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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23 16:10

코레일, 전동차내 광고매체 직영판매제 결국 실패로

  • 이정은 | 272호 | 2013-07-23 | 조회수 3,796 Copy Link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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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 5개월만에 입찰공고 내고 사업자 선정작업 착수
광고시장 현실 도외시한 일방통행 ‘여전’… 업계 외면으로 잇따른 유찰사태
업계, “코레일 ‘자승자박’… 이대로 가다간 ‘블랙홀’ 될 것” 우려와 개탄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의 전동차내 광고매체 직영판매제가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코레일은 옥외광고 대행업계의 우려와 반발 속에도 불구, 올 1월부로 코레일 구간 전동차내 광고매체의 직영판매제 전환을 강행한 바 있다. 그러나 업계의 예상대로 코레일 소속 모든 임직원의 광고영업사원화를 전제로 한 광고판매 직영제 도입은 형편없는 판매율로 이어졌고 코레일은 직영제 전환 5개월만에 결국 다시 입찰공고를 내고 사업자 선정작업에 착수했다.
사실 코레일의 광고매체 직영판매제의 실패는 이미 예견됐던 일이었다. 그간의 철도광고 역사를 봐도 직영판매제가 성공한 전례가 없었을 뿐 아니라, ‘매체사-렙사-광고대행사’로 이어지는 기존의 유통구조를 원천적으로 배제해 오히려 코레일 광고매체에 대한 광고주 접근통로를 차단하는 역작용을 불러왔다. 기존에 매체사들이 그나마 어렵게 일궈놓은 코레일 전동차 광고시장은 코레일의 직영판매제 도입으로 쑥대밭이 되어버렸다. 더군다나 코레일 매체 자체가 광고주 선호도도 높은 매체가 아니기 때문에 코레일 전동차 광고 판매율은 급전직하로 떨어졌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코레일은 도입 5개월만에 직영판매제를 접고 이전의 대행사(매체사) 체제로의 회귀를 모색하고 있는 것.
그러나 업계의 반응은 싸늘하다. 5월 30일 5만5,000여매에 이르는 전동차내 매체 전체 물량이 통으로 묶여 입찰에 나왔으나 6월 11일 개찰 결과, 1개사만이 응찰했으며 그마저도 예가미만이었다. 2차 입찰에서도 1개사 단독응찰, 예가미만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코레일은 3차 입찰(6월 21일 공고)에서는 전체 물량을 ‘조명광고(1만 3,436매)’ 입찰과 ‘가형 액자(4만2,296매)’ 입찰 2건으로 쪼갰다. 예가조정은 하지 않았고 결과는 역시 유찰이었다. 7월 1일 개찰 결과, ‘조명광고’ 입찰에서는 1개사 응찰, 예가미만이라는 결과가, ‘가형액자’ 입찰은 2개사 응찰, 예가미만이라는 결과로 마무리됐다.
코레일의 광고매체 입찰 자체가 업계의 관심 밖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아울러 발주처가 생각하는 예정가가 업계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상당히 높은 선에 매겨져 있음을 가늠케 하는 입찰 결과라고 풀이할 수 있겠다.
코레일은 전동차내 광고매체 입찰이 2차례에 걸쳐 유찰되자, 이례적으로 3차 입찰 공고를 내면서 사업설명회를 개최했다. 6월 25일 서울역 4층 회의실에서 개최된 사업설명회에는 철도 및 지하철 광고 경험이 있는 메이저 매체사 몇개사만이 참석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날 사업설명회에 참석한 회사는 유진메트로컴, 전홍, 인풍, 승보광고, 국전, 대지, 양진텔레콤 등 7개사. 사업설명회에 참여한 이들의 한결같은 반응은 코레일과의 시각차만 확인하는 자리였다는 것이었다. 업계는 코레일의 업계 현실을 도외시한 소통 없는 일방통행이 여전하고, 코레일 매체의 위상을 ‘그 옛날 호시절’로 착각하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작년 연말에 우리가 그렇게 되면(직영제로 가면) 어렵게 일궈놓은 시장을 다 버린다고 누누이 설득했음에도 불구하고 상관없다는 식으로 독단적으로 직영제를 추진하더니 이제 와서 다시 입찰로 사업자를 선정한다는 것 아니냐”면서 “지난 5개월간 직영하면서 이 시장이 어떻다는 것을 경험해 봤을텐데도 시장이 망가진 것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예전의 과열된 호시절만 생각하고 예정가를 고수하고 있어 답답하고 안타깝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강제로 뺏어서 시장을 이렇게 만들어 놓았는데, 매체사들이 새로 진입했을 때 바로 복구가 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면서 “최소 3~4개월은 열심히 뛰어다녀야 예전 수준의 60~70프로 복구될까 말까 한데 이러한 부분도 전혀 반영해 주지 않고 있고, 예전 계약금액에 맞추기 위해 형식적으로 원가조사를 한 것으로 밖에 비춰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예가를 공개하지 않아 얼마인지는 알 수 없으나 발주처와 업계의 예가를 바라보는 시각차가 크다는 것은 분명한데, 그 예정가라는 것이 업계 구석구석의 현실을 반영한 것인지, 진짜 공정하게 매겨진 것이 의구심이 든다”면서 “최소한 운영했던 업체들의 이야기는 들어봐야 하는데 그런 절차도 전혀 없이 자기들 멋대로 정해놓은 기준인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번 입찰을 진행하면서 기존의 코레일 직영 계약 물량을 제외한 것 역시 코레일의 전횡을 보여주는 대목이라는 지적이다. 한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 우리가 2013년 1월 1일자로 정리해서 광고주의 잔여계약기간을 그대로 코레일에 넘겨줬었는데, 이번에 코레일은 자기들 계약물량은 그대로 수익으로 취하면서 나머지 물량으로는 높은 납입료 수익을 챙기겠다는 것”이라면서 “직영 계약 건수가 많지 않아 입찰의 중요한 변수라고 할 수는 없으나, 코레일의 스탠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사업설명회 현장에서도 이같은 문제에 대한 의견개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결과적으로 받아들여지지는 않았다. 이밖에도 코레일은 액자형 광고물과 관련한 지적재산권 문제가 있음에도 이를 사전에 고지하지 않는 ‘눈 가리고 아웅’하는 태도로 원성을 사기도 했다.
코레일은 7월 1일 3차 입찰공고와 똑같이 4차 입찰 공고를 낸 상태다. 그러나 코레일의 스탠스에 변함이 없고 예가조정도 이뤄지지 않아 이번에도 사업자 선정은 어려워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깊은 고려 없이 직영제로 갔다가 다시 입찰에 부쳐지는 사이 코레일 전동차 광고시장은 이미 많이 망가졌고, 커다란 수익이 없어진 것에 대해 코레일의 정책결정권자는 분명히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면서 “지금에서는 코레일의 정확하고 냉철한 문제진단이 필요하고, 자기들도 살고 사업자들도 살 수 있는 상생의 묘책을 만들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이정은 기자   [ⓒ SP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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