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은 유난히 극성을 부렸던 더위와 함께 원전사태라는 악재까지 겹쳐 전국이 사상 초유의 전력난으로 몸살을 앓았다. 이에 따라 에너지 절약과 효율 문제가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고 자연스럽게 LED관련 제품과 기술에 대한 관심도 급증했다. 특히 LED조명은 실내조명, 가로등, 사인조명, 경관조명 등 다양한 영역과 분야에서 기존의 전통조명을 밀어내며 보급과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더욱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LED조명은 핵심 소자와 부품에 대한 연구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효율향상은 물론 응용분야의 접점을 꾸준히 넓혀가고 있는 추세로 단순히 빛을 내는 것 뿐만 아니라 밝기 조절이나 색깔 조정, 다른 기기와의 통신 등이 가능해 다른 산업과의 융합발전 움직임도 점차 가속화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의 중심에서 조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혁신적 미래조명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바로 ‘LED시스템조명(이하 시스템조명)’이다. 이번 호에서는 조명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는 시스템조명에 대해 집중적으로 분석하는 지면을 마련했다.
조명시스템? 시스템조명? 능동적 상황 인식 기능의 차이
조명시스템이라는 용어는 조명과 제어시스템과의 결합을 뜻하며 보편적으로 사용돼 왔다. 시스템조명도 언뜻 조명시스템과 비슷해 보이지만 이 두 가지는 작동 방식에 있어서 서로 다른 개념을 내포하고 있다. 조명시스템은 시스템으로 조명을 제어하는 것으로 조명 외부에 기능제어를 위한 제품을 시스템에 연계해 작동시키는 것을 말한다. LED조명이 전통조명의 자리를 대체하고 확산되기 시작하면서 단순히 어둠을 밝히는 기능을 담당했던 조명에 밝기조절, 색온도, RGB 제어 등의 갖가지 기능이 추가되기 시작했고 아울러 그러한 기능을 제어하기 위한 시스템도 늘어났다. 이러한 제어시스템이 바로 조명시스템이다. 스마트 기기와 연동해 매장에서 커튼과 조명을 동시에 제어하거나 조명을 개별적 공간에서 제어하는 등의 연출이 가능하지만 직접 손으로 밝기조절을 하는 등 수동적인 한계가 있다. 즉, 조명시스템은 능동적으로 사람의 행동과 주변상황을 인지하거나 공간에 맞는 조도나 색온도를 적용할 수 없다. 시스템조명은 기존 조명시스템에서 한 차원 업그레이드 된 것으로 시스템제어를 위한 기능을 조명에 포함하는 새로운 방식의 조명이다. 즉 조명시스템이 조명을 제어하는 시스템을 말한다면 시스템조명은 시스템과 연계된 조명관련 제품을 조명내 부품으로 구성해 작동하는 것을 말한다. ‘조명시스템’과 ‘시스템조명’이라는 용어의 차이를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시스템조명은 이제 막 새롭게 등장하는 개념의 기술이다. 하지만 조명시스템과는 달리 조명과 IT기술이 융합하는 특성 때문에 이미 지난 2011년 산업통상자원부(당시 지식경제부)에서 시스템조명이라는 용어를 확정지은 바 있다. 필룩스 이희정 시스템사업부 이사는 “시스템조명은 통신, 네트워크, 조명, 센서가 융합된 것으로 조명과 IT기기가 연동되는 것을 말한다”며 “자동으로 상황을 인지해서 그 상황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용자 맞춤형 서비스”라고 말했다. 움직임과 행위패턴을 인지해 사람이 신경쓰지 않아도 조명이 저절로 반응할 수 있으며 조명과 인간공학이 결합된 형태가 바로 시스템조명이라는 설명이다. 시스템조명은 기본적으로 조명간 유선 통신 조명 부품, 무선 통신 조명 부품, 프로세서·드라이빙 조명 부품, 능동 방열 조명 부품, 위치 조명 부품, 멀티 센서 조명 부품, SMPS 전원 부품 등과 같은 7개 부품으로 구성된다. 이러한 시스템조명의 장점은 무엇보다 사용자의 편의를 최대한 보장하고 LED조명의 전기절감 효과를 뛰어넘는 추가적인 절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간, 시간, 상황에 따라 필요한 광량을 제어해 과도한 광량으로 인한 전기 낭비를 막을 수 있고 쾌적한 조명 환경을 구현할 수 있다. 한국조명연구원 조미령 박사는 “시스템조명은 의료, 농생명, 해양, 농업 등 다른 산업과의 융합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현재는 사람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미래에는 동식물과 태양광 등 모든 주변환경을 인식할 수 있는 기술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시스템조명의 단점은 없을까?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강태규 박사는 “정해진 시나리오는 모든 상황에 부합되지 않아 오히려 더 불편한 조명 환경을 만들 수 있다”며 “광원, 전자통신 등 전문영역을 융합해 공간 상황을 세분화하고 단점을 최소화하는 기술을 만들어 내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시스템조명 기술 어디까지 왔나 국책사업·국제표준화 작업 추진… 미래전망 밝아
시스템조명 기술 개발이 아직 초기상태이기 때문에 관련 산업은 이제 막 태동기에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조명시스템과 시스템조명의 용어 정의도 아직 혼란스러운 상황에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스템조명의 상용화와 본격적인 시장형성은 연구개발물의 완성도, 시스템조명 수요 기업의 요구, 사용자의 요구 등이 부합되는 시점에야 이뤄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시스템조명을 개발하고 지원하기 위한 움직임은 매우 활발하다. 산자부 주관으로 시스템조명 국책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 바로 그 대표적인 예로 시스템조명을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현재 2차년도 사업이 추진 중이다. 사업은 총괄, 세부1, 세부2, 세부3으로 나눠 진행되고 있으며 총괄은 각 세부간 시스템조명 연동 개발을 목표로 하고 ▲세부1은 유선통신, 무선통신, 능동방열, 멀티센서, 위치통신, SMPS, 프로세서·드라이빙의 7개 시스템조명 부품과 1개의 시스템조명엔진을 개발하고 있다. ▲세부2는 미래 조명 환경을 예측하고 세부1 부품과 세부3 조명 가이드라인에 따른 시스템조명 응용 제품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세부3은 조명·빛·환경 분석과 수요자 맞춤형 가이드라인을 개발하고 있다. 강태규 박사는 “조명산업이 가격경쟁으로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시스템조명은 부가가치가 높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미래 전망이 매우 밝은 분야”라며 “시스템조명이 시대적 흐름인 만큼 산업간 기술 융합과 상호 협력, 전문 연구개발 등이 꾸준하게 이뤄진다면 LED조명 산업을 융합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책사업과 함께 시스템조명 국제 표준을 제정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현재의 조명시스템은 필요한 제품을 조명에 덧붙이는 형태이기 때문에 표준화가 돼있지 않아서 광범위한 지역에 걸쳐 현재의 시스템으로 보급된다면 제품간 호환성과 유지 보수 체계에 있어서 상당한 문제점이 도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시스템조명 국제 표준화 작업이 추진되고 있는 상황이다. 강 박사는 “시스템조명 국제표준화를 위해 2012년에 IEC TC 34(국제전기기술위원회 산하 조명기술위원회)에서 우리나라가 제안해 ISL(지능형시스템조명) 워킹그룹을 2013년 5월에 신설했다”면서 “LED조명으로 조명 기능과 동시에 무선통신 기능도 가능하게 하는 가시광 무선통신 국제표준 제정을 우리나라가 주도해 2011년 9월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시스템조명은 아직 본격적인 상용화에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비슷한 조명의 설치 사례는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세종정부종합청사가 에너지 절감에 중점을 둔 조명시스템을 구축했고 지하주차장, 상업용 빌딩 등에서 인공지능 센싱을 이용한 조명제품이 설치되고 있다. 이제 막 걸음마를 떼고 힘찬 발돋움을 하고 있는 시스템조명 산업. 이제 미래조명의 현실화가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