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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23 12:12

글래스튜브 재활용 여부 싸고 레이저 업계 ‘시끌’

  • 이승희 | 272호 | 2013-07-23 | 조회수 3,429 Copy Link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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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시스템, “재생 튜브 저가에 공급” 내세우며 영업몰이 나서
경쟁업체들, “재활용 주장은 이해 안가” 의심 속 일부는 반격 태세


레이저 커팅기에 사용되는 이산화탄소(CO2) 유리관 타입의 발진기, 일명 글래스튜브의 재생 가능 여부를 둘러싸고 요즘 레이저 업계가 시끌벅적하다.
배터리의 성능이 약해지면 전기를 충전해서 다시 사용하는 것처럼 레이저 커팅기에 장착되는 글래스튜브의 성능이 다할 경우 가스를 충전해서 재활용을 할 수 있다는 주장과, 반대로 글래스튜브의 재활용은 가능하지 않고 설사 기술적으로는 가능하더라도 경제성이 없기 때문에 재활용 주장은 믿을 수 없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이같은 글래스튜브 재생가능 여부 논란은 경기 용인시에 소재한 레이저 커팅기 판매업체 에프에프시스템(대표 이한종)의 영업 활동으로부터 촉발됐다.
에프에프시스템은 최근 고장이 났거나 낡은 글래스튜브를 수리하거나 충전해서 재활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튜브 수리·교체 영업 및 이를 연계시킨 레이저 커팅기 판매 영업에 본격 돌입했다.
회사는 고장이 났거나 장기간 사용해 레이저 출력이 크게 떨어진 튜브를 수리하고 가스를 충전한 재생품을 새 제품 대비 60~70% 가격으로 공급한다고 밝히고 있다.
회사는 지난 6월부터 이같은 내용을 담은 광고를 한 월간잡지에 게재하면서 영업을 본격화하고 나섰고 이 월간잡지는 ‘레이저 조각기 발진기도 재생이 가능하다’라는 제하로 그같은 내용을 기사화해 보도했다.
그러자 레이저 업계 일각에서는 글래스튜브 재활용은 믿기 어렵다며 에프에프시스템의 주장과 영업활동에 대해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금껏 글래스튜브에 문제가 생길 경우 새 제품을 구입, 장착해 사용해 왔으며 재생해서 다시 사용한다는 개념 자체가 없었다.
수리나 충전을 해서 튜브를 재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확고하게 자리잡아 왔던 만큼 재생 사용 주장이 나오자마자 뜨거운 논란거리가 되고 있는 것.
이와 관련, 한 레이저 커팅기 공급업체 관계자는 “글래스튜브를 충전해서 사용한다는 것은 지금껏 들어본 적도 없고 눈으로 본 적도 없다”며 “튜브 제조사들조차 그런 식으로 접근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튜브와 레이저 장비를 직접 제조하지도 않는 업체가 튜브 재활용 주장을 펴고 나서니 믿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레이저 커팅기 제조업체의 한 엔지니어는 이론상으로는 가능하지만 실제로 충족해야 하는 조건들이 까다롭기 때문에 성공확률이 극히 저조할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다른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사실 글래스튜브를 충전해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이론상으로는 가능할 수 있다. 유리관에서 가스를 빼 진공상태로 만들고 다시 가스를 주입하면 되는 것이고, 이 과정은 유리관을 달구고 마감하는 기술이 있으면 가능하다”면서 “가스 충전 외에 유리 교체 기술, 교체 후 얼라인먼트 기술 등이 있으면 되는 것이기는 한데, 문제는 클린룸처럼 외부 오염이 완벽하게 차단된 공간에서 시설을 완벽하게 다 갖추고 있어도 공정에 대한 미세한 차이에 의한 성공률의 차이가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튜브나 레이저 장비를 제조하는 전문업체가 아니라는 점에서 얼마나 충분한 시설을 갖추고 있고, 완벽한 공정을 진행하고 있는지 솔직히 의구심이 든다”면서 “영업활동을 시작했다니까 조만간 시장에서 검증이 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글래스튜브의 재생이 가능하다 할지라도 재생품은 경제성이 떨어져 상용화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충전해서 사용하는게 가능할지는 몰라도 성능이 100% 재생되기는 불가능할 것”이라면서 “그럴 경우 1년에 한 두 번 교체하는 튜브를 신제품 대비 60~70% 가격으로 재생품을 선택할 소비자가 많지는 않을 것”이라며 튜브 재활용에 부정적 의견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중국산 튜브 브랜드 중 하나인 RECI를 수입, 국내에 공급하고 있는 한 업체 관계자는 “글래스튜브 판매 영업을 하고 있는 우리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운 일”이라며 “충전해서 판매하는 것은 자유지만 위험성 등 또다른 차원의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검증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에프에프시스템에 가보니

글래스튜브 재생 여부를 둘러싸고 시장에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본지는 당사자인 에프에프시스템을 직접 방문, 현장취재를 통한 사실여부 확인을 시도했다.
참고로 에프에프시스템은 약 4년간 업계에 CNC라우터 및 레이저 커팅기를 공급해온 업체다. 현재 중국산 제품을 수입해 국내에 공급하기도 하고 국내 다른 업체들이 생산한 장비들을 직접 수리해 리폼 서비스 영업을 병행하고 있다.


“재생 설비 완비… 충전 과정은 비밀이라 보여줄 수 없어”
미리 준비해 놓은 재생튜브 출력량 측정 결과는 4W에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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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는 사전에 에프에프시스템에 확인취재 의향을 전한 뒤 승낙을 받고 용인에 있는 공장을 직접 방문했다.
회사는 가장 먼저 취재진을 글래스튜브 충전 설비가 있는 곳으로 안내했다.
안내받은 곳으로 들어가 보니 그곳에는 충전을 위한 것으로 보이는 시스템들이 갖춰져 있었다. 유리관에서 기체(가스)를 추출해 진공상태로 만드는 진공펌프 설비가 있었으며, 이밖에 가스 주입을 위한 가스통, 튜브의 출력량을 테스트하는 기기 등이 있었다.
가스 추출 및 충전에 필요한 기본 설비 이외에 교체에 필요한 부품도 있었다. 모 렌즈 업체의 부품 등 문제 발생시 교체가 필요한 대체용 부품도 구비돼 있었다.
에프에프시스템 이한종 대표는 “시설이 작아서 그렇지 글래스튜브 제조업체들의 설비는 모두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본적인 시설 안내가 끝난 후 취재진은 회사측에 재생 공정을 보여 달라고 요청했으나 회사측은 대외비라는 이유로 공개가 불가능하다고 밝혔고, 때문에 충전 과정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가 없었다.
대신 회사측은 충전된 결과물을 보여주겠다며 미리 충전해서 준비해 놓은 글래스튜브를 꺼내 출력량을 측정했다. 출력량을 측정한 결과는 4W. 보통 업계에서 작업을 할 때 필요로 하는 출력량이 100~150W에 이르는 현실을 감안하면 너무도 격차가 컸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방금 보여준 튜브는 테스트용으로 써본 것이기 때문에 출력량이 얼마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하고 “충전 효율이 극대화된 것들은 이미 업체에 판매했기 때문에 공장 안에는 없다”고 밝혔다.
또한 “보다 충분한 검증을 원할 경우 업계에서 사용중인 제품을 보내주면 충전을 해서 보내주겠다”고 덧붙였다.
취재진은 이어 실제 재활용 글래스튜브를 사용중이라고 하는 한 업계 관계자와 전화로 짤막한 질의응답을 했다. 에프에프시스템 이한종 대표가 자신의 핸드폰으로 직접 연결해주었다.
경기도 안성에 사업장이 있는 한 업체의 대표라는 이 관계자는 “충전한 100W 재생 튜브를 사용중이고, 사용한지는 한 달 정도 됐는데 아직까지 문제없이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다만 자신의 업체는 아크릴이 아닌 천을 주로 커팅하고 있고 평상시 출력을 30%에 맞춰 쓰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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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다음은 에프에프시스템 이한종 대표와의 인터뷰를 간략히 정리한 내용이다.

-글래스튜브의 재생을 시도한 계기는 무엇인지.
▲글래스튜브는 CO2 DC타입의 레이저 커팅기에서 레이저 빔의 발진을 담당하는 핵심 부품이다. 최근 국내 보급이 늘고 있는 중국산 레이저가 대부분 이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그런데 소비자들이 레이저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가장 많이 애로를 호소하는 부분도 바로 이 튜브였다. 문제가 발생해서 중국에 A/S를 보내면 제품을 받기까지 길게 40일이 걸리기도 해 사용자 입장에서는 불편한 점이 많다. 그래서 이같은 시도를 하게 됐다.
-글래스튜브도 브랜드가 다양한데,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 모두 재생이 가능한가.
▲RECI, GSI 등 다양한 브랜드 제품들을 재생할 수 있다.
-브랜드마다 가스 성분비가 다를 텐데, 그 비율을 모두 파악하고 있는가.
▲제조사마다 다른 성분비로 가스를 충전하겠지만, 우리는 보편적으로 통할 수 있는 하나의 가스비율을 발견, 그것을 통해 다양한 제품의 충전을 진행중이다.
-재생한 제품의 효율은 얼마까지 나오나.
▲평균적으로 95% 정도다. RECI 튜브 같은 경우는 100%까지 효율이 나온 적도 있다.
-재생이 불가능한 경우는 없는지.
▲렌즈가 노후화됐거나 유리관 안에 불순물이 혼입된 경우, 전극이 탄 경우 등은 충전이 어렵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드문 편이다.


이승희 기자   [ⓒ SP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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