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이 발달하면 발달할수록 이와 반대로 자연에 가까워지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욕구는 늘어난다. 너도 나도 텐트 하나쯤은 소유하고 있고, 틈만 나면 자연을 찾아 캠핑을 떠나는 캠핑문화의 대중화는 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예라 할 수 있다. 이같은 현상은 비단 사람 뿐 아니라 사인 분야에서도 자연스럽게 일어나고 있다. 디지털사이니지의 등장 등 IT 기술의 진보로 사인의 디지털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길목에서, 한편에서는 자연을 담았거나 자연을 닮은 사인이 인기를 끌며 특화된 시장을 창출해내고 있는 것. 이처럼 사인의 자연주의를 이끌며 신시장의 원동력이 되고 있는 것은 다름아닌 나무사인이다. 나무사인은 자연에서 채취한 나무를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에 자연을 가장 자연스럽게 담아낼 수 있다. 물론 자연에서 채취한 재료를 사용한 대표적인 사인으로는 나무사인 말고도 석재사인을 손꼽을 수 있다. 하지만 돌은 가공이 어렵고 무게가 무거워 활용도가 제한적이다. 이와달리 무게가 가벼우면서 가공성이 우수한데다 구하기 쉬운 재료를 사용하는 만큼, 나무사인은 석재사인과 같은 다른 자연소재 사인에 비해 사인 소재로서 지니는 가치와 경쟁력이 높은 편이다. 또한 소재 자체가 지니는 강점을 떠나 시각, 촉각, 후각 등 사람의 여러 감각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 등 나무사인은 다양한 강점과 매력을 어필하며 ‘자연주의 사인=나무사인’이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있다. ▲자연공간에서 상업공간까지 적용 확산 나무사인은 오래전부터 만들어졌고 사용돼왔던 사인으로 여러 종류의 사인 중 하나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 적용 범위가 과거에 비해 훨씬 폭넓고 다양해지고 있다. 기존에는 골프장이나 리조트, 놀이공원 등 자연과 연관이 있는 일부 공간에서 제한적으로 사용돼오다 최근에는 국립공원 및 관광지, 또 보다 일반적인 상업용 매장의 간판이나 실내사인 등으로 그 적용 범위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처럼 나무사인의 사용이 기존에 비해 폭넓어지고 있는 데는 환경문제로부터 대두된 친환경, 웰빙 지향의 사회적 분위기가 가장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친환경 트렌드에 따라 생활 곳곳에서 친환경 소재 사용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사인 분야에도 친환경 소재 사용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옮겨지게 된 것. 이같은 움직임은 국민을 선도해야 하는 입장에 있는 공공기관에서 먼저 일어났다. 2006, 7년도 들어서 정부는 정책적으로 국립공원 및 관광지역 등 자연공간의 사인물을 기존의 금속 대신 나무 소재로 사용하도록 매뉴얼을 만들어 지자체에 보급했고, 이는 수도권에서 먼저 시범적으로 시행됐다가 이어 서서히 지방으로 확산돼 현재까지 전국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나무사인의 확산은 단순히 친환경 소재 사용의 관심에서만 비롯된 것은 아니다. 디지털 기술의 급속한 발전 속에서 인공미에 지친 현대인들이 갈수록 시각적으로 자연미를 추구한다는 점도 그 요인중 하나다. 그래서 최근에는 상업매장들도 자연을 주제로 꾸미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자연을 컨셉으로 조성하는 인테리어의 주된 재료로 나무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고, 이같은 인테리어 컨셉에 맞게 간판도 나무사인을 적용하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 ▲‘채널도 이제 나무로’… 나무사인 형태 다변화 특정 분야에 제한적으로만 사용돼오던 나무사인이 다양한 분야에 확산, 적용되면서 나무사인의 형태도 한층 다변화되고 있다. 그동안 나무사인의 형태가 현판이나 샌드블래스트 제작기법을 도입한 목조각의 형태가 보편화된 방식이었다면, 최근에는 입체사인 시장의 개화로 채널사인의 형태로까지 나오고 있다. 나무판자 위에 글씨 등을 간단한 목조각으로 표현하고 그 위에 붓글씨를 쓰는 형태의 현판은 근대 이전부터 사용됐던 가장 전통적인 방식이면서 1차원적인 나무사인의 형태라 할 수 있다. 이후 1990년대 초반 샌드블래스트라는 외국의 목조각 기법이 도입되면서 현대적인 나무사인의 가장 보편화된 형태로 자리매김했다. 샌드블래스트 기법의 도입은 그동안 현판에 단순히 문자 정도만 표현하던 것에서 탈피해 나무에 보다 다양한 디자인과 색상을 입힘으로써 나무사인이라는 특화된 사인 분야를 창출하는데 일몫하기도 했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나무사인을 제작할 때 샌드블래스트 기법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채널사인 형태에 나무 소재를 접목한 형태의 나무 채널사인도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나무를 접목한 채널사인은 기존에 금속 소재가 적용돼던 부분을 나무로 대체하는 형태를 띄고 있는데, 금속이 주는 차가운 이미지 대신에 보다 부드러운 이미지를 주는 한편 입체사인에 친자연적인 분위기를 더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또한 대부분의 공정이 수작업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다품종소량생산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던 기존 현판이나 샌드블래스트 사인과 달리 CNC라우터 등 장비 가공을 통해 다품종소량생산화가 가능하다는 특징도 가지고 있다. 다품종소량생산은 대중화의 선결 과제이자 조건인 만큼, 어찌보면 나무사인과 채널의 접목 시도는 나무사인의 대중화를 여는 첫 걸음마라고 할 수 있다. ▲나무사인 응용으로 신시장 창출 발판 마련도 정부의 정책적 유도 및 사회 트렌드의 반영으로 2007년 이후 꾸준하게 확대되고 있는 나무사인 시장. 이 시장은 아직 대중화되지 않았지만 수요의 증가와 더불어 공급업체도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나무사인이 아직까지 특수하고 전문시장의 단계에 머물러 있다보니 관련 업체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시장 경쟁을 탈피하고 신시장을 창출하기 위해 나무사인 제작 기법 및 시스템을 기반으로 나무사인을 한단계 진일보시키거나 나무사인 외에 새로운 아이템들을 개발하는 노력도 업계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사인과 관련해 전개되고 있는 개발의 초점은 대부분 나무사인의 조명화에 맞춰져 있다. 왜냐하면 그동안 나왔던 나무사인은 전부 비조명사인이었기 때문이다. 제작기법이 비조명방식에만 맞춰져 있었기 때문에 그런 것도 있지만 비조명 형태가 고착화되다 보니 나무사인은 으레 비조명사인이라는 인식이 오랫동안 자리잡아왔다. 따라서 조명의 사용이 필요한 경우 간접조명을 사용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간접조명 뿐 아니라 조명을 나무사인에 내장해 빛을 직접 조사하는 형태의 개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신시장을 창출하기 위한 일환으로 나무와 CNC라우터, 레이저 커팅기 등을 할용해 인테리어 아이템을 개발하기도 한다. 나무에 레이저 조각을 통해 포토를 제작하기도 하고, 보편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실내사인물 및 인테리어 아이템들을 만들기도 한다. 나무사인으로 새로운 사인 시장을 창출하면서 동시에 신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업계의 시도와 앞으로도 오랫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친환경 트렌드가 만나 사인시장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 주목해볼만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