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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15 15:11

간판용LED 고효율 인증… 누구를, 무엇을 위한 정책인가

  • 이창근 | 277호 | 2013-10-15 | 조회수 2,901 Copy Link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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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용 대상인 간판 개선사업 주체들은 모두가 피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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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비 수십억원 투입되지만 정책의 취지인 에너지 절감도 의문
“문제점 심각한데 제도만 내세워 강행하는 건 잘못… 보류해야” 한목소리유정리

간판대란 사태의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고효율 인증 제품의 부재로 전국 간판개선 사업 현장의 공사가 일시에 중단된 후 해결책은 나오지 않고 시간만 경과되자 업계의 불만과 저항이 극도로 고조되고 있는 것.
게다가 인증제도에 따른 피해와 부작용이 다방면으로 나타나는 반면 긍정적 효과는 별로 나타나지 않음에 따라 이 제도가 누구를 위한 제도인지에 대한 회의론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태가 초래된데 대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문책론도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옥외광고협회와 개별 업체들의 대응을 지켜보던 광고물조합이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는가 하면 일부 업체들을 중심으로 상급기관 민원제기 및 감사원 감사 청원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시광고물제작공업협동조합의 장세도 이사장 일행은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자부)를 방문, 담당 공무원 및 에너지관리공단(이하 공단) 관계자에게 현 사태 및 제도의 문제점 등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고 시정 및 잠정 보류를 요구했다.
그런가 하면 관내 22개 구에서 진행되던 사업이 일시에 중단된 서울시는 고효율 인증 제품이나 기존에 사용되던 제품에 차이가 없으므로 기존 LED제품을 쓸 경우 승인을 해달라는 입장을 공단에 전달했다.
그러나 열쇠를 쥐고 있는 산자부와 공단은 요지부동의 자세를 보이고 있다. 고시에 고효율 인증 제품이 명시돼 있으므로 인증 제품만 써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책 마련을 위해 지난 9월 13일 산자부에서 열린 관련 당사자 회의에서도 이같은 방침만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회의에는 산자부, 서울시 및 금천구, 에너지관리공단, 한전,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소, 서울시옥외광고협회, 모듈제조 관련 4개 업체 등의 관계자가 참석했다.
한 참석자는 “산자부와 공단으로부터 100개, 200개, 300개 짜리 LED모듈에 대한 인증 절차가 진행중이어서 9월 말쯤 인증이 나면 그 제품을 쓰면 되고 보류해 달라는 요구가 있지만 고시가 시행되고 있기 때문에 고시대로 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만 듣고 왔다”면서 “정부가 상황의 심각성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공단 관계자는 “에이팩스인텍의 100개, 200개, 300개짜리 제품 3가지가 9월말에 나오고 에스에스라이트 100개짜리도 10월중에 나올 것”이라면서 업계의 계도기간 주장에 대해서는 “지금 가능한 모델도 있고 추가로 3~4개 제품이 나올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쓰면 된다”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산자부 관계자도 “새 인증 제품이 나오면 문제가 해소될 것이고 민원을 제기한 서울시도 10월 초까지 기다리기로 했다”면서 “추후 문제가 생기면 그 때 다시 협의할 것”이라고 공단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지자체와 사업자들은 일단 새 인증 제품이 나오는 것을 보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새로운 인증 제품이 나오더라도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이미 인증을 받은 3개 업체의 4종 제품이 다 부적합한 것으로 판명났기 때문에 새로운 제품도 현장에서 적용을 해봐야 안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산자부와 공단은 물론이고 LED모듈 생산업체들조차 간판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기 때문에 쓸모없는 인증을 네 번이나 반복했다”면서 “새로 나온다는 제품도 나와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설령 새 제품을 쓸 수 있다고 하더라도 모듈과 컨버터의 가격이나 시공과정, A/S 등에서 또다른 문제가 얼마든지 생겨날 수 있다”면서 “제품이 아니라 제도와 방식 자체가 갖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증 문제에 대한 불만은 제도 자체에 대한 회의론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득은 없고 피해와 부작용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이 제도로 득을 보는 곳은 인증료와 테스트비를 받는 공단과 시험기관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피해자가 되는 형국이다.
지자체는 사업의 차질 및 주민과 업체들로부터 행정에 대한 신뢰도를 불신받는 상황에 처해 있고 지자체로부터 수주받아 공사를 진행하던 사업자들은 공사 중단 및 자재가 인상 등에 따른 비용 상승의 피해를 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인증 절차를 진행하지 않은 LED모듈 제조업체들은 시장에서 강제퇴출될 위기에 처해 있고 이같은 사정은 인증 제품에 세트로 채택되지 않는 컨버터 업체 수십곳도 마찬가지다.
서둘러 인증에 대처해온 업체들도 피해를 보기는 마찬가지다. 인증만 받으면 되는 줄 알고 공단에 서류 내고, 물건 보내고, 돈 내고 해서 인증을 받았지만 막상 현장에 적용이 안돼 물적·정신적 피해가 막대하다.
때문에 피해자 사이에 간판용 LED에 대한 고효율 인증 제도가 과연 누구를 위한 정책인가 하는 근본적인 물음이 나오고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고효율 인증 제품이라고 해서 기존 제품과 다를 게 아무것도 없다. 공단에서는 고시를 했기 때문에 인증 제품만 써야 한다고 하는데 결과적으로 누구를 위한 인증인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산자부와 공단에서 정해놓은 인증방식대로 하면 자원은 낭비되고, 디자인과 시공은 제약을 받고, 효율은 떨어지는 역효과만 나타난다”면서 “법령이나 고시가 잘못됐으면 일단 보류하고 보완해서 가야지 일단 만들어놨으니 몸에 안맞더라도 정해진 옷에 몸을 맞추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꼬집었다.
한편 업계 일각에서 업계의 정당한 주장과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외부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국회와 청와대, 감사원 등에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향후 사태의 전개 양상이 주목된다.

이창근 기자  [ⓒ SP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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