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D모듈-컨버터 세트로 구성해 적용 유연성 상실 병렬식 배열 관행도 외면… “완제품 아닌 단품으로 봐야”
간판용 LED모듈은 원래 고효율 에너지기자재 인증 대상이 아니었으나 지난 4월 1일자로 발효된 산자부 고시에 포함되면서 대상 품목이 됐다. 그런데 국비(전력기금) 지원을 매개로 공공 간판개선 사업에 적용되면서 그 문제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우선 가장 큰 문제점은 현실과의 괴리다. 모듈과 컨버터가 짝을 이루는 일반 조명기구와 달리 간판은 모듈과 컨버터가 각기 따로 적용된다. 간판이 설치되는 상황 즉 장소와 크기, 형태, 디자인 등에 따라 간판에 들어가는 모듈의 수량은 천차만별이다. 적게는 수십개에서 많게는 2,000개까지 들어간다. 비교적 통일성을 띠는 개선사업 간판의 경우도 100~300개 사이에서 상황에 따라 수량이 정해진다. 때문에 컨버터의 경우도 가격은 좀 비싸지만 최대 수량을 대비하여 200W 또는 300W 짜리 1개를 사용한다. 그런데 에너지관리공단의 현 인증 방식은 이같은 현실과 너무도 동떨어져 있다. 6월 25일에 제1호로 인증을 내준 A사 제품의 경우 한 개의 컨버터에 연결할 수 있는 최대모듈 수량을 50개로 제한하고 컨버터도 A사가 제출한 특정 업체의 특정 모델 제품으로 못박았다. 50개가 넘으면 불법, 50개를 지켜도 지정된 컨버터가 아닌 다른 컨버터를 쓰면 불법이다. 그래서 개선사업 사업자들이 여러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1호 인증 제품을 쓰려고 했지만 컨버터의 용량이 적어 여러 개 달아야 하는데다 옥외용 방수 제품이 아니어서 쓸 수 없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해당 업체는 용량과 방수율이 높은 컨버터로 다시 인증을 냈지만 이번에는 모듈의 최대수량 50개가 덫이 돼 허사가 되고 말았다. 가격만 비싸질 뿐 달아야 하는 컨버터 수량은 똑같기 때문이다. 모듈과 컨버터를 세트로 묶어 인증을 내주는데서 생기는 현상이다. LED모듈 제조업체 한 관계자는 “간판용 LED모듈은 다른 조명제품과 달리 기자재로서 부속품에 속하기 때문에 컨버터와 묶어 인증을 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둘을 분리하고 또한 모듈을 단품으로 인증해 수량 제한 없이 사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수량 제한 문제와 관련해서 “수백개의 모듈을 50개씩 묶어 병렬로 배열하고 이를 한 개의 컨버터에 연결하는 것은 간판 제작의 오랜 관행이자 노하우”라면서 “직렬로만 인증을 해주려다 보니 수량 제한이 나오는 것인데 병렬도 가능하도록 바꿔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간판용 컨버터를 제조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조명쪽은 인증받을 때의 시험조건 그대로 설치되기 때문에 고효율 인증이 의미가 있지만 간판쪽은 시험조건과 상관없이 모든 간판의 환경과 조건이 다 다르기 때문에 인증의 실효가 없다”며 “그럼에도 시행을 한다면 컨버터는 별도의 인증기준을 제정하여 따로 사용될 수 있도록 인증체계를 전체적으로 변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니해설
■고효율 에너지기자재 인증제도 고효율 에너지기자재의 보급을 활성화하기 위하여 일정 기준 이상의 제품에 대하여 정부가 인증하는 효율보증 제도다. 인증을 받으면 저리의 자금융자, 공공건물 및 50세대 이상 공동주택 신ㆍ증축 때 우선 구매 등의 지원혜택을 받게 된다. 또 해당 제품은 공공기관 및 일정 규모 이상의 건축물에 대하여 의무사용하도록 제도화되어 있으며, 조달청 우선구매 품목으로 선정되어 고효율제품의 보급 촉진을 위하여 정부 지원을 하고 있다.
■간판용 엘이디 모듈의 고효율 인증 4월 1일 산업통상자원부 고시가 개정되면서 새로 포함됐다. 9월 5일 현재 3호까지 인증 제품이 나왔으나 모두 간판용으로 부적합하여 문제가 되고 있다.
■고효율 인증과 간판 개선사업 서울의 개선사업의 경우 간판 1개당 250만원이 책정돼 있는데 고효율 인증 제품을 사용할 경우 125만원(50%)을 국비(전력기금)에서 지원한다. 올해 서울에서 개선사업을 전개하는 자치구는 25개 가운데 22개이며 서울시가 이들 사업 지원비로 신청한 국비는 약 4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국적으로는 100억원을 훨씬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