장비를 구매했는데, 장비에 문제도 많고 A/S도 제대로 안됐다”며 “싸면 그만큼 이유가 있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경험담을 전했다.
일부 수입업체들의 저가를 앞세운 가격중심의 영업의 피해자는 비단 소비자만이 아니다. 정직하게 영업을 하고 있는 중국산 레이저 수입업체들도 그 피해자다.
한 레이저 커팅기 수입업체 관계자는 “우리는 장비 한 대, 한 대 들여올 때마다 철저한 검증을 거치고 있고, A/S를 고려해 어느정도 판매가격도 고수중”이라며 “하지만 일부 업체들이 검증되지도 않은 장비를 가지고 오는가 하면, A/S를 고려하지 않은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장비를 팔고 사후관리를 안해주는 바람에 중국산 레이저 전체의 이미지가 흐려지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사인 제작 및 관련 임가공을 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한 대쯤 가지고 싶어하는 것이 또 레이저 장비다. 그런만큼 상대적으로 접근하기 쉬운 가격대의 중국산 장비에 대한 잠재 수요는 무궁무진하며 계속 늘어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렇게 잠재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갈수록 산더미처럼 쌓이는 피해사례에 ‘브레이크’가 시급해 보인다. 

이승희 기자   [ⓒ SP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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