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용 LED모듈의 고효율 인증 제도의 시행은 이미 오래 전부터 준비돼 왔고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당장 해당 제품의 적용을 받게 되는 간판개선 사업의 경우에도 관련 기관들이나 업계 모두 크게 신경쓰지 않고 올해 사업을 진행해 온 것이 사실이다. 4월 1일자로 관련 산자부 고시가 발효됐지만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고효율 인증 1호를 받은 업체도 발효가 되고 나서 이를 알고 인증 작업에 착수했다고 할 정도니까 관련 기관과 업계의 무신경이 어느 정도였을지 짐작해 볼 수 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개선사업과 인증 제품의 상관관계는 이미 휘발성 강한 사태로 번져버렸다. 때문에 업계는 정부와 관련 기관들이 어떤 해법을 만들어낼지만을 초조하게 기다리는 모습들이다. 이 부분에서는 사업을 주관하는 광역 및 기초 지자체들도 마찬가지다. 주무 정부부처인 산자부와 산하 에너지관리공단 및 한전 등이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문제라면서 이들 기관만 쳐다보는 상황이다. 서울의 경우 사업을 주관하는 구청이나 사업자들 모두 이미 공사를 끝낸 곳, 진행중인 곳, 준비중인 곳, 아예 사업을 하지 않는 곳에 따라 충격파가 다른 모습이다. A구 사업자의 경우 간판 제작을 모두 마치고 막 현장 시공을 하려던 차에 구청으로부터 고효율 인증 제품을 의무적으로 사용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빨리 공사를 끝내고 추석명절 전에 대금을 받을 심산으로 인증 제품을 구매했다. 그런데 세트로 써야 하는지를 몰라 2호 인증을 받은 모듈과 1호 인증 모듈에 세트로 들어간 컨버터를 샀다. 가격도 기존에 쓰던 것보다 비싸게 지불했지만 현행 인증 제도상 쓸모없는 물건으로 판명돼 반환 문제로 골치를 썩이고 있다고 했다. 해당 사업자는 “5,6월경 한전에서 국비를 지원할 것이라는 얘기는 들었지만 고효율 제품을 쓰지 않으면 지원받을 수 없다는 것은 처음 들었다”면서 “LED와 컨버터만 넣어서 달면 되는데 언제까지 손을 붙들어매고 있어야 하는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B구의 경우는 사정이 심각하다. 구청은 서울시의 인센티브 평가를 염두에 두고 사업을 일찍부터 진행했고 사업자 역시 속도전을 펼쳐 이미 시공까지 다 마쳤기 때문이다. 공사대금중 시비와 구비 지원분은 받았지만 절반에 해당하는 국비지원금의 향방을 알 수가 없어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C구는 서울시가 3월에 보내온 공문과 4월 1일자 산자부 고시를 꼼꼼하게 챙겨 일부러 속도를 늦춰왔기 때문에 비교적 다행인 경우다. 해당 구청 관계자는 “7월까지는 인증된 제품이 없어 설치를 못했고 7월 들어 인증품이 나왔어도 적합하지가 않아 진행을 보류했는데 큰 다행인 것같다”면서 “진도가 많이 나간 구청들과 서울시 모두 큰 딜레마에 빠져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비 지원 여부는 지자체와 해당 사업자들간 첨예한 법적 분쟁의 여지를 안고 있다. 개선사업의 고효율 인증 제품 문제는 시한폭탄과 같은 존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선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한 사업자는 “추석 지나면 10월인데 아직까지 고효율 인증 제품을 쓴 간판이 단 한 개도 못달리고 있는 것이 올해 개선사업의 현주소”라면서 “올해는 계도기간으로 활용하고 예년의 경우를 적용해서 국비를 지원하는 것 말고 뾰족한 수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업자는 이어 “그렇지 않고 일이 꼬이면 전국적으로 광역시와 구청, 구청과 사업자들간에 소송사태가 터진 봇물처럼 벌어질 것이고 기관들간에는 책임공방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