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간판이 특색있는 캐나다 밴쿠버 거리의 모습. 황승완 사무관이 선진 광고문화 탐방 차 북미 지역으로 해외 출장을 갔을 때 직접 찍은 사진이다. 아래는 건물과 조화롭게 내걸린 간판이 인상적인 샌프란시스코 소재의 한 건물 사진.
‘간판의 공공성’에 대한 국민 공감대 형성 ‘절실’ 광고주-옥외광고종사자의 인식개선 급선무
‘간판은 문화다’ 이 문구는 한국옥외광고센터에서 실시하는 바람직한 간판문화에 대한 대국민 인식개선 캠페인의 슬로건이다. 지난해 센터와 함께 캠페인 슬로건을 협의하면서 처음에는 개인적으로 이 문구를 반대했었다. ‘문화’라는 단어가 너무 추상적이고 광범위한 뜻을 갖고 있어서 슬로건으로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옥외광고 업무를 1년 반 가까이 담당하면서 우리나라 옥외광고물의 고질적인 문제들에 대한 원인들과 해결책을 고민해오다보니 ‘간판은 문화다’라는 문구에 100% 동의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우리나라의 간판의 실태를 살펴보면, 2009년 전수조사 결과를 기준으로 500만개 이상의 간판이 설치되어 있으며 그 중 절반이 넘는 53%가 불법간판이라는 통계가 있다. 물론 이 중에는 절반 가까이가 법정 표시기준은 준수하였으나 허가나 신고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이 포함되어 있는 결과이지만 그래도 절반이 넘는 불법간판은 충격적인 수준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53%라는 수치의 문제점보다도 이러한 현실에 대해 큰 문제점을 느끼지 못하는 사회의 ‘간판문화’가 더 문제라고 느껴진다. 대다수의 시민들은 간판이 무질서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동의하고 불법간판에 대해 미온적인 단속을 하는 지자체를 비판한다. 하지만, 한편으론 자신이 실제 자영업을 하게 되면 자기의 간판은 무조건 남들보다 크고 화려하게 설치해야 한다는 의식이 강하며, 불법간판에 대한 정비 및 규제에 대해서는 강한 반감을 보인다. 실제 크고 화려한 간판들이 설치되는 행태를 보면, 광고주는 옥외광고업자에게 ‘영업이 잘되도록’ 화려한 간판을 설치해 줄 것을 요구하고, 옥외광고업자는 ‘주변 점포들도 다들 불법간판을 설치하니 걱정 말고 큰 간판으로 설치하자’라고 부추기는 측면이 강하다. 이러한 행태의 근간에는, 이미 난립한 간판들 때문에 나만 작으면 장사가 안 될거라는 의식과, ‘간판은 개인 사유물이다’라는 간판에 대한 문화가 전 사회적으로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유럽이나 미주 등 해외 선진국들을 살펴보면, 도시의 가로경관을 공공재(public goods)로 인식하고, 공공재를 소비하여 개인의 사적 이익을 충족시키는 간판에 대한 강력한 규제 및 단속을 당연하게 생각하여 크고 화려한 간판은 사회적인 공해로 인식을 하고 있다. 이러한 간판문화는 지방정부의 광고물 관리에 대한 국민의 공감대를 불러일으키고, 나아가 시민들 스스로 작고 아름다운 간판을 설치하여 지역사회의 이미지를 제고시키는 결과를 낳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들어 불법간판을 줄이기 위하여 간판정비사업 및 불법간판 일제정비 추진 등 다양한 노력들을 계속해오고 있다. 단기 처방이라 할 수 있는 이런 노력들을 지속하는 것도 물론 필요한 일이지만, 그와 더불어 광고주와 옥외광고종사자의 인식개선을 위한 캠페인 추진 등 바람직한 간판문화를 조성해 나가려는 노력들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간판의 공공성(公共性)’에 대해 국민 모두가 공감대를 형성하여 바람직한 ‘간판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옥외광고물 관리 정책의 궁극적인 지향점이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