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체류하는 외국인이 최근 150만명을 돌파했다. 30명이 모이면 한사람은 외국인이라는 셈. 이처럼 외국인 체류자가 늘어나면서 덩달아 외국인들이 주로 거주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그들만의 문화를 공유하는 지역 공동체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서울 중구 광희동 1가에 위치한 일명 러시아·몽골 타운이라고 불리는 중앙아시아 거리도 바로 그러한 곳들 중 하나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13번 출구 앞, 쇼핑센터가 즐비한 화려한 거리 맞은편 골목길로 잠시 눈길을 돌리면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낯선 글씨의 간판들이 눈앞에 펼쳐지는 이곳은 1991년 우리나라와 러시아(소련)의 국교 정상화가 이뤄진 후 가죽 무역을 하는 러시아 보따리상들이 정착하면서 조성되기 시작했다. 이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즈스탄, 투르크매니스탄, 몽골 등 중앙아시아 사람들이 서서히 모여들기 시작하면서 중앙아시아 촌(村)으로 자리잡게 됐다. 중앙아시아거리에는 원래 러시아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지만 IMF 이후 러시아 상인들이 원자재 가격이 더 저렴한 중국으로 떠나면서 현재는 우즈베키스탄과 몽골 사람들이 대다수를 이루고 있다. 주로 의류, 휴대폰 판매, 음식점, 항공화물 등의 업종에 종사하거나 주변의 공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다. 특히 뒷골목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우즈베키스탄 2~3세들이다. 중앙아시아거리가 조성되기 시작할 무렵부터 가게를 운영하기 시작했다는 한 약국 주인은 “해가 지면 거리를 메우는 사람들은 더욱 많아진다. 특히 명절 때에는 전국 각지에서 몰려드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며 “요샌 불법체류자 단속이 잦아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이 많이 쫓겨나고 있기는 하지만 주로 몽골과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근로자들이 중아아시아거리의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한복판에서 외국인을 만날 수 있는 기회는 많지만 외국의 문화를 느낄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 광희동 중앙아시아거리의 사인을 통해 이국적인 중앙아시아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지면을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